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 탈출] 자유를 향한 희망일까 희망을 향한 자유일까
세계인이 꼽는 인생영화 1위
영화 깨나 봤다는 사람이라면 마음속에 꼽는 '인생영화'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 인생영화란 <쿵푸팬더(1편)>, <메트릭스> 같은 대중영화다. 저 두 영화라면 대사를 외울 만큼 많이 봤다. 세계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세계적인 영화정보 사이트 'IMDB'에서 10년이 넘도록 전 세계 영화팬들의 인생영화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쇼생크 탈출>.
내게 동전의 양면, 듀프레인&브룩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영화의 두 주인공 듀프레인과 레드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레드는 극중 서술자로 주인공 듀프레인의 삶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교도소 절친이다. 주관이지만, 모건 프리먼이라는 배우의 무게감도 팀 로빈스보다 무거운 게 사실이다.
역시 주관이지만 나에게 가장 임팩트 있는 인물은 '브룩스'다. 영화의 나레이터가 딱 한 번 바뀌는 때가 있는데, 바로 가석방된 브룩스가 교도소 동료들에게 편지를 보냈을 때다. 그런 만큼 감독도 힘주어 이야기를 하는 부분인가 싶다. 영화의 주제어라 할 만한 '자유', '희망'의 두 단어에 대해 일반이 생각하는 개념의 반대편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듀프레인은 시종일관 자유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향해 치밀하고도 강직하게 계획을 밀어부치지만, 이미 기력이 쇠한 노인 브룩스는 진정한 억압이 '밖'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를 다루는 태도가 정 반대라는 점에서 둘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대체 왜?"
내가 이 영화를 처음 만났을 때 나이가 16살이었다. 인생의 깊이를 모를 때라서 그런지 브룩스가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반 세기 옥살이를 마치고 드디어 바깥 공기를 마시게 됐는데 어째서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는 말인가? 돌이켜보면 약도 없다는 중2가 이해할 턱이 없다.
나이를 좀 먹으니까 보인다. 어쩌면 나라도 그런 선택을 할 지 모르겠다. 50년 옥살이가 밖을 두렵게 만든다는 것. 좀 우스울지 모르지만 회사생활도 마찬가지다. 다들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는 회사가, 어디 뛰쳐나오기 쉬운가. 루틴이 주는 안정감에서 다시 모험을 해야 하는 바깥이 주는 공포감이란 쉬이 극볼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겐 고문이라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희망'
듀프레인의 삶이 여유롭게 꼿꼿해 보이는 이유는 그가 희망을 가지기 때문이다. 좁고 막힌 공간에서 매일 대양(ocean)의 삶을 꿈꾸는 듀프레인에겐 다른 수감자와 다른 대인배의 면모가 보인다. 바깥이라면 그와 같은 사람이 정치적 리더가 될 것만 같다. 물론 그가 가진 남다른 지식과 교양 때문일 수도 있지만 교도관들조차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그의 품성은 배울점이 많다.
방송실을 탈취해 클래식을 틀어 놓고 머리 뒤로 깍지를 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이는 자유는 반드시 환경에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
영화 URL : https://www.themoviedb.org/search?query=쇼생크&language=ko-KR
별점 :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