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에도 서로 격의 차이가 있다.

in #kr-writing7 years ago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디퍼런트(Different, 문영미교수)'라는 책이 있다. 그 책은 차이를 만드는 존재와 그렇지 못한 존재 간의 차이를 기술하고 있다. 책의 제목이 알려주는 것처럼 이 책의 내용은 경쟁의 본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차별화임을 알려주고 차별화가 추구되기 시작하면 다시 이내 경쟁자들이 이를 벤치마킹하여 다시 서로 동질화되는 경향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이런 차별화에 대한 이론들은 자본주의의 역사의 흐름 속에 강조될 수 밖에 없는 요소 였고 '제로투원(Zero to One, 피터틸)'과 같은 책에서는 단순히 차별화를 넘어서 완벽한 독점경쟁을 유발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기도 하다. 결국 차별화에 대한 경쟁은 자본주의 시장의 정수와 같이 여겨지는 듯한 상황이다.

아이폰은 결국 자신이 승자로 올라서 있었지만 지난 10년 간 이어져왔던 지지부진했던 경쟁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가지고 싶었는지 지난해 이름조차 생소했던 아이폰x를 들고 나왔다. 이런 아이폰x는 다양한 차별화 포인트를 들고 나왔는데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단연 노치디스플레이였다. 일명M자 탈모라는 좋지 않은 별명으로 유명세를 치루었던 노치디스플레이는 잠시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는듯 싶었으나 이내 화웨이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이를 정확히 따라하면서 시장의 리더가 누구인지를 다시 증명하는 계기에 큰 기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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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치디자인이 처음 나온이유는 간단한다. 화면은 더 커져야 하지만 폰은 더 커지면 안되는 것 때문이다. 화면은 넓게 폰은 작게라는 명제는 말도 안될정도로 이율배반적이었기에 그 둘을 충족하며 동시에 다른 쪽에서 손해를 보는 (탈모의 놀림감 그리고 어색한 형상에 대한 부분이다.) 선택을 한 것이다. 사실 노치디자인이 고민했던 부분을 러시아의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요타디바이스가 만든 요타폰의 경우는 양면 디스플레이로 답을 찾아 보려했고 삼성을 비롯한 디스플레이 제조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기업들은 접히는 폰으로 그 방향을 잡고 있었다.

이처럼 모두가 노치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글로벌 제조사가 노치디자인에 손을 댔다. 그건 바로 LG전자이다. 게다가 LG전자는 거기에 하나의 USP(Unique Selling Point)를 더 추가하였다. 바로 1,000니트의 밝기 화면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는 분명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걱정은 고객들이 이런 USP에 반응을 해 줄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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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 수년간 USP를 지속적으로 변경해 오면서 시장의 반응을 유도해왔다. 화면비율, 세컨드스크린, AI, B&O 까지 언뜻 보면 모두를 공략하는 듯 보이면서 실상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되돌아 보면 어느 하나 공략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마도 그들이 이렇게 제품 전체의 가치 가운데 일부분을 매번 바꾸어 가면서 변경하며 USP를 만들어 왔던 이유는 항상 단순히 그 시점에 차별화가 가능하면서 가장 Reasonable한 가치를 추구한 부분 때문일 것이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제일 처음 내가 언급한 본질적 혁신은 그 '다르다' 자체가 다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름'이라는 단어를 의미적으로 다르게 써보면 그 차이점을 알 수 없다.

  1. 서로 동형(同形)이 아니다.
    기존의 디스플레이는 900니트였는데 이번 제품은 1,000니트이다.
    기존의 제품은 카툭튀였는데 이번제품은 아니다

  2. 전달하는 가치가 상이하다.
    기존에는 땅을 파기 위해 삽을 이용했는데 유압이라는 기술을 사용하면 포크레인이라는 제품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아이콘 이미지는 JPG였는데 아이폰은 시계앱의 아이콘이 직접 시침, 분침이 움직이는 변화를 보여주었다.

'1'번이 보여주는 다름은 단순히 서로 다르다는 의미 뿐이지만 '2'번이 보여주는 다름은 가치적 혁신이나 Wow포인트를 동반한다. '1'번의 결과는 USP로 이어지지만 '2'번이 보여주는 다름은 UBP(Unique Buying Point)로 이어진다.


거기에 하나 더하자면 창조적 혁신은 본질을 넘어서는 사고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사진의 혁명은 카메라가 아니라 드론이 가져왔다.(촬영이 가능한 시야각 자체의 변화)''라는 점이나 '카메라의 혁명은 렌즈가 아니라 반사판이 가져왔다.(미러리스 카메라의 혁신)'을 떠올린다면 차별화의 경쟁이 가져야할 기본적인 창조적 사고에 대한 프레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차라리 완벽히 제품적 차별화를 배제한채로 가격경쟁을 하거나 단순품질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면 LG전자 뿐이 아닌 모든 자본주의 경쟁 기업들은 이 부분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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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다름'은 정확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1번으로 귀결되고 있지요. 정량적 지표로 LG전자의 저조한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있고, 정성적 지표로는 주변사람들이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나쁘진 않지만 자랑할만 하지는 않은 폰)가 있지요.

평범한 경쟁을 원했으니 평범한 폰이 되었겠죠.

그래서 LG전자의 다름은 어느정도의 격인가요?

그 부분이 어려워서 노코멘트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