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한가운데
봄바람이 자꾸만 밖으로 나가자고
방안에서 보내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라고
마음을 흔들어 대서 일마치고 집에 오는길에 집뒤 산복도로 벗꽃이 만개한 길로 가보았습니다.
피어오르는 봄기운을 주체하지 못하는 꽃잎들은 제흥에 겨워 바람을 타고 춤을 추며 꽃비를 내립니다.
그기운에 나도 취해 꽃길을 따라 걸어 봅니다.
꽃잎으로 카펫을 깔아 놓은 느낌입니다.
파란하늘에 분홍꽃이 가득찬 모습이 시리게 눈부십니다.
자주 다니던 동네 뒷길이 별천지가 됩니다.
진해 군항제, 울산 작천정, 유명한 관광지에 있는 꽃이나
집뒤 길가에 핀 꽃이나 꽃은 그렇게 제 본분대로 아름다울 뿐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렇게 지나가다 식당을 하나 보았습니다.
매주 목요일 무료로 국수를 나눠준다고 써있습니다. 호기심에 들어가 봅니다.
행사의 수익금은 장학금으로 기부된다고 합니다.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내 자식, 내 마누라, 내 남편, 내 부모…
내사람이 아닌 나와 관련없는 누군가에게 그저 배풀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됩니다.
좀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
그러나 간접적으로 이어진 사람들, 서로 얼굴을 모르고 살아가는 관계일지라도 이 사회의 시스템속에서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
무료봉사란 어쩌면 그 관계에 대한 믿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속한 세상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고요.
나 하나가 살아감이 나하나의 힘만이 아닌 내가 아는 주위의 사람들과 내가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힘이 보테어져 가능한 것일 테지요.
농부가 땅을 믿고 씨를 뿌리듯 내가 뿌린 선행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되고 그 속에 속한 나도 더불어 잘될수있다는 믿음으로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믿음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살찌우는 거름일거라 생각합니다.
식당 유리 밖 거리는 따스한 오후 햇살속에 흐드러지게 날리는 달콤한 꽃비가, 식당 안은 사람의 온기가 채워집니다.
봄의 한 가운데 아무렇지도 않고 특별할 것 없는 어느 오후가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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