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화폐에서 시총에 대한 해석.

in #bitcoin7 years ago (edited)

coinmarketcap.com에 들어가면 시총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시총의 의미에 대해서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같아. 시총의 의미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오류를 지적하고자 하는 주장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시총은 코인시장에 유입된 현금의 양을 반영한다.
  2. 시총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코인의 개수가 증가하면(채굴을 통해) 각각의 코인의 시장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3. 시총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현재 코인 시장에 신규 자본유입이 필요하다.
  4. 이더리움이 하드포크를 통하여 갈라졌을 때, 기존 ETH의 가치를 두 코인(ETH, ETC)가 나누었기 때문에 (기존 ETH의 시총) >= (하드포크 후의 ETH 시총) + (하드포크 후의 ETC 시총)이다.
  5. 2017년 7월 24일 현재(BCC 런칭 전, BTC을 거래소에 맡기고 BCC를 받는 것이 가능한 상황)에서 BTC의 가치는 BCC의 미래시총에 대한 기댓값+ BTC의 현재 가치 이기 때문에, BCC가 런칭하게 되면 BTC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BCC의 가치가 클 수록 떨어지는 양은 크다.
  6. 특정 시기에 비트코인의 시총이 증가하고, 다른 코인의 시총의 합이 큰 변화가 없다면, 신규 자본유입이 비트코인으로 몰렸기 때문이다.(시총의 변화를 통하여 자본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7. 전체 시총이 감소한다면 '코인을 현금화하여 관망하는 추세가 증가했기 때문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시총과 시장에서의 자본유입은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시총이 시장에 흘러들어온 '현금'을 반영하기 때문에 물이 여기 저기로 흐르듯, 시총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간단히 용어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시총을 정의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 coinmarketcap.com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총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코인마켓캡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시총 순으로 코인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부동의 1위 비트코인이 가장 윗자리에 있겠죠.
제가 글을 쓰는 현재는 다음과 같이 표시되어 있습니다.bitcoin marketcap.png

(Market Cap)=(시총)은 다음과 같이 계산이 되는 군요.
(Market Cap) = (Price) x (Circulating Supply)
(시총) = (가격) X (총코인의 수)
$45,192,611,151 = $2744.46 X 16,466,850
계산기 두드려 보신 분 있나요? 방금 제가 해보니 맞네요 ㅎㅎ

(가격)=(Price)는 다음과 같이 계산되는 군요. Price를 클릭하면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오는데요.
bitcoin price.png

정확한 산정 기간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최근에 거래된 비트코인 가격의 가중평균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그리고 모든 코인의 시총을 합한 것이 전체 시총이고 coinmarketcap.com에서는 가장 위에 표시됩니다.
market cap.png

현재는 $95,342,801,796 이군요!

그런데 쓸데없이(?) 왜 시총의 의미에 대해서 이렇게 따지는 지 다음과 같은 상황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간략하게 하기 위하여 시장에는 투자자 A, B, C가 있고, 채굴자는 M이 있다고 가정합니다.

(상황1)
투자자 A와 B는 코인시장에 투자하기 위하여 각각 빗썸에 10만원을 입금합니다. 그리고 채굴자 M은 비트코인 10개를 갖고 있는데, 이 10개가 전체 코인의 총 발행량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채굴자는 10개의 코인 중에서 5개를 빗썸에 있는 거래소에 옮겨두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서 각각 시장참여자는 다음과 같은 잔액을 갖게 됩니다. (B는 비트코인의 단위 W는 원화의 단위라고 합시다.)

(잔액1)
A : 0 B, 100,000 W
B : 0 B, 100,000 W
C : 0 B, 0 W
M : 5 B, 0 W

(해석1)
여기서 비트코인의 시총은 어떻게 될까요? A와 B의 투자금액을 합한 20만원일까요?
답은 '계산할 수 없다'입니다. 거래가 있어야 가격을 기준으로 시총을 계산할 텐데, 거래가 없으니 시총을 계산할 수 없죠.

(상황2)
만약 A가 M으로 부터 10,000 W을 주고 1 B를 구매했다면 잔액은 다음과 같습니다.(수수료도 중요한데 일단 수수료는 무시합니다.)

(잔액2)
A : 1 B, 90,000 W
B : 0 B, 100,000 W
C : 0 B, 0 W
M : 4 B, 10,000 W

(해석2)
현재 상태에서 시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현실에서는 여러 거래가 발생하여 그 거래의 가중 평균을 계산하지만, 편의를 위하여 거래가 단 한 번만 일어났다고 가정하면, 1비트코인이 10,000원에 거래되었고 전체 10개의 비트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총은 10 x 10,000 W이라서 10만원이 되는 군요. (잔액1)의 상황과 (잔액2)의 상황은 비트코인의 거래가 한 번 일어났을 뿐인데 시총이 '계산할 수 없다'에서 '10만원'으로 변하였군요.

