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우려했던 비대면 수업, 과연 학생만족도는? (2020년 ver.)
지난 12월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하여 대한민국으로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는 발생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확산되는 추세이다. 현재 일별 확진자 수는 100명을 넘어섰으며 지금까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누적 확진자 수는 2020년 11월 11일 수요일 현재 27,653명으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는 485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더 이상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시행하여 확산을 막고자 하였다. 초반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시행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신천지 집단감염, 이태원 집단감염, 광화문 집회집단감염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아 일어난 코로나바이러스의 집단 확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를 잠식시키는 것이 쉽지 않게 되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 보다 높은 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여 PC방, 노래방 등의 오락시설, 실내체육시설 운영을 금지시키고 식당과 카페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문을 닫거나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도록 하였다.
또한 많게는 1,0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에 또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 감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학교 또한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학생들의 외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비대면 수업을 중심으로 운영하였고 최근에는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권고에 따라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을 혼합하는 대신 전국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는 학년별로 등교할 날짜를 정하여 학생들 간의 접촉을 최소화시켰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됨에 따라 초중고생은 대면수업을 실시하고있다. 대면 수업이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학교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완벽하게 진정될 때까지는 비대면 강의를 중심으로 한 혼합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시작된 비대면 수업에 시행 초기에는 “대면 수업보다는 학습의 질이 떨어질 것 같다”, “제대로 된 학생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라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비대면 수업이 꽤 오랫동안 진행되었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생각보다 꽤 높아 보였다. 그래서 비대면 수업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를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그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학부모를 인터뷰해보았다.
▶ 초등학생
- 전라남도 순천시 소재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류미O 군.
“친구들이랑 같이 공부하고 싶어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류미O 군은 비대면 수업에 대해 “수업 시간이 짧아서 좋아요! 그런데 친구들하고 같이 안 하니까 재미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류미O 군의 비대면 수업은 대부분이 30분 이내로 진행된다고 한다. 다른 고학년에 비해 비교적 집중력이 떨어지는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비대면 수업은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학습하기에 알맞은 학습 형태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류미O 군은 대면 수업일 때 학급 친구들과 함께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학습했던 그룹협동학습을 비대면 수업에서는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비대면 수업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그룹협동학습은 학습자가 지식을 습득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그룹협동학습에 의한 수학과 수업이 학생들의 내적동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소그룹협동학습에 의한 수업 활동은 학생들로 하여금 지식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도록 강요하는 전통적 강의식 수업과 달리 능동적인 사고를 통해 지식을 재구성하도록 하며 학생들은 문제에 대한 호기심, 완성감, 내적성향과 같은 내적동기가 강하게 유발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배인숙, 「소그룹협동학습이 학업성취도와 내적동기에 미치는 영향 -고등학교 확률 및 통계 단원을 중심으로-」,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2004, vii) 이처럼 비대면 수업에서는 그룹협동학습과 같이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수업방식이 주는 긍정적인 면은 어쩔 수 없이 놓치게 되면서 아쉬운 부분이 생기는 것이다.
▶ 중학생
- 전라남도 나주시 소재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서희O 양.
“몇몇 수업은 인터넷 강의 듣는 게 끝이에요. 집에서는 집중하기가 어려워요.”
사실 서희O양이 언급한 것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우려했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것. 동영상 강의가 무작정 나쁜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학생의 수준과 상황에 맞는 선생님의 탄력성 있는 강의를 기대했던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이 인터넷 강의를 시청하는 것으로 대체되는 것에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안정감을 주는 집에서 학습 외에도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는 전자기기를 가지고 학습이 이루어지는 비대면 수업이기에 대면 수업보다 비대면 수업 일 때에 다른 요소들에 방해가 되어 집중하기가 힘든 것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주대학교 대학원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학습활동은 교육적으로 모두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볼 수 없다. 사이버 학습활동은 학교와 같이 물리적 통제 여과기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교육적 중재가 어렵다. 따라서 웹 기반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교육적으로 반드시 의미 있게 참여했다고 볼 수 없다.’ (양원석, 「온라인 수학 수업의 고등학교 수학 학습 효과성 분석-실시간 쌍방향 수업 중심으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원, 2020, 10p-11p) 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처럼 온전히 학습에 학생들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통제할 만한 수단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비대면 수업은 대면 수업보다 학습의 의미가 떨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 고등학생
- 전라남도 나주시 소재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안지O 양.
