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그림값 미술사
세상에는 유명한 그림들이 참 많다. 시대와 화풍에 따라 스타일은 무척이나 다양하지만, 유명하다는 기준만 두고 보았을 때는 참 다양한 그림들이 있다. 그런 그림들의 대부분은 미술관을 가거나 전시회를 방문해서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그중 몇몇은 경매에 나오고, 실제 누군가의 소유물이 된다.
기본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작가의 작품은 무척 비싼 값에 팔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독 값비싼 그림이 있기 마련이다. 유명하다고 모두가 같은 가격은 아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이 아닌 그림값에 대한 책
책 <그림값 미술사>의 저자는 이동섭으로 그는 인문예술 분야에서 1,000회 이상 강연을 진행한 인기 강연자이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저서를 통해 미술 분야의 깊고 넓은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신간 <그림값 미술사>에서는 작품의 가격 책정과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일반적인 미술 분야의 책과 달리, 작품에 얽힌 사적인 사연보다 미술사의 흐름에서 각 작품이 가지는 의의와 그에 따른 가치를 다루었다.
익숙한 작가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작품은 상대적으로 조금 생소한 것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경매에 오르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우리가 흔히 접하는 명작은 출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놀라웠던 점은 작가의 위상만으로도 작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익숙한 작품이 아니어도, 특정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은 열광했다.
그림값은 미술사와 뗄 수 없다
책을 읽으며 확신한 것은 하나, 그림값은 미술사와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거기에 추가되는 것은 시대의 평가일 테다. 작가에 대한 평가는 꼭 역사와 함께 움직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2024년에 살고 있으니, 2024년 현재 우리가 평가하는 미술사적인 가치가 그 작품의 가격을 결정한다.
나머지는 자연스러운 요소들. 예를 들어 경매 시장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작가의 작품일수록 즉, 희소성이 높을수록 가격은 올라간다 같은 시장 경제의 원리를 따른다. VIP와 같은 유명인이 소장했던 작품이거나, 얽힌 사연이 많은 그림도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그림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소모품이 아니기 때문에, 소장을 하고 감상을 하면서 가격이 오르기를 천천히 기다릴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감상'이라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특별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젊은 세대에서 아트 컬렉터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작품에 대한 투자는 아름답게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일 테니까.
그림의 가격이 어떤 이유로 책정이 되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면, 그리고 어떤 그림들이 경매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지 물음표를 가지고 있다면 책 <그림값 미술사>를 추천한다. 빼곡히 글이 들어선 책이 아니기에, 더불어 그림과 함께이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