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일기

in #kr6 years ago (edited)

오랜만에 신혼밥상 일기
이제 결혼 1주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신혼"이라는 말을 계속 써도 되나 싶지만
앞으로 10년, 20년, 그 넘어서도 계속 신혼처럼 살기를 바라며
신혼밥상 카테고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밥상일기를 쓸 때 가장 힘든 점은 "제목짓기"인데
오늘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웹툰 <퀴퀴한 일기>를 오마쥬하여 <맛있는 일기> 이라 칭하였다.

(1) 오징어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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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전에 신랑이랑 TV를 보며, 오징어 순대를 안 먹어봤다는 말에 냉큼 준비한 오징어순대
신랑이 먹고싶다는건 뭐든지 해주고 싶은 남편 덕후는 참으로 거만했다.
시중에 파는 손질된 오징어는 저렇게 동그랗게 통이 유지된채로 있는게 없어서
바다에서 막 잡아 올린듯한, 손질하다 눈도 마주치는! 통오징어 그대로를 손질부터 시작해야했다.
두 마리 중에 첫번째로 손질했던 오징어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었지만
두번째 오징어는 그래도 경력이 쌓여(...) 괜찮았다는 후문.
하지만 오징어손질부터 소도 직접 만들고 버무리고.. 아무튼 다음부터 오징어 순대 먹고 싶을 때는
무조건 사먹어야겠다고 다짐한 메뉴였다.

한마리는 매운맛으로, 한마리는 버터구이로 만들어 남편과 맛있게 먹었다.
소는 다진 고기에 이것저것 냉장고에 있는 야채들과 계란, 밀가루 조금을 부어 막 버무려 만들었다.
소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아무렇게나 넣어도 되지만,
썰었을 때 형태를 유지하려면 계란과 밀가루는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2) 된장낙지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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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해산물에 꽂힌 때였나보다.
낙지는 너무 많이 끓이면 질겨지므로, 살짝 데쳐서 준비해두었다가
막바지에 넣고 끓여주면 맛있게 된다.
2인분 기준으로 멸치육수에 된장 한 숟가락 반, 고춧가루 한 숟가락 넣고
야채와 끓이다가 간을 가감해주면 된다.
된장이 들어가서인지 간을 따로 더 추가하지는 않았다.

(3) 누룽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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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의 withtable 계정에서 소개해주셨던 나의 누룽지탕
남편이 누룽지를 너무 좋아해서,
중국집에 가면 고급요리로 나오는 그런 누룽지탕을 언젠가 해주고팠는데
전분을 사고부터 이런 걸쭉한 국물 끓이는 법을 알게되었고, 곧바로 활용에 들어갔다.
전분과 물을 1:2의 비율로 섞고
걸쭉하게 하고자 하는 국물에 맨 마지막에 넣어 조금 저어주고 바로 불을 꺼주면 되는데
전분과 물을 아무리 섞어도 투명해지지는 않고, 섞고나서 조금 지나면 금방 전분이 다시 가라앉으니
당황하지 말고 다시 저어주면 된다.
따뜻한 물에 전분을 섞어주면 보다 잘 섞인다.

기름에 편마늘을 넣고 좀 볶다가 진간장과 굴소스 한스푼씩 넣고
멸치육수를 적당히 넣고 끓인 다음에 갖가지 좋아하는 버섯과 야채를 넣고
다 되었다 싶을 즈음에 전분물을 휘리릭 두르고 저어주면 끝.
거기에 시중에 파는 누룽지나 밥 짓고 난 누룽지를 그릇에 넣고 그 위에 이 소스를 부어주면
고급 중화요리 부럽지가 않다.

