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일지] 카페라떼 한잔의 가격은 얼마일까?

in #busy7 years ago (edited)

지난번 포스팅 아메리카노 한잔의 가격은 얼마일까? 이후, 이번 포스팅에서는 카페라떼 한잔의 가격을 계산해 보고자 합니다.

아메리카노 한잔의 가격은 얼마일까? 바로가기

지난 포스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좋은 아메리카노의 최소 원가(고정형)는 600~800원대였습니다. 물론 더 비싼 원두를 쓰면 사용 할수록 아메리카노의 원가는 올라갑니다. 1Kg에 3만 원짜리 원두도 있고, 5만 원짜리 원두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메리카노의 원가는 고무줄 같습니다. 거의 끝 간데 없이 줄었다가 늘어 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미친척하고 루왁이나 코나, 게이샤 같은 원두로 아메리카노를 내리면 카페에서는 최소 한 잔에 5만 원 이상을 받아야 할 겁니다. g

네네. 아메리카노는 그렇고요, 그럼 라떼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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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의 태풍의 눈이 휘몰아치는 듯한 강려크한 블루리쉬라떼.


그냥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하게도 라떼의 원가가 아메리카노보다 비쌀 거라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저의 카페의 라떼 원가는 아메리카노 보다 적습니다.

잉?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 네네. 지금부터 라떼 원가의 비밀을 최대한 간단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희 카페의 뜨거운 음료의 경우 대게 13oz의 컵을 사용합니다. 음료를 컵을 가득 채우지 않는 이상 13oz의 컵을 전부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게 12oz 가까이 사용됩니다.

아메리카노의 경우 1.5oz의 샷을 빼면 10oz정도가 물로 채워지는 것이죠.

라떼의 경우 2.5oz 정도의 샷을 사용합니다. 그럼 8.5oz정도의 우유가 사용 되는데, 대략 240ml의 우유입니다. 이것 역시 다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듯한 라떼는 우유를 스티밍 하는 과정에서 부피가 늘어납니다. 해서 결과 적으로 우유는 200~210ml 정도를 사용합니다.

그럼 계산 해 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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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단 환원유와 멸균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둘 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이 너무 떨어집니다. 그리고 1등급 원유이기만 하면 제일 가격이 싼 우유를 사용합니다. 보통 상시 할인 행사로 (삼육, 빙그레 등에서)2개 900ml 2개 들이를 2,900원 정도에 판매하는 제품을 주로 이용합니다.

그래서 위의 원가를 계산 할 수 있습니다.

자, 여기서 원두가격과 테이크아웃 용품 가격만 합하면 저의 카페의 라떼 원가가 나올 것 같습니다. :)

라떼에는 2.5oz의 에스프레소가 사용되는데요, 이때 사용되는 원두의 양은 약 25g입니다. 3바스켓에 가득 담아 2.5oz를 롱테이크로 뽑아냅니다. 그럼 묵직하지만 그렇게 쓰지 않은 에스프레소가 추출이 되죠.

25g의 원두는 좋은 아메리카노 기준(1Kg에 3만원 정도)으로는 약 800원 정도(38잔 정도로 로스율이 포함되었습니다.) 될 것 같습니다.

그럼 790+345+120(테이크아웃 용품 등) = 1,255원이네요.

지난번 포스팅에 저희 카페 아메리카노 원가는 770원 정도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어? 그럼 라떼가 아메리카노보다 원가가 훨씬 비싼 게 맞잖아? 라고 생각 하셨죠? :)

네. 그렇습니다. 좋은 아메리카노용 원두를 사용하면 그렇습니다.

어? 그렇다면 라떼에는 좋은 아메리카노용 원두를 사용 하지 않는 다는 말입니까? 라고 질문 하고 싶으시죠? 네네. 그렇습니다. 사실 라떼에는 좋은 아메리카노용 원두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게 카페라떼 원가의 비밀입니다! ㅎㅎㅎ

저는 카페에서 원두를 두 종류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카노용 원두와 그 외 라떼용 베이스 음료를 위한 원두입니다. 당연하게도 그라인더도 두 개를 씁니다. 그 이유는 맛이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라떼는 우유를 베이스로 하는 커피입니다. 우유의 맛이 진하고 강해서 웬만한 커피로는 우유의 맛을 뚫고 올라오기 힘이 듭니다.

