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백서 - 과연 편의점은 할 만한 사업인가?
요즈음 갑자기 오른 듯이 느껴지는 최저 시급 때문에 여기저기 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갑자기 발생한 현상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적어도 편의점 분야에서는 갑자기 발생한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어느 글로벌 브랜드의 편의점을 운영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건물주와의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폐점을 했습니다만, 폐점 이후에 냉정하게 편의점 사업을 관찰한 결과는 아주 참담합니다. 다음은 2014년 가을에 썼던 글입니다. 최저 시급이 지금보다 한참 낮은 시점이지만, 그래도 참고는 가능할 듯 합니다.
지난 5년간을 되돌아보는 의미에서 편의점에 대해 경험한 것들과 고찰한 것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두서없이 적는 글이라 그다지 재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편의점 창업에 관심이 있는 지인들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정도의 질은 확보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편의점에 관한 몇 가지 편견들
1.1.편의점은 뜨내기 장사다.
편의점은 절대로 뜨내기 장사가 아닙니다.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 편의점 매출의 80% 이상은 단골에게서 나옵니다. 물론 여기에서 단골이라는 개념은 한 달에 10회 이상 매장에 입점하는 고객을 지칭하는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편의점의 단골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유지되는 것일까요?
일단 단골 형성에 관해서는 너무나 다양한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형성된 단골은 어떻게 유지될까요? 해답은 동선에 있습니다. 동선이라는 것은 일상생활을 할 때 자연스럽게 또는 무의식적으로 지나다니는 정형화된 길을 의미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이 결정된 동선은 너무나 익숙한 것이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편의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집 근처든 회사 근처든 전철역이나 버스 정류장 근처든 한번 들르기 시작한 편의점은 바뀌지 않습니다. 결국 편의점은 단골 관리에 의해서 매출이 발생하고 유지되는 것입니다.
1.2. 편의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이다.
흔히들 생각하기에 장사는 목이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사와 마찬가지로 편의점도 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80%는 무엇일까요? 바로 점주의 노력입니다. 물론 점주의 성향에 따라서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판매기법과 관리기법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이것을 약간 세분화한 것이 ( 브랜드에 따라서 약간의 용어 차이는 있지만 ) 편의점 운영 5대 원칙입니다. <친절, 청결, 상품구색, 선도관리, 진열관리 >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중에서 편의점 체인들이 가장 강조하는 것이 친절입니다만, 저는 친절보다는 관리적인 차원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친절은 어차피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보다 더 어려운 부분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출점 전에 3박 4일짜리 합숙 교육( 이론 교육 )과 4일짜리 점포 실습 교육이 있고, 개점 후 일주일간 지원 점장이 파견되기는 합니다만, 이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접근입니다. 편의점 점주의 80% 이상이 편의점 시스템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적절할 것입니다. 그래서 본사에서는 더더욱 친절만을 강조합니다.
1.3. 편의점은 한가한 직업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편의점의 상황은 대부분 한가하게 TV를 보고 있거나 책을 읽고 있거나 또는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하다가 손님이 오면 계산만 하고 보내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편의점은 아주 한가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편의점은 한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편의점은 아주 한가합니다. 편의점의 기본적인 업무는 하루 2번 배송되는 푸드 진열, 하루 한번 배송되는 유제품, 냉장 식품, 냉동식품, 아이스크림, 기타 상온 상품 진열, 수시 보충 진열, 매장 바닥 청소 등으로 요약 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매출이 많은 매장이라도 이 일일 업무를 전부 수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세 시간을 넘지 않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한 마디로 놀다가 손님이 오면 계산만 해 주면 되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평가 점수 상위권 또는 매출 상위권의 점포는 이러한 업무에 몇 가지 업무가 더해집니다. 일단 매장 내 업무로 매대 정리 및 청소 업무가 생깁니다. 매대의 일정 부분을 정해서 물건 전체를 들어내고 매대를 청소한 다음 다시 진열을 합니다.
여기에 창고 및 음료 냉장고 정리 업무가 더해집니다. 창고 안의 선반과 음료 냉장고 내의 선반을 정리하는 업무입니다. 일단 고객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 업무부터는 소흘해지기 쉽습니다. 편의점 관계자들끼리 하는 말 중에 <어느 매장의 수준을 알려면 백룸을 보면 된다 > 하는 말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이러한 특성을 드러내는 말입니다.
여기까지가 각 근무자들이 매일 해야 하는 업무이고, 다음부터는 점주 고유의 업무가 있습니다.
일일업무는 직원 근태 관리, 발주 관리, 재고 실사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발주 관리입니다. 발주는 아주 간단히 하면 한 시간이면 끝납니다. 그런데, 약간 정밀하게 가면 한 없이 시간이 걸립니다. 발주를 할 때 그저 기계적으로 하면 한 시간 입니다만,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고려하면서 발주를 하면 시간이 한 없이 늘어납니다.
요일별 매출 현황, 4주간 동요일 매출, 날씨별 매출, 기온에 따른 매출 변화, 판매량 변화에 따른 단품별 적정 재고 설정 등.