“이제 컨디션 조절도 해야 하는 고등학생이라 코로나 때문에 학교 가기가 조금 두려웠는데 그런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었어요.”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인 안지O 양은 6월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학급 친구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실제 개학일은 3월이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비대면 수업으로 수업을 들었으며 6월이 되어서야 대면 수업을 위한 등교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심해질때면 학교의 방침에 따라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혼합하여 들었다. 안지O 양은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되었기에 이제부터라도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많이 긴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지O양은 일시적으로 비대면 수업이 확정되면서 그런 걱정은 잊어버리고 공부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실제로 2021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기도 했는데 비대면 수업은 이와 같이 시험을 앞둔 학생들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걱정과 같은 심리적 부담감을 조금은 덜어준 셈이며 실제로 좁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학교에서 자칫하면 발생할 집단감염을 예방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선생님들이 대면 수업을 진행할 때보다 비대면 수업을 진행할 때에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자기 주도형 수업이나 과제를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학생이 자기주도형 공부습관을 들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이었다.
▶ 대학생
광주광역시 소재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아O 씨.
“대면 수업일 때보다 비대면 수업일 때 더 많은 과제가 있지만 수업에 더 많이 참여하고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동적인 학생이 된 것 같아요.”
광주광역시의 모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아O씨는 비대면 수업에 굉장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평소에 부끄러움이 많아 대면 수업 중 교수님에게 궁금한 점이 있어도 직접 담당 교수님을 찾아가거나 수업 중 질문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비대면 강의에서는 교수님이 직접 학습 관리시스템에서 수강생들을 관리하기 때문에 댓글이나 쪽지로 질문을 하고 피드백을 받는 부분이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비대면 수업을 위한 수강생 관리 시스템을 이용함으로써 강의자료, 과제물 제출 관리 등을 통해 수강생과 소통함으로써 수강생들에게 많은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김아0씨는 녹화 영상으로 진행되는 강의인 경우 수강생 학습관리 시스템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원하는 부분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편리하며 비대면 수업이 실제로 시행되기 전 가장 많이 우려했던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의 실제적인 수업의 질 차이는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이었다. 분명 대면 수업일 때보다 비대면 수업일 때 많은 과제가 있지만 반복되는 과제 해결 과정에서 학습한 내용을 복습하고 적용하면서 학습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느낌과 능동적인 학습 참여를 통해 전공에 대한 지식이 심화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대학교라는 장소는 좁게는 다른 동네, 넓게는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므로 비교적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김아O 씨는 대학교에서 일시적으로라도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어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안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로 다른 지역의 학교에 재학 중이며 서로 다른 전공을 공부 중인 대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인 21명이 통학 시간 감소, 자습시간 증가, 반복해서 강의 학습 가능 등을 이유로 비대면 수업에 만족한다고 답하였고, 30%인 9명은 실습 불가능으로 인한 수업 흥미도 하락, 집중력 저하 등을 이유로 비대면 강의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 비대면 수업을 듣는 세 자녀를 둔 학부모 박선O 씨.
“출근하고 나면 자녀들이 수업을 잘 듣고 있는지, 몰래 게임하는 건 아닌지...”
비대면 수업을 듣는 세 자녀를 둔 학부모 박선O 씨는 자신이 출근을 하면 자녀들이 비대면 수업을 잘 하고 있는지 걱정이다. 아무래도 컴퓨터,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비대면 수업이기에 자신이 출근을 하고 나면 그것들을 통제해 줄 사람이 없어지는데 혹시 이러한 것들이 자녀들의 학습에 방해가 되지 않는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자신의 자녀들이 비대면 수업을 하는 것을 보면 교사들이 학생들이 수업 외에도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여 자녀들이 외부 요소에 방해받을 시간이 현저히 줄어든 것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자녀들이 과제를 수행하며 성취감을 느끼고 어느 시간에 어떤 학습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기 주도형 학습 체계가 서서히 잡히는 것을 보면서 학부모로써 비대면 수업에 꽤 만족하고 있다는 의견이었다.
2020년 중반기까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학생도, 학부모도, 교사에게도 낯선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었으며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실시에 따라 대부분의 학교들이 대면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대면수업이 실시되고 비대면수업의 비율이 현저하게 줄어든 시점이지만 비대면 수업이 다시 시행될 지도 모를 앞으로의 비상상황을 대비하여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잃게 되는 것들을 잘 파악하고 그것들을 보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후에 제공될 비대면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더 높은 질의 학습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