해서 라떼의 경우 샷을 많이 사용하죠. 하지만 샷만 많으면 우유의 고소한 맛이 죽어 버립니다. 그래서 원두를 강하게 볶아서 커피 맛을 강하게 합니다.

그렇게 강배전(커피를 오래 볶는 것)한 원두는 원두 자체의 향미를 많이 잃어버리게 됩니다. 원두 특유의 향미를 살리는 로스팅 법은 중·강배전(풀시티) 이하로만 가능합니다.

비싼 원두는 그런 향미가 좋은 커피입니다. 싼 커피는 오래 되었거나, 향미가 많지 않은 커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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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전용 원두


핸드드립의 경우 커피의 향미를 살리기 가장 좋습니다. 아메리카노만 해도 향미를 얼추 살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메리카노는 좋은 원두를 사용하면 맛이 좋아 지는 거죠.

하지만 라떼에 아메리카노원두로 뽑은 샷을 쓰면 맛이 진짜 애매해 집니다. 그래서 강하게 볶은 원두로 뽑은 샷을 쓰는 것이죠.

그렇다면 굳이 좋은 원두를 쓸 필요가 없습니다. 향미를 살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로스터의 능력에 따라 강배전 직전에서 향미를 살짝 걸치는 ‘신공’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오래된 원두나 질 낮은 생두만 아니면 어떤 원두를 사용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대게 라떼용 원두에는 로부스타도 10~20% 사용됩니다.

해서 저는 약 1만 원정도의 라떼용 원두를 사용합니다.

그럼 라떼용 원두의 1잔당 원가는 약 260원 정도입니다. - 이 정도도 좋은 축에 끼는 가격입니다.

자. 그래서 이번 주제의 답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원두 260원 + 우유 345원 + 기타 120원 = 725원이 나왔습니다. :) 아메리카노가 770원의 원가이니까, 거의 같거나 적은 금액입니다.

아이스라떼는 얼음이 반이라 우유가 더 적게 들어가니깐, 아예 계산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럼 이쯤 돼서 드는 의문. 카페에서 커피를 사먹으면 왜 라떼가 항상 더 비싼 걸까요? g

그 질문의 답은 다음 포스팅에서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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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냥 라떼를 마시면 배가 아파서 친구와 저는 항상 쏘이라떼를 시켜마십니다 ^^
쏘이라떼에 대해서도 포스팅 해주세요~~

유당불내증이 있으시군요. ㅠ 그런데... 음... 제가 커피 구력 13년인데... 한번도 콩즙으로 라떼를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 ㅠ ㅋㅋㅋ 그건 패스할게요~ 제가 잘 몰라서요. ^^;;;;;;;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라떼를 시킬때 쏘이라떼를 시켜 먹어요~ 우유대신 두유를 넣어서 줍니다~~

으... 어제 차888님 추억 소환글에 댓글 달다가 대역폭 광탈로... 이제야... ㅠ

ㅎㅎㅎㅎ 저는 코인이나 다른 거래를 하지 않기에 ^^

앗 여기서 이렇게 끊으시다니요! 빨리 빨리!! 어서 다음 포스팅을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ㅋㅋㅋ (죄송)

제가 앞으로 카페일지는 주 5회 정도 연재 하려고 해요~ ^^ 이렇게 읽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힘이 나요! ^^ 어제 대역폭 광탈을 경험해 보고, 게시글에서 바로 수정해야지~ 하는 마음을 버리고, 꼼꼼히 글을 쓴 뒤 올려야 할거 같아요. ㅠ 그래서 다음 편은 내일 올라 가요~ ^^

오!! 너무 흥미로운 정보네요~ 보팅 꾹 누르고 갑니당~^^

움화화~ ^^ 감사합니다~ 블로그 놀러갈게요~

아메리카노와 라떼에 다른 원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가보네요! 재밌는 커피 상식 배워갑니다~

이 카페가 그래도 커피를 좀 하는 카페인지 알아보시려면, 그라인더가 최소 2대 이상이 있는 보시면 마셔보지 않아도 얼추 평가가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