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여, 당신의 명절은 안녕하신가요?
안녕하세요. 하르양입니다. @haryang
그동안 아이 감기 병간호로 스팀잇을 몇일 쉬었다가 왔습니다. 허허 =_=;;
집에서 의사 겸 간호사가 되어 아이를 몇 일 돌보니 어느새 명절입니다.
우리 고유의 명절 설 입니다!
그래서 문득 묻고 싶어졌습니다.
"며느리여, 당신의 명절은 안녕하신가요?"
저도 아직 한국의 며느리 중에 한 사람인지라 며느리 입장에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제가 종종 다니는 맘카페들은 이미 그 전주부터 명절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가기 시작했습니다.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죠.
뭐, 이게 병은 아니지만 과도한 스트레스와 부담감, 피로감이 명절 기간에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앞의 세대에서 더욱 더 심하였으며, 명절 이후에 이혼률이 증가한다는 건 여기저기서 알려진 사실이기도 합니다. 집안 사람이 아닌 낯선 제 3자였던 며느리의 경우 그 부담감은 더해집니다.
저도 결혼하고 첫 명절때 엄청 긴장을 하며 명절을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출산과 육아로 몇 번 제외되었었는데요.
이번에 둘째가 아기인지라 본의 아니게 명절 음식 만들기에서는 제외되었고, 차례는 지내러 갑니다.
하지만 제가 만들지 않는 대신 시어머니가 음식을 만드실 거라서 죄송함이 있습니다.
제가 안하더라도, 결국 누군가가 명절 음식 만들기와 여러 활동을 해야한다는 건 누군가는 불편하다는 거죠.
그렇다면 명절을 어떻게 보내는게 제일 베스트 할까요?
- 가족 여행 or 집에서 어디 가지 않고 휴식
- 차례 음식을 마련하지 않거나, 조금만 만들기
당장에 생각나는건 이정도네요. :)
저희 윗 세대 어른들이 명절에 많이 힘들었던 걸 물려주고 싶지 않으셔서 차례나 재사가 간소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런 것은 아니지요.
우리의 명절에는 친인척들이 한곳에 만나 명절 음식을 만들고, 이야기를 듣고는 합니다.
모두가 불편하지 않고 즐거운 명절을 보내면 참 좋겠지만 그게 쉽지가 않네요.
각자의 명절 분위기가 다르겠지만 이 다섯가지 항목에 대해 대답해보면 자연스럽게 객관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힘들어 하는 점이 어떤 것인지도요.
- 집안의 구성이 어떻게 되는가?
- 집안의 분위기는 어떻게 되는가?
- 명절때 모이는 곳으로 가는 거리와 시간은?
- 명절 음식 만들기 등 주요 노동은 누가 하는가?
- 차례 이후에 어떻게 보내는가?
주로 이 다섯가지 항목에 대해 대답해보면 자연스럽게 대처법도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럴려면 최소 한 번 이상 명절을 경험해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죠.
새댁은 안타깝지만 한 번은 겪으면서 힘내시길 바랍니다. ㅠ.ㅠ
그럼 제가 살짝 이 질문에 대답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집안의 구성이 어떻게 되는가?
형제분들이 여러명. 남편 대에 미혼 남성 다수. 며느리는 나 포함 두명.집안의 분위기는 어떻게 되는가?
우리대는 평소에 안모이고, 윗 세대는일년에 몇번 정도 모이는지라 훈훈함.명절때 모이는 곳으로 가는 거리와 시간은?
큰댁에 모임. 수도권. 시간은 자동차로 1시간 내외.명절 음식 만들기 등 주요 노동은 누가 하는가?
남성들은 음식 준비 없음. 며느리가 별로 없어서 어머님들과 같이 함.차례 이후에 어떻게 보내는가?
각자의 집으로. 시어머니는 친정으로 가심. 나도 친정 감.
어떠신가요. 이 다섯가의 물음에 대답하니 집안이 보이시나요?
이렇게 물음에 대답하면서 정리해보니 조금은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나요.
모두가 즐거운 명절이 될 수 있도록 명절 상황에 대해 객관화 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각자 집안의 사정이 있고, 가풍이 있기에 며느리 입장에서 쉽사리 접근하긴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록 더욱 더 부딫쳐야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이 질문의 답에 가상의 맘을 하나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고구마 백만개의 답답할 수 있는 구성 되시겠습니다.
집안의 구성이 어떻게 되는가?
종가집. or 친인척 엄청 많음집안의 분위기는 어떻게 되는가?
화목하지 않음. 하지만 다들 모임.명절때 모이는 곳으로 가는 거리와 시간은?