(상황3)
이제 자본유입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시총이 증가하는 상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첫 거래가 거래가에 관련이 없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 지난 후에) B가 A로부터 20,000 W에 1 비트코인을 구매합니다. 그럼 다음과 같이 변합니다.

(잔액3)
A : 0 B, 110,000 W
B : 1 B, 80,000 W
C : 0 B, 0 W
M : 4 B, 10,000 W

(해석3)
1비트코인은 20,000원에 거래되었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시장가는 20,000 W 이므로 비트코인의 시총은 10 x 20,000 W = 20만원이네요. 그렇죠?

(상황4)
충분한 시간이 지난 후, 만약 A가 다시 B로부터 1비트코인을 30,000w에 구입한다면 잔액과 시총은 다음과 같습니다.

(잔액4)
A : 1 B, 80,000 W
B : 0 B, 110,000 W
C : 0 B, 0 W
M : 4 B, 10,000 W

(해석4)시장가가 3만원이니까,시총은 30만원이네요. 그럼 (잔액1)->(잔액2)->(잔액3)->(잔액4)로 변하는 과정에서 자본의 유입이 있었나요? 자본의 유입이 있었다고 주장하신다면 자본의 유입은 어떻게 측정하는 것인가요? 제가 판단하기로는 자본의 유입이 없이 비트코인의 시장가격의 변화에 따라서 시총이 바뀌는 것 같은데요.

(상황5)
다음과 같은 상황을 계속 생각해보겠습니다. 위의 과정을 지켜본 C는 비트코인 시장이 커지고 있고, 비트코인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사면 돈을 잘 벌 수 있다고 생각해서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래서 C도 빗썸에 현금을 10만원 이체합니다.

(잔액5)
A : 1 B, 80,000 W
B : 0 B, 110,000 W
C : 0 B, 100,000 W
M : 4 B, 10,000 W

(해설5)
그리고 편의를 위해 1비트코인의 시장가는 여전히 3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A와 B가 1비트 코인을 3만원에 서로 사고 파는
상황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횡보장이네요? ^^) 시총은 여전히 30만원이군요. 신규 투자자가 시장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잔액4)의 상황에 비하여 시총은 증가하지 않았네요. 빗썸캐쉬는 충전했지만 아직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렇다구요? 다음과 같은 상황을 보겠습니다.

(상황6)
이번엔 (상황5)에서 B가 A로부터 3만원에 비트코인을 사고, C가 M으로부터 3만원에 2개의 비트코인을 산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됩니다.

(잔액6)
A : 0 B, 110,000 W
B : 1 B, 80,000 W
C : 2 B, 40,000 W
M : 2 B, 70,000 W

(해설6)
거래가 여러번 이루어졌지만 평균 시장가는 3만원이기 때문에 C가 자본을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총은 30만원이네요. 신규 투자가가 시장에 참여해서 거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총이 증가하지 않았네요. 과연 시총은 자본 투입을 반영하는 것이 맞을까요?

(상황7)
슬프게도 거래소에 해킹이 일어났다고 가정합시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져서 다시 비트코인 1개가 만원에 거래됩니다. 비트코인을 갖고 있는 B와 C는 죽을 맛이겠지요. B는 비트코인 시장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C는 눈물을 머금고 추매를 하여 평균 구매가를 낮추려고 하네요. B가 C에게 1비트코인을 단돈! 만원에 판매한 후에 빗썸에서 모든 원화를 출금하기로 결정합니다. 잔액은 다음과 같이 변합니다.

(잔액7)
A : 0 B, 110,000 W
B : 0 B, 0 W(90,000원이 있는데 출금)
C : 3 B, 30,000 W
M : 2 B, 70,000 W

(해설7)
한 때 30만원까지 올라갔던 시총은 10만원으로 떨어졌구요. 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도 생겼습니다. C는 '존버러' 칭호를 획득합니다. 악재가 생기니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시총이 떨어지고 시장을 떠나는 투자가가 있네요. 그런데 시총이 떨어진 원인은 B가 9만원을 출금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B가 출금을 하든 하지 않든 시총은 시장가의 하락에만 영향을 받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총 하락의 원인을 투자자가 시장을 이탈하거나, 혹은 시장에서 관망하려는 추세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닙니다. 시총 하락의 원인은 오직 비트코인의 '신뢰'가 떨어져서 거래가가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단지 이러한 '신뢰'의 하락과 투자자 이탈 및 자본 유출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서 인과관계에 혼동이 오기 떄문입니다.

