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일상] 필요한 습관: Double check

in #australia5 years ago

호주에서 일을 처리하다보면 한번에 안될때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제 잘못일때도 있지만, 담당자의 잘 못일때도 있는데 담당자의 잘 못인 경우에는 다시 한번 확인을 해달라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수 있으니까요.

이민 초기에는 '내가 영어가 부족해서 잘 못 이해했구나.'하고 자신을 탓하곤 했는데, 사실 맞는데도 아니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 경험담을 적어봅니다.

  1. 호주 운전면허 교환
    아내 한국 면허증을 호주 면허증으로 교환하려고 휴가를 내서 VicRoad에 방문했습니다.
    (대화형)
    담당자A: 외국 면허증 원본 가지고 왔어?
    저: 엥? 안가져왔는데? 왜?
    담당자A: 그거 필요해. 약속 변경하고 다음에 다시 방문해
    혹시나 차에 있나 보려고 갔는데 없더라구요. 분명 준비물에 있었다면 분명히 챙겼을텐데 이상하다고 생각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한번 확인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운전면허증 원본은 내용이 있었지만 영사관 번역/공증 문서가 있으면 필요없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접수담당자에게 가서,
    저: 홈페이지에 봐도 그런 내용 없어. 자 확인해봐
    담당자A: 아닐거야 그냥 약속 변경하고 다음에 다시와
    안되나 보구나 하고 생각하고 결국 약속 변경 하려고 다른 담당자에게 갔습니다.
    저: 운전면허증 교환 약속 좀 변경하려고해. 근데 홈페이지에 면허증 원본 가져오라는 내용없는데 왜 그런거야?
    담당자B: 그래? 한번 보여줘봐. 여기, 너가 해석을 잘못 한거 같아. 운전면허증과 함께 번역본이 있어야 돼
    저: 이거 근데 대사관에서 받은 문서인데도?
    담당자B: 그래? 잠깐만 기다려봐 매니저랑 이야기해볼께.
    (몇분후)
    담당자B: 매니저가 된대, 좀만 기다려봐 금방해줄께.
    (상황종료)
    그냥 갔으면 또 휴가내서 와야할뻔 했는데, 재차 확인하고 물어보니까 되는거였더라구요. 알고 있는 것에 확신이 있으면 근거와 함께 주장을 해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 초등학교 등록폼 받으러 가기
    한번은 아이 초등학교 입학때문에 등록폼을 받으러 갔는데, 스쿨존이 아니라고 다른 초등학교에 가보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여기 오는데 집에서 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어서, 담당자가 된다고 했어라며 주고 받은 이메일을 보여주었습니다. 담당자가 좀 무섭게 생겨서 욕을 하진 않을까 긴장하고 있는데, 다른 담당자랑 이야기 해보러 가더니 입학서류를 바로 내 주더라구요. 다행히 안도의 한숨을 쉬며 평안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3. 우체국 여권 사진
    이건 Double-Check는 아니고 될때까지 한 경험입니다.
    아이 여권을 만들러 갔는데 사진이 규격에 맞지 않다고 다시 찍어오라고 했습니다. 한 우체국에서 두번이나 거절을 당해서 자로 재봤는데 문제가 없어서 다른 우체국을 한번 방문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우체국에서도 안된다고 그러더라구요. 한번 될때까지 해보자 마음먹고 3번째 우체국을 찾아갔는데, 통과되었습니다. ^^;; 여권도 문제 없이 발급되었구요. 이상한 경험이지만 비슷한 문제에 봉착시 한번쯤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네요.

식당에서 반찬도 추가로 달라고 잘 말 못하는 성격인 저는 아니라고 하면 보통 체념하고 돌아가는데, 확인할 일이 자주 생기다 보니 습관적으로 몇번 체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음식 주문할때도 꼭 최종 체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이민자라 발음이 부정확할 수 있고 반대로 주문 담당자가 영어에 익숙하지 않아 잘 못 이해할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