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링미디어를 시작했나 4. - 나와 내가 만든 창작물은 얼마인가?
2013년 현대미술품 역사상 깜짝 놀랄만한 가격으로 팔려나간 작품이 있다.
제프 쿤스의 '풍선 강아지(Balloon Dog)'가 그 주인공이다. 크리스티 미술품 경매소에서 무려 5,840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그것도 노랑, 빨강, 파랑 등 5가지 색깔중에 오렌지색이다.
'풍선 강아지'는 매끄러운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다.
미술품만 우리를 놀라게 할까? 고고학적인 가치를 가진 골동품과 예술적인 가치를 가진 예술 작품, 또는 세계사적인 의미를 가진 서적들 역시 그 가치가 상당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우리는 궁금하다. 누가 왜 이런 '창작물'들의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매기는 것일까.
얼마 전 모 잡지사에서 칼럼을 요청해왔다. 매주는 어려우니 격주로 칼럼을 쓰는데 건당 15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것도 제세공과금을 제외한 채.
제시받은 15만원은 무려 10년이 넘도록 오르지 않았다. 심지어 한 온라인 매체는 7만원을 제시했다. 여기서 논점은 원고료가 적어서가 아니다. 아직 쓰여지지 않은 글, 즉 만들어지지 않은(만들) 창작물은 얼마의 가치를 가질 것인가가 우리가 늘 궁금해 하는 그것이었다. 더구나 이 창작물의 집합체인 그 잡지는 왜 5천원이고 1만원인지 알 수가 없다. 종이값이라면 종이만 묶어서 팔면 그만일테지만 적어도 현대의 대부분의 종이잡지는 원재료인 종이값보다 싸다.
현대 미디어 산업의 본질은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직접 팔지 않고 콘텐츠를 묶어 독자(수용자)들을 끌어들이고, 그 독자(수용자)들의 시간과 관심을 광고주에 팔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 산업의 직접 고객은 광고주다. 그래서 미디어가 이모양인 거다.
블로그에는 거의 0원의 가치로 수렴하는 글을 쓰고 모두에게 공개하지만 이 글은 언젠가 블로거의 가치를 올려줄 것이란 기대도 함께 품고 있다. 글 하나가 블로거를 유명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수년 동안 꾸준히 써온 글의 연속이 그 블로거의 가치가 되기도 한다.
창작자의 가치는 사실 수용자가 평가하는 것이고 그 수용자가 '기꺼이 지금 지불할 의사가 있는' 정도가 지금 창작물의 가치인 셈이다.
유일무이한 제품의 경우 그 가치의 기준점이 정해지지만 정신노동, 또는 정신활동의 산출물인 미술, 음악, 글의 경우 수용자들마다 그 가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
무료이거나 아주 비싸거나
강의를 요청받을 때 아주 희한한 일이 종종 발생한다. 내가 가고 싶은 대학 강의는 무료로도 가지만 대기업들이 나를 부를 때는 '당신들이 줄 수 있는 가장 비싼 돈을 주면 가겠소' 한다. 당연히 10번의 연락이 오면 한 번 정도 이 조건을 수용하는 곳이 생긴다.
다시 궁금하다. 공짜로도 강의하는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내용의 강의를 국내에서 가장 비싼 돈으로라도 듣고 싶어하는 대기업의 니즈는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창작물의 가치를 우리는 흔히 생산되어 나온 것의 가치로 환원하는 습관이 있지만 사실은 '인간'과 '인생'의 누적적 가치가 그 가치였던 셈이다.
일찌기 우디 앨런은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똥을 싸도 박수를 받는다(Be famous, and they will give you tremendous applause when you are actually pooping"는 사람들로부터 그럴듯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이 말은 우디 앨런이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말을 우디 앨런이 하면 그럴듯 하지만 옆집 아저씨가 어깨를 툭 치며 지나가면서 하는 말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본질적으로 창작물의 가치는 창작자의 가치이며 그 창작자의 노력과 일관성, 지속성에 의한 누적적 평가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링미디어를 시작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1. 창작물 자체가 개별적으로 평가 받을 것, 2. 그 창작물을 만들어낸 사람이 평가를 받을 것, 3. 그 창작물의 수용자가 그 평가의 주체가 될 것, 4. 그 창작자는 누적적으로 더 나은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란 조건들을 충족시킬만한 환경과 과정을 탐구해볼만한 기술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블록체인 미디어인 스티밋은 지금까지 창작, 또는 전달의 과정을 수용자의 평가와 분리시켰던 미디어 생태계에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익명의 개별 신뢰 시스템'이란 모순적인 말을 가능하게 했다.
링미디어 회원들이 생산해내는 콘텐츠는 '가치 있는' 것이어야 하며 그 가치는 '수용자의 평가'에 의한 것이어야 하고 그 가치는 '누적적인 인생의 가치'와 함께 증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드디어 '수용자에게 평가받기 위한 본격적인 가치 있는 콘텐츠 생산 체계'를 갖춘 미디어 조직이 탄생할 시점인 것이다.
왜 링미디어를 시작했나 3. - 크리에이터와 창작자라는 직업인
https://steemit.com/kr/@ringmedia/qdwxd-2
왜 링미디어를 시작했나 2. - 커뮤니티 기여자와 어뷰저
https://steemit.com/kr/@ringmedia/2
왜 링미디어를 시작했나 1. 티엔엠미디어의 실패와 블록체인
https://steemit.com/kr/@ringmedia/4skayr-1
'링미디어' 회원 모집 - 가치 있는 콘텐츠 네트워크의 시작
https://steemit.com/kr/@ringmedia/2gntyb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중계자를 없애는 블록체인의 장점이 미디어에서 자리를 빨리잡아 양질의 컨텐츠가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바닥도 아마 어뷰저들이 빠르게 들어올 거 같습니다. 좀더 나은 커뮤니티로 발전되면 좋겠습니다.
네 맞습니다 ㅠㅠ... 그래도 어뷰저에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희망적인 것 같아요!
화이팅하며 @홍보해 한번 더 불러봅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