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먼 아프리카의 이쯔리 숲으로 가고 싶다

in #banghoon7 years ago

저 먼 아프리카의 이쯔리 숲으로 가고 싶다
-방훈
.
.
.
.
.
그대와 저 먼 아프리카의 이쯔리 숲으로 가고 싶다

원시의 숲으로 가
피그미족(族)의 일원이 되어
이슬로 젖어 있는 아침 숲을
알몸으로 거닐며
나무 열매로 아침을 먹고
사냥을 나가리

인간의 편리를 위하여
자연에게 해를 주는
문명 세계의 더러운 습관들을 버리리

독이나 덫은 절대로 사용하지 말아라
동물을 고통스럽게 하면
숲의 신(神)이 노하여
우리에게 더 이상 고기를 주지 않으리
서로들 다투지 말아라
사이좋게 지내지 않으면
숲의 신(神)이 노하여
우리에게 더 이상 열매를 주지 않으리

자기를 위하여
남에게 해를 주는
문명 세계의 추잡한 욕심들을 버리리

원시의 숲에 어둠이 내리면
사냥한 고기를 나눠 먹으며
밀주를 마시리
넉넉한 마음으로 어둠과 살 섞으리

우리들 마음을
가난하게 만드는
부도 명예도 집착도 다 버리리

돈이 없어도 만남이 이루어지고
외모가 뛰어나지 않아도 되고
학력이 없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조건이 없는 사랑을 이루리라

그대와 원시의 숲과 피그미족과 하나가 되어
노래를 부르리

평화스러운 어둠 속에서 넉넉한 마음으로
한 편의 시(詩)를 쓰리
글로 남기지 않아도 좋다
고단한 삶에 조금이라도 위안을 주는
입술에서 입술로 서로들 노래 부를 수 있는
소박한 시(詩)를 쓰리
누가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할아버지가 아버지가 아들이 또 그의
아들이 아들딸들에게 전해 주는
소박한 노래를 만드리

그대와 저 먼 아프리카의 이쯔리 숲으로 가고 싶다

tree-7689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