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마와 루이스] 페미?? or 반페미??
사심은 없어요. 단지 감상일 뿐
시대갈등, 이념갈등에 더해 성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시대다. 모르긴 해도 어쭙잖게 참전했다가는 본전도 못 건지고 '집단 린치'를 당할 수도 있다.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 영화는 아니었다. 최근 '쿠엔틴 타란티노'에 빠졌다가 이번에는 '리들리 스콧'에 눈길이 갔을 뿐이다. 그의 필모그라피에서 어슴푸레 들어봤던 영화제목이 눈에 띄었다 그게 다다. 무엇보다 포스터가 내 스타일이어서 집어든 영화다.
포스터가 영화를 '스포일'하다니! 너무 한 거 아냐?
포스터가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지 가르쳐준다. 눈치가 빠른 관객이라면 델마와 루이스가 로드트립(read trip)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결말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말했다간 다치겠다 싶다. 포스터가 심했다.
탱탱한 빵형, 친절한 하비!
영화의 백미는 잔망미 넘치는 브래드 피트다. <탑건>에서 탱탱한 톰 크루즈를 만날 수 있다면, 여기선 브래드 피트를 만날 수 있다. 대학생이라고 구라를 쳐서 델마를 꼬시는 브래드에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여자들은 가끔 섹시하며 철 없는 허세를 부리는 남자들을 더러 '귀엽다'고 표현하는데 남자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그 시선을 브래드 피트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우선은 잘 생겨야 하겠지만.
어쨌든 사기꾼으로 등장하는 브래드 피트의 얍쌉함이 극에 달할 때, 빵형에게 죽빵을 날리는 우리 하비 형님은 단호하게 메시지를 던진다.
"똑바로 해, 너 때문에 두 여자가 인생을 조지게 생겼다고!"
내 보기엔 이 대사가 바로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가 될 것이다. 남자들의 철 없는 삶, 여성을 도구로 보는 시선 때문에 주인공 델마와 루이스는 탈출을 감행할 수밖에 없고,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고, 집으로 돌아올 수가 없다. <저수지의 개들>에서의 하비와는 사뭇 다른 따뜻한 시선의 하비에게 관객은 동의할 수밖에 없다. 총을 쏘고 살인을 저질러도 두 델마와 루이스를 동정하는 하비 케이틀이다.
논란은 있다지만...
다수의 여성 관객이 1차적으로는 통쾌함을 느낄 것이다. 억압된 삶을 시원하게 전복하며 자유를 향한 여정을 떠나는 두 주인공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 그녀들을 가로막는 쓰레기 같은 남자들은 물론 요즘 시대에는 적절하지 못한 설정으로 보이지만 어딘가에는 남아 있는 남자들일 게다.
문제는 델마의 캐릭터다. 사실상 두 주인공의 여정에 사고를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게 델마의 캐릭터다. 철 없고, 이상적이며, 약간 '백치'에 가까운 델마는 어쩌면 남성적 시선이 압도적으로 투영된 캐릭터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역시 여잔 안 돼" 라고 생각하는 꼰대들에게 더욱 확신을 안겨주는 캐릭터랄까.
난 잘 모르겠다. 두 주인공의 탈주에 박수를 보내지만, 영화가 서술하는 남성주의는 보편적이기보다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과한 MSG를 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데스푸르프의 여주인공들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영화 URL : https://www.themoviedb.org/movie/1541-thelma-louise?language=ko-KR
별점 : AA
다시보니 진짜 포스터가 어마어마한 스포를 했네요.
그렇습니다.. 저는 영화를 처음으로 본 건데.. 두 주인공이 차를 타고 여정을 시작하는 순간 머릿속에 저 포스터가 퍼뜩 떠오르더라고요. 눈치가 없으신 분들도 어느 정도 러닝타임이 흐르면 포스터로 결말을 짐작하실듯.....ㅋㅋ
@tipu cu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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