(상황8)
해킹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게시판에는 '코인판 망했네', '아직도 손절 안한 ㅄ이 있나?'같은 글들이 올라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순간 신규 투자자를 기다립니다. 신규 투자자들이 코인시장에 들어와야만 시총이 늘어나고 그래야 코인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때 갑자기 거래소에서 이런 발표를 합니다.

"해킹 사건은 개꿀잼 몰카였습니다. 해킹은 없었습니다. 영웅은 죽지 않아요."

급작스럽게 거래가가 올라가고 존버러 C는 수익실현을 하기로 결심하고 A와 M에게 각각 5만원에 1개의 비트코인을 판매합니다.

(잔액8)
A : 1 B, 60,000 W
B : 0 B, 0 W
존버러C : 1 B, 130,000 W
M : 3 B, 20,000 W

(해설8)
이제 시장가는 5만원이기 때문에 시총은 50만원이 되었군요. 그런데 (상황7)에서 (상황8)로 변할 때, 새로운 투자자의 현금유입이 있었나요? 아무런 현금유입없이 시총은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현재 시장에 참여한 사람들의 총 현금 잔액은 6만 + 13만 + 2만 = 21만원입니다. 그리고 이 금액은 (상황7)과 (상황8)에서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총은 10만원에서 50만원까지 변했네요. 그렇다면 이 21만원은 뭐라고 불러야할까요? 정확한 용어가 있는 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저라면 '출금가능액'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비트코인 시장이 망해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0이 되는 상황이 생긴다고 할 때 사람들이 출금할 수 있는(출금할 수 있어야 하는) 금액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출금가능액'과 '시총'을 헷갈려 합니다. 시총은 코인의 가치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는 지표이지 현재 시장에서 운용되고 있는 현금 잔액의 합이 아닙니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믿음만으로 거래가는 높아지고 이는 바로 시총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라코 6.9층에 물려있어요 구조대 안오나요?'라는 표현 속에서는 시장에 누군가가 현금을 더 들고 참여해서 6.9만원에 내 라코를 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구조대는 시장의 신뢰가 쌓이면 신규투자자가 오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암호화화폐의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법정화폐보다 높다면 굳이 법정화폐의 기준에 맞추어서 암호화화폐의 가치를 판단하지 않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이런 일들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죠.

굳이 달러나 원화와 경쟁하지 않더라도 암호화화폐는 법정화폐의 신뢰도가 낮은 시장부터 잠식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특정 화폐의 신뢰도가 흔들리는 순간이 올 때, 더더욱 넓은 지지층을 찾아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바랍니다.)

제 글을 보고 어떤 분들은 암호화화폐가 사기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화폐의 가치평가는 원래 그런 것이고 위와 같은 상황이 있더라도 암호화화폐가 화폐로 기능하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우리 나라에서는 암호화화폐로 살 수 있는 것이 원화 혹은 다른 암호화화폐 밖에 없습니다. (혹시 맥도날드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받아준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비트코인으로 원화를 구매한 후 그 원화로 교환하는 것이죠. ) 그래서 원화에 기반한 가치 평가가 너무 중요하게 느껴지지만, 언젠가는 비트코인의 신뢰도가 원화를 뛰어넘을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만원짜리 한 장이 몇 사토시인지를 보고 원화의 절상 또는 절하를 평가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위에 제가 오류가 있다고 말씀드린 주장에 대해 일일히 반박을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정확히 모르겠고, 긴 글을 쓰느라 약간 지쳤습니다. ^^; 혹시 또 필받으면 쓰게 될 지 모르겠지만,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ㅎㅎ; 아마 잘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제가 틀렸을 수도...)

비트코인은 아직도 '실험'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데이터 덩어리에 불과하게 될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습니다.

사실을 이야기 하자면 제가 뭘 알겠습니까. ㅋㅋ 단지 비트코인을 깎아내리려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싶습니다. 제 말이 헛소리라고 생각하시면 그냥 무시하시거나 잘못된 점 알려주시고 욕은 말아주세요. 상처받습니다. 성투하세요.

저는 제 글에 대해서 책임질 생각이 없으니 투자에 참고하지 마셔요. ^^

p.s. 또한 이 글의 주제와는 상관이 없지만, 단타를 열심히 치는 것은 시장에 있는 자금을 거래소로 이전해서 '출금가능액'을 감소시켜 암호화화폐의 성장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돈 열심히 벌겠다고 노력하는 것을 절대로 비난할 수 없지만, 단타 성공률이 높지 않다면 차근차근히 장투하는 것이 전체 시장을 위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거래소 좋은 일만 시키긴 싫잖아요 ^^;

끗(나름 고생해서 썼으니 추천 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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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보니 오류가 있는 부분이 있네요. ‘시총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코인의 개수가 증가하면(채굴을 통해) 각각의 코인의 시장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참인 주장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