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환율 그리고 국가별 자본규제로 인한 비트코인 프리미엄

in #bitcoin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국에서 연일 기사화되는 김치 프리미엄과 관련된 저의 생각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바로 "비트코인 환율 그리고 국가별 자본규제로 인한 비트코인 프리미엄"입니다!

  1. 환율 결정 이론 - 구매력 평가설(Purchasing Power Parity)

먼저 경제학에서 소개되는 환율결정이론 중 하나로 소개되는 구매력 평가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구매력평가설은 한 나라의 화폐가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한 구매력을 지니도록 환율이 결정된다는 이론으로서 일물일가의 법칙(law of one price)을 국제시장에 확장하여 적용한 것입니다. 일물일가의 법칙이란 한 물건의 가격은 어디에서든지 같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햄버거가 한국에서 4,000원이고 같은 햄버거가 미국에서 4달러이면 구매력평가설에 의한 환율은 1달러당 1,000원이 되는 것입니다.

PPP.JPG

위의 식에서 R은 환율을 의미하며, P와 P*는 각각 국내와 외국의 일반물가수준입니다. 더 깊게 들어가면 절대적 구매력평가설과 상대적 구매력 평가설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지만, 우선 절대적 구매력 평가설만 설명드렸습니다.

  1. 구매력 평가설의 한계

그러나 이러한 구매력 평가설에 한계가 존재합니다.

먼저 나라마다 물가지수의 조사 대상과 그 가중치에 차이가 있다는 것인데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물가지수가 없으며 나라마다 주로 소비하는 재화가 다르기 때문에 나라마다 물가산출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서로 다른 국가에서 소비되는 재화가 정확히 같은 재화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품마다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재화의 대체 불가능성이 발생하고 이는 절대적 구매 평가를 어렵게 만듭니다.

세번째로 국제 시장은 국내 시장만큼 통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양한 거래비용과 조정비용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곤 합니다. 관세, 운송비, 그 밖에 비관세 장벽들은 양국의 가격차이를 야기시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구매력 평가설이 성립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비교역재의 존재 때문인데요. 예를 들면 서비스는 교역이 불가능하고 가격이 국제무역으로 균등화되기 어려워, 구매력 평가설의 가정인 일물일가의 법칙에 어긋나게 됩니다.

  1. 비트코인의 환율 산출 가능성 및 한계

하지만 구매력 평가설의 한계를 비트코인의 특성을 이용하여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주장도 제기되었습니다!

Pieters(2017)의 "Bitcoin Reveals Unofficial Exchage Rates and Detects Capital Controls" 에 따르면 비트코인 매매는 거래빈도수가 많으며 거래비용이 낮기 때문에 국가 간 환율을 산출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고 나옵니다. 또한 비트코인이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거래될 수 있다는 점 (주식시장과 같이 개장, 마감 시간이 따로 없죠)은 국가 간 차익거래가 더욱 빠르고 쉽게 일어나도록 해주죠. 즉, 비트코인 환율은 거래비용의 존재로 야기되는 구매력 평가설의 한계를 극복하고 비공식적인 환율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Pieters가 주장한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보이지만 현실은 전혀 딴판이죠. 대표적으로 한국만 봐도 전세계적인 비트코인 가격보다 10~30% 높은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김치프리미엄의 원인은 크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① 과잉수요 ② 해외송금제한 ③ 외국인거래금지 입니다. ②와 ③과 같은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차익거래가 활발히 일어나지를 못하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규제가 존재하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비트코인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현상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1. 국가별 자본규제로 인한 비트코인 프리미엄 계량분석

저는 국가별 자본규제의 정도가 비트코인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 지 알아보는 계량분석을 한번 진행해보았습니다.

국가별 자본규제 정도는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에서 산출한 자본규제지수(Capital Control Index) 값을 이용했습니다. IMF Review의 Fernández, Klein, Rebucci, Schindler and Uribe (2016) "Capital Control Measures: A New Dataset" 를 바탕으로 산출된 지수이고, 1995-2015년 데이터 중에 가장 최근인 2015년 데이터를 이용해 계량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Bitcoin Price의 경우, https://bravenewcoin.com/bitcoin#Trading-Pairs 에서 2018년 1월 19일 기준으로 각 국가들의 지난 24시간 동안의 비트코인 가격을 정리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을 진행하였습니다.

graph with label.JPG

산포도에 선형 회귀선을 그려보면 양의 기울기를 갖는 회귀선이 그려집니다. 예상했던 바와 같이 국가별 자본 규제의 정도는 비트코인 프리미엄을 높이고, 해당 국가의 비트코인 가격을 상승시킨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Bitcoin Price= α+β*Capital Control Index+ ε

regression.JPG

EVIEWS를 이용해서 한번 더 분석해보면, 국가의 자본 규제는 비트코인 가격에 양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의수준 α = 0.05 하에서 유의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R-squared 값은 비록 형편없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분석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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