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에서

in #banghoon7 years ago

속리산에서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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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너무나 가슴이 아파,
당신에게 내 마음을 말할 수 없었어.
말 못하는 내 가슴은 사그라들어 타버릴 것만 같았어.
황량한 벌판에 홀로 버려진듯한 느낌이
나를 너무나 외롭게 하고 있어.
눈물이 나려고 해.
바람에 떠는 겨울나목을 보니 더 슬퍼져.
내 영혼의 황량한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는 것 같아.

겨울바람이 매섭웠어.
두터운 겨울옷을 뚫고 들어오는
바람의 칼날이 나를 더욱 춥게 만들었어.
당신과 헤어져
먼 길을 와 저녁 늦게 서야 속리山에 도착했어.
속리라는 말처럼
정말 세상의 번잡스러움에서 벗어나고 싶었어.
모든 것을 떠나서 새로 시작하고 싶었어.

나의 일그러진 초상도 버리고,
나의 비뚤어진 자아도 버리고
세상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어.
정말 아름답게 이 세상을 시작하고 싶어.

속리山에서 나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의미 있는 존재인 당신을…
당신은 나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겠어.
바람만 불고 있어.
황량한 대지위로
차가운 바람만 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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