(4) 가지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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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덮밥 해놓고 남은 가지로 했던 가지 튀김
야채는 먹고싶은게 있어서 사놓으면, 빨리 상해버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그 재료를 사면, 바로 다른 요리로 해치워버리는 버릇이 있다.
누룽지탕에서 써먹었던 전분물을 여기서도 이용하게 된다.
전분물은 참 좋은거시어따!
물 350ml + 간장 30ml + 설탕 6T + 식초 3T + 굴소스 1/2T 로 끓이면서 탕수육소스를 만들어주고
마지막 전분물로 마무리 한 다음, 잘 튀겨진 가지에 부어주면 완성

(5) 치즈쭈꾸미덮밥 (feat. 묵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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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칼칼~하고 시원~하게 먹었던 쭈꾸미치즈덮밥과 묵사발
고추장 2스푼, 고춧가루 1스푼, 다진마늘 1스푼, 맛술 2스푼, 설탕 1스푼 반 으로 소스를 만들어둔다.
양파와 양배추, 다진 쪽파 등과 쭈꾸미를 볶다가 양념을 넣어주면 끝
밥에 얹어주고 모짜렐라 치즈를 두른다음 전자레인지로 치즈를 녹여주면 된다.
시중에 파는 묵은 꼭 끓는 물에 살짝 데쳐주어야 하는데, 그냥 먹으면 쓰고 맛이 없다.
(모르고 안 데치고서 먹어본 1인 -_-)
너무 많이 데치면 묵이 포스라지기 때문에 살짝만 데쳐야 한다.
냉면육수에 데친묵을 식혀서 넣어주고 김치와 김, 오이등 의 고명을 얹어주면 완성

(6) 나시고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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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를 좋아하는 나는 나시고랭 또한 좋아하는데, 남편이 쌀국수를 싫어해서
베트남 음식점에 갈 일이 별로 없다.
오랜만에 그 맛이 그리워 만들어 본 나시고랭
나시고랭 소스를 검색해보려는데 죄다 시판소스를 이용하여 만든 포스트라 갸우뚱..
그냥 무작정 만들어보기로 한다.
굴소스 3스푼, 간장 2스푼, 설탕 1스푼을 기본 소스로 하자.
나는 냉동새우에 후추만 뿌려서 볶아 먹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여기에 추가할 것이므로
아마 소스에 후추맛도 날 듯 싶다.
이전에 소개했던 이마트 믹스야채와 새우, 그리고 숙주를 넣고 볶다가 양념과 밥을 넣어 잘 볶아준다.
나는 살짝 매콤하게 먹으려고 맨 처음 기름에 페퍼론치노를 볶아 매운 기름을 냈고
거기에 야채들을 볶기 시작했는데, 페퍼론치노를 빼지 않아 나중에 밥이랑 같이 씹는 불상사가 일어나서
식사를 멈추고 대성통곡을 하게 되는 소동이 있었다.
페퍼론치노를 추가하게 되면, 나중에 꼭 빼기! 잊지말자

(7) 월남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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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월남쌈을 그리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효리네 민박에서 박보검이 월남쌈 먹방을 찍은 후부터 월남쌈이 급격히 맛있어졌다.
월남쌈이 너어무 먹고싶은데, 남편과는 베트남 음식점에 갈 일이 없으니 전전긍긍하다가
친구와 홍대에서 (다행히) 맛있는 월남쌈을 접하고서
이거는 남편도 먹여야 한다며 과감히 월남쌈 페이퍼를 주문하였다.
재료를 따로 조리하지 않기 때문에 준비시간도 짧고 맛도 있다.
게다가 집에서 해 먹으면 가족들이 좋아하는 재료들로 구성할 수 있으니, 더 잘 먹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행히 얼굴이 예쁜만큼 말도 예쁘게 하는 남편은,
파는 월남쌈은 싫었는데 이거는 맛있다고 해주어서 종종 해먹고 있다.

칠리소스는 시판용,
액젓과 레몬즙으로 만든 피쉬소스는 우리집에서는 인기가 없어서
나중에는 간장과 올리고당, 물로 만든 데리야끼 소스로 대체하였다.
핵꿀맛 땅콩소스는 땅콩버터 1스푼, 마요네즈 1스푼, 간장 1/2스푼, 맛술 1/2스푼, 올리고당 1/2스푼, 머스터드 소스 1스푼을 나의 비법 소스로 저장해두었다. 공유합니다!