시어머니 댁 or 시골 고향. 왕복 12시간 이상.명절 음식 만들기 등 주요 노동은 누가 하는가?
only 며느리.차례 이후에 어떻게 보내는가?
차례 후 시누이 올때까지 대기. 시누이 대접하고 나면 명절 끝. 친정 못감.
요새 TV를 보니 "B급 며느리"라는 다큐멘터리가 개봉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소개 프로그램으로 내용을 보니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갈등을 담아낸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어찌도면 지극히 개인적이고 민감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다큐멘터리로 나오면서 공론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상적인 명절은 있을 수 있지만, 정답은 없는 것이 명절문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급적이면 남녀노소 모두 즐겁고 편안한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게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그럼 이제 질문을 답으로 바꿔봅니다.
"며느리여, 당신의 명절이 안녕하길 바랍니다."
이상, 하르양이었습니다. @haryang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남자인 제가 선뜻 할 말은 아니지만..
정말 명절이 가족을 만나는 즐거운 자리가 되려면 우리나라는 바뀔 게 넘 많네요.ㅠㅠ 그냥 서로를 사랑하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명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럴려면 누구는 무엇을 해야한다부터 없어져야겠죠..
어찌됐든 행복한 명절 되시길 바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시집을 와보니 여자들만 음식하는 문화가 이해가 안갑니다.
명절이라함은...모두가 즐거워야하는데
누군가는 노동에 시달리니 그게참... 안타깝죠
이번명절은 그래도 각자 음식을 해가기로 햇습니다.
내일 신나게 전을 부쳐 볼 생각이에요~
물론 남편과 함께요~ 그게 편하더라구요
다 같이 열심히 해서 후딱 끝내는 게 신랑인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ㅠㅠ
안 하면 애라도 봐야!
남편은 (뚠뚠) 오늘도 (뚠뚠) 열심히~ 일을 하아네 (뚠뚠)
설 명절 힘내세요!
하르님~ 하르님도 며느리시군요^^**
처음 결혼 하고 명절이 떠오르네요.. 낯선 시댁에 가서 잠도 자고 전도 굽고.. 뭐 그건 그렇다치고.. 명절당일 시댁큰집에 가서 얼굴도 모르는 형님들 어른들에게 인사드리고 막내라 할 줄아는건 하나도 없어 실컷 설거지만 하고 온 기억이 나네요.. 매년 가던 원래 우리집 할머니댁에 안가니 얼마나 서글프던지.. 지금 생각해도 울컥해요...
하지만 조금씩 얼굴도 익히고 아이도 생기고 하니 그때보다는 수월해졌어요.. 남편도 전 굽는거 보단 애들 봐주는게 저한텐 더 편하기도 하구요~(남편은 자기가 구울테니 애들 보랍니다.. 애들이 좀 별나서~^^;;)
이번 명절도 누군가에겐 행복을 누군가에겐 힘듦을 주겠지만..
모두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해피 설~!
저도 친정에서 어렸을 때 명절을 보냈을때는 체감하지 못했던 몇몇 것들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는 집안 분위기가 남자가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ㅠ_ㅠ
설 즐겁게 보내셨길 바랍니다!
요즘 바빠서 글을 못적고 있어요 ㅜ 지난번 좋아요 눌러주셔서 감사해요
젊은 새댁에게 들은건데 그 집은 당일모여 먹고싶은걸 얘기하고 그날 장봐서 가족끼리 해먹고 헤어진다네요
제사는 1년에 한번으로 몰아서 지낸다고
몇년 거처 그렇게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제사를 안 지내는게 부러운 게 아니라 생각의 자유로움과 가족 동의로 실천하는게 참 멋져보이던데요
ㅎㅎ
어찌됐던 모두에게 안녕한 명절이길 바랍니다
저희도 제사가 많이 줄어서 명절 빼고는 어른들끼리 만남을 가지십니다.
명절이 누구에게나 즐거운 문화가 되길 바래봅니다 ㅎㅎ :)
저희도 다 여자들의 몫이지만..한 십년넘으니 그러려니싶으네요ㅜ 즐거운 명절보내세요!
공감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매년 제사 준비를 하시는데 준비하시느라 힘든 모습을 볼떄마다 마음이 짠하더군요 작년에 들어서야 일이 생겨 음식준비를 안하시게 되었는데 명절에 푹쉬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더라구요..! 세상에 모든 어머니 며느리 여성분들이 명절에 다같이 쉬게되면 좋겠습니다 :-)
명절은 누구나 행복한 날이면 좋겠는데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