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
Malcolm Gladwell이 쓴 책 'Blink'에서 본 퀴즈입니다:
한 남자가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차를 타고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대편 차선의 트럭 한 대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와서 충돌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운전을 하고 있던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즉사, 아들은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급히 119가 와서 아들을 병원으로 후송을 했는데,
응급실로 실려온 아들을 본 의사가,
"이 사람은 내 아들이니 반드시 살리겠다."
라고 했습니다.
문제: 이 의사와 아들은 무슨 관계일까요?
처음 이 문제를 접했을때, 뭐가 뭔지 헷갈렸어요.
아버지가 두 명인가...? 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고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퀴즈를 어려워한다네요. 그만큼 '의사는 당연히 남자'라는 편견에 잡혀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정답은 물론, 母子지간입니다).
그래서 나온 말일까요,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는요.
사실 적지 않은 것들이 잠깐이면 알 수 있어요.
비근한 예로, 남녀관계를 들 수 있겠지요. 어느 연구에 따르면, 내가 좋아할만한 이성인지 아닌지, 대부분 2분 정도의 1:1 대화만으로도 판별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그러나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사람은 겪어보면서야 비로소 더 자세하게 알게 되기 마련이죠. 단순히 외모나 인상, 풍겨나오는 이미지만으로는 다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게 마련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는 요즘입니다.
또 다른 예로, H를 들 수 있겠네요.
- 영어권 국가에서 고교 및 학부 졸업(유창한 영어실력)
- 관련 분야 석사 학위
- IQ 158
- 절제되고 사무적인 목소리와 톤, 어투
- 월드클래스 대기업 경력
등 화려한 스펙을 앞세워 면접을 보는 곳마다 최고의 점수를 받았으나 이상하게 최종 합격까지 가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러다 제가 아는 어느 중견기업에 입사했는데,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권고 사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너무 이기적이다, self-centered하다, 부서와 어울리지를 못한다, 상사의 정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심지어는 무시한다'고 하더군요.
스티밋에서도 마찬가지겠죠.
포스팅 내용은 그 사람의 극히 단편적인 부분일 뿐. 그것만으로 그 사람의 전체를 판단/평가하기엔 무리가 있겠죠.
그러나 소위 내공(?)이 깊어지면 thin-sliced part만 가지고도 판단이 가능하다는데요.
그래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나왔겠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매우 공격적이고
독설가이지만 스팀잇에서는 구조적으로
그럴 수 없는 커뮤니티라~
마음에 안 들어도 상대가 기분 상할 말을
절대 하지 못 합니다~ ㅋㅋㅋ
그렇기 때문에 스팀잇에서 포스팅 내용만 보고
그 사람의 평소 사고방식이나 신념들을
알기에는 한계가 있을 거 같습니다~ ㅎㅎ
사람이란 복잡다단한 구석이 있어서 1+1=2가 꼭 들어맞지는 않을 때가 많죠.
포스팅 내용에는 정의를 외치고 있으나 실생활에서도 본인이 외친 정의를 실현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니까요.
언급하신 퀴즈는 꽤나 유명한 퀴즈이고 저도 심심풀이 땅콩삼아 질문을 받아 보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해 보기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이 퀴즈를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확실한 정답/오답이 있다고 하기가 어려운 문제거든요.
부자지간이 될 수 없는 이유가 있나요? 그건 또 아니거든요. 남성 둘이 아들을 입양한 케이스 일 수도 있거든요.
이 질문을 들으면 답을 선뜻 말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두가지 선택지가 사실 다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의사는 남자일까? 아니, 의사라고 해서 남자만 의사인 법은 없지.
그럼 의사는 여자일까? 근데 남자의 배우자라고 해서 꼭 여자만 되라는 법은 없잖아? 그럼 의사는 남자?"
를 반복하게 되는 거지요.
게다가 질문 자체가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테레오타입이라는건 마냥 나쁘기만 한게 아니라 mental effort 를 줄여주고 빠른 사고를 가능하게 해주는 유용한 도구거든요. 따라서 스테레오타입을 가지고 있고 그것에 의존하는 사고가 나쁘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사회 구성원이라면 사회의 시선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지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라면서 여자 의사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여자라고 답을 할 것이고 대부분 남자 의사를 본 사람이라면 남자라고 답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므로, 애당초 정답 오답을 가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80년대에 본 퀴즈가 나왔더라면 답은 남성이 될 것이고 오늘날에 퀴즈가 나왔더라면 오늘날 의료인 성비에 맞춰 대략 50:50 남성:여성으로 나올 것입니다. 정말로 퀴즈의 답이 여성이라고 주장할수 있으려면 실제 의료인 성비에 있어 여성이 남성을 압도하는 현상이 선행되야 되겠죠.
*처음에 쓴 리플이 있는데 다시 읽어보니 원글의 방향하고는 상관없이 쌩뚱맞은 리플이었다고 판단되어 에딧하였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는 내공이 없는데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 어떤 상황에서 썻을지.. 그 맥락을 모르고 드러난 현상만을 보고 판단하니.
B의 농담 쇼를 보니 "성급한 일반화" 는 일반화란 단어속에 이미 성급한이란게 들어 있으니 "성급한 성급한 일반화"다라고 농담을 하더군요.
지금 한 판단은 그저 하나의 가능성이다라고 보고 조금 마음의 여유를 두고 보았으면 해요.
깊이 공감해요.
사실 그런 내공을 쌓기란, case에 따라 다르겠지만, 쉽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또 timely decision-making이 필요한 경우들도 있지요. 예를 들어 신입사원들을 면접본다던지? 하는 경우. 꼭 실력있고 좋은 친구들만 합격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때론 예상 밖의 요소들도 작용하기도 하고... 그래서 쉽지 않고, 그래서 더 겸손해야 하는 건가 싶어요ㅎㅎ
사람이던 사물이던 가까이 두고 오래 보아야 알것 같아요~^^
사실 저도 제 자신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분간이 안될때가 있습니다 ㅎㅎㅎ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요ㅎㅎ 그런데 소위 '내공'을 쌓는다면, 잠깐의 관찰로도 상당한 수준의 깊이까지 알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와 관련된 책 중 하나가 Blink고요. 파치아모님은 블로그에 가보니 독서를 많이 하시는 분 같던데, 이미 읽어보셨겠지요? ^^
저는 읽은 척만하는 무지갱이입니다 ㅠㅠ
앞으로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려요~^^
수지 신드롬은 이쁘다고 생각합니다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
본인 경험에 의해 타인을 판단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뭐 대부분 하나를 보고 열을 알게 되지만
정말 의외의 모습을 보여줘서 편견을 깨게 만드는
사람들도 더러 있더라구요 ;D
맞아요.
살면서 갖게된 지식과 경험은, 때로는 혜안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편견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요. 이게 편견이 아닌 혜안으로 작용하게끔 하기 위해서는 '내공'이 필요하더군요. 근데 그게 쉽지 않아서 자연스레 겸손해져야할 듯 합니다ㅎ
우앗. 어머니였다니.. 몇 번을 읽어서 맞춰보려했는데. 제가 너무 복잡하게 생각했나봐요.ㅎㅎ
저도요ㅎㅎ 처음엔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만큼 우리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나봐요ㅎㅎ
스팀잇에서는 서로 존중해 주는 문화가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