(8) 유자폰즈소스를 얹은 연어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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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만들어보았던 연어스테이크. 이번에는 색다르게 유자폰즈소스를 얹어 만들어보았다.
유자청(유자차) 2스푼, 간장 4스푼, 물 5스푼, 다진마늘 1스푼, 미림 2스푼, 다진 청양고추 1스푼으로
유자폰즈소스를 만들어, 역시 디오스 광파오븐으로 구운 연어에 얹어주었다.
코스트코에서 산 해시브라운에 남편에 대한 내 마음을 담은 하트 케챱으로 잔망을 부려보았는데
왜인지 모르게 미키마우스로 보이는건 기분탓
디오스 광파오븐에 구운야채 모드도 있어 그것으로 양파와 야채를 조리하였다. (광파오븐 빠순이)

(9) 콩나물 비빔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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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친 콩나물, 상추, 김치 등을 국수에 얹어주면 끝이다.
양념장이 관건인데 살짝 귀띔만 해드리리다.
고추장 2스푼, 고춧가루 1스푼, 간장 1스푼, 다진마늘 1/2스푼, 올리고당 1+1/2스푼, 참기름 1스푼, 사과식초 1/3 스푼

(10) 콩나물 해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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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비빔국수가 먹고싶어, 콩나물을 샀다. 이젠 콩나물을 없애야 한다.
그리하여 콩나물 해장국.
남편이 콩나물 해장국 좋아했냐며, 병원 앞에 콩나물 해장국집이 있다고 한다.
아니야, 아니라굽!

콩나물, 장조림, 다진김치, 김 등의 고명을 밥에 얹는다.
국물은 멸치 육수에 멸치가루 조금, 고춧가루 조금 넣고 팔팔 끓였다. 간은 새우젓으로 각자.

(11) 하트 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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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장의 볶음밥 소스: 김치국물 150ml, 고추장 1스푼, 물엿 1스푼, 설탕 1/2 스푼, 들기름 1스푼
김치와 햄, 야채를 볶다가 밥과 양념을 넣어 볶아주었다.
하트로 쓱싹쓱삭 만들고선 무언가 허전하여 주변에 달걀을 둘러줌
남편이 하트 틀이 따로 있는거냐고 해서, 님 마누라가 숟가락으로 직접 만든거라고 생색 좀 내주었다.

(12) 병아리콩 토마토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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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콩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고 해서 장만해보았다.
이렇게 먹으면서, 이렇게 살 찌면 어떡하냐고 울부짖는 양심없는 부부라 이런 것에 기대어 본다.
하지만 완성작을 보니, 살을 빼긴 그른 것 같다.

토마토와 베이컨, 양파, 다진 소고기 등을 때려붓고 약간의 토마토 소스와 우유를 넣어 완성했다.
병아리콩은 하루 전부터 불려놓아야 하므로, 부디 지금 당장 병아리콩을 써보려고 검색했다가
이 글을 읽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재료로 쓰기 전에 미리 불려놓자! 최소 6시간을 불려야 한다.

(13) 왕새우 허니버터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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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새우를 먹고 싶어, 오랜만에 마켓컬리를 이용하였다.
블랙타이거새우 10마리가 16,500원! 받기전에는 싼건지 비싼건지 몰랐는데
받아서 먹고보니 꽤 괜찮은 가격같다. 굉장히 실하고 토실토실-
마켓컬리는 전 날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같이 배송해주는 샛별배송이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기에, 매일 상을 차리는 아줌마로서는 부담이 있었는데
이렇게 가성비 좋은 재료를 보니 앞으로도 종종 찾아봐야겠다고 다짐

버터 1스푼, 꿀 1스푼, 마늘 1스푼을 섞어 배를 가른 새우와 선물받은 전복에 골고루 발라주어
이 역시 디오스 광파오븐에서 새우구이 모드로 구워냈다.
(이 정도면 LG에서 저 좀 모델로 써주세요. 잘 할 자신 있음)

밀린 일기를 이제서야 다 적는다.
사실 그 동안 해먹은 밥상이 많아, 선별하였음 (눈물
앞으로도 오래오래 사랑이 가득한 밥상이 계속되길 바라며,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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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thinking about it makes my mouth w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