2025/01/06(월)역사단편258. 역사의 의미1

잃어버린 우리의 역사를 되찾기 위해 여생을 바쳤던
단재 신채호 선생에게 역사란 어떤 의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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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의열단의 이념과 투쟁방락을 제시한 「朝鮮革命宣言」(1923)>

미주지역 신문에 기고했던
짧은 글을 읽어나간다.

대동제국사서언大東帝國史敍言[신채호]

一. 國史(국사)는 國民의 必需物(국민의 필유물)
足(족)히 國民思想을 支配할 者(국민사상을 지배할 자) -
寥寥(요요)하니 어찌 可歎(가탄)할 바 아니리오.

新史氏曰(신사씨왈), 余(여)가 어찌 大東國史(대동국사)를 著(저)하리오.
國史(국사)란 것은
斯國(사국)의 宗敎(종교)가 如何(여하)히 張弛(장이)되었으며,
斯國의 産業(사국의 산업)이 如何히 漲落(장락)되었으며,
斯國의 文化(사국의 문화)는 如何히 盛衰(성쇠)되었으며,
斯國의 武力(사국의 무력)은 如何히 消長(소장)되는 等(등)
凡(범) 一國家 建設 以來(일국가 건설이래)
進化 或 退步(진화 혹 퇴보)의 現狀(현상)을 敍(서)하여
萬世國民(만세국민)의 明鏡(명경)을 作하는 者(작하는 자)라.
故(고)로 心이 髮(발) 같이 細(세)한 者가 아니면 國史를 著(저)치 못할지며,
眼(안)이 炬(거)같이 光한 者가 아니면 國史를 著치 못할지며,
萬般(만반) 科學의 知識을 兼備(겸비)치 못한 者이면 國史를 著치 못할지며,
世界民族(세계민족)의 大勢를 觀察(대세를 관찰)치 못하는 者면 國史를 著치 못할지니,
質言(질언)하면 通才碩儒(통재석유)인 然後(연후)에 可히 國史를 著할지라.
<출처: 大東帝國史敍言[신채호],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敍言(서언): 머리말
寥寥(요요): 드물다
可歎(가탄): 한탄할 일이다.
新史氏: 신채호의 필명이다.
余(여): 나
斯(사): 이. 이것
如何(여하): 어떻게
張弛(장이): 성하고 쇠함
漲落(장락): 넘치고 부족함
盛衰(성쇠): 왕성하고 약해짐
消長(소장): 사라지고 커짐
現狀(현상): 나타난 상태
敍(서): 차례대로 나열하다
明鏡(명경): 과거의 자취를 보여주는 거울
髮(발): 긴 털
細(세): 자세하다, 상세하다
眼(안): 눈, 보는 것
炬(거): 횃불
萬般(만반): 마련할 수 있는 모든 것
兼備(겸비): 여러가지를 갖춤
質言(질언): 진실을 말함
通才碩儒(통재석유): 재능이 있고, 큰뜻을 가진 선비

옮기면
一. 國史(국사)는 국민의 필유물 족히 국민사상을 지배할 자-
책이 드무니 어찌 안타까워하지 않으리오.

新史氏曰(신사씨왈), 내가 어찌 대동국의 역사를 쓰리오.
‘국사’란 것은 이 나라의 종교가 어떻게 성하고 쇠했으며,
이 나라의 산업이 어떻게 넘치고 부족하게 되었으며,
이 나라의 문화는 어떻게 왕성하고 약화되었으며,
이 나라의 무력은 어떻게 사라지고 커졌는지 등
무릇 하나의 국가가 건설된 이래 진화 혹 퇴보의 나타난 상태를
차례로 나열하여 오랜세월에 걸친
국민의 과거행적을 기록하는 사람이라.
고로 마음이 터럭같이 자세한 사람이 아니면 국사를 기록하지 못할지며,
시야가 횃불같이 밝은 사람이 아니면 국사를 기록하지 못할지며,
마련할 수 있는 모든 과학의 지식을 두루 갖추치 못한 사람이면 국사를 기록하지 못할지며,
세계민족의 대세를 관찰치 못하는 사람이면 국사를 기록하지 못할지니,
사실을 말하자면 재능이 있고, 큰 뜻을 가진 선비가 된연후에
능히 국사를 기록할지라.

<출처: 大東帝國史敍言[신채호],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