점주의 주간 업무는 신상품 파악, 발주 및 시식, 계절 반품 상품 파악 및 반품 실행, 직배 검품 및 반품, 주간 매출 동향 파악, 표준 진열안 검토 및 분석, 전년도 동주간 매출 분석 등입니다.
여기까지만 나열해도 점주가 해야 할 업무가 엄청난 것처럼 보입니다만, 월별 업무가 또 있습니다. 전년도 동월 매출 분석, 월별 표준 진열안 검토 및 분석, 요일별 매출 현황 분석, 행사 매대 교체, 특수 진열대 교체 등입니다.
이걸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분기별 업무가 또 있습니다. 계절별 매출 및 진열안 분석, 계절 특화형 진열대 교체, 전체 진열 변경 작업, 전체 가격표 교체 작업, 계절별 재고 변경 작업 등입니다.
이상과 같은 업무를 전부 다 수행하면, 그야말로 24시간이 부족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매일매일의 물건 정리와 바닥 청소를 제외하면 즉각적으로 눈에 띄는 업무가 없습니다.
결국 편의점은 엄청나게 바쁠 수도 있고, 엄청나게 한가할 수도 있습니다.
1.4. 편의점은 열심히 일해서 본사 좋은 일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편의점의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이 두 가지의 상반된 견해가 모두 타당성을 갖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편의점의 기본 수익 구조는 이익을 점주 65%, 본사 35%의 구조로 나누는 구조입니다. 기본적으로 여기에서 불만이 생깁니다. 본사가 하는 일 없이 그냥 이익을 가져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본사가 지불하는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테리어( 일반 인테리어 및 장비 ) 감가 상각, 물류 비용, 행사 기획 및 조직 운영 비용, 기타 지원 비용 등입니다. 이러한 비용을 감안해서 손익 분기점이 넘는다고 판단이 되면 출점 승인을 해주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출점 승인을 해 주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본사의 입장에서는 35%의 이익 배분율 내에서 이러한 비용을 전부 충당하는 구조입니다.
점주는 자신이 노력해서 올린 매출의 이익 중 65%를 가져가는 아주 간단한 구조입니다. 그저 노력한 만큼 월급을 받으면 되는 것입니다.
- 편의점의 수익 구조
전술한 바와 같이 편의점의 기본 수익 구조는 매출 이익분에 대한 배분입니다. 여기에서 약간 복잡한 논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각 매장마다 배분율 적용이 모두 다르고, 기타 고정 장려금이나 지원 금액 적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한 내용은 따로 다루기로 하고, 일단은 가장 간단한 내용을 적용해서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편의점의 수익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점주와 본사의 손익 분기점일 것입니다. 본사와 점주가 부담하는 비용 구조에 대해서는 일단 위에서 다루었으니까 생략하기로 하고,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본사와 점주의 손익 분기점은 차이가 엄청나게 큽니다.
20평 표준형 점포의 경우 본사의 손익 분기점은 대략 일판 50만원에서 55만원 정도가 됩니다. 매장이 작으면 손익 분기점은 약간 더 낮아지고, 매장이 커지면 손익 분기점은 더 커집니다.
점주의 손익 분기점은 다음과 같이 계산을 하면 됩니다. ( 20평, 임대료 100만원( 부가세 별도 ), 2014년 최저 시급 적용 )
정산금 : 순매출( 부가세 별도 ) * 25%( Gp율 ) * 65%( 수익 배분율 ) - 영업 비용 + 본사 지원금
조수익 : 정산금 – 임대료 – 인건비
각각의 항목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순매출 : 총매출에서 부가세를 뺀 금액 ( 총 매출 / 1.1 )
GP 율 : 마진율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산출 공식은 ( 순매출 – 원가 ) / 순매출 * 100 입니다. 예를 들자면 담배 한갑의 마진율은 ( 2500 – 2250 ) / 2500 * 100 = 10% 가 됩니다. 위의 산출 식에서 GP를 25%로 잡은 이유는 우리 나라의 편의점 평균 GP가 24%이고, 지방 상권의 GP가 약간 높기 때문입니다. 물론 편의점 3사에서 샘플로 제공하는 자료는 대부분 GP율이 30% 또는 31%로 계산되어 있습니다만, 정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6%를 넘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익 배분율 : 순매출 * GP율의 결과를 배분율에 따라서 나누는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배분율인 65%를 적용했습니다만, 이 배분율은 점포마다 전부 다릅니다.
영업비용 : 점포 운영을 할 때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전기료, 폐기 비용, 통신료, 소모품 비용, 신용카드 수수료, 점포 유지 보수 비용 등입니다.
본사 지원금 : 전기료 지원( 50% ), 폐기 비용 지원( 기본 20% ), 카드 수수료 지원 ( 배분율 ), 진열 지원금( 담배 광고비 ), 기타 지원금( 매장 운영방식 및 계약 조건에 따라 상이함 )
임대료 : 계산의 편의에 따라 100만원으로 설정
인건비 : 2014년 최저 시급 5410원, 심야 및 주말 8120원( 5410 * 1.5 ) 적용, 퇴직금 및 만근 수당은 미적용, 본사 직영점 제외하고 최저 시급 적용하는 점포는 거의 전무함
이제 편안하게 점주의 입장에서의 손익 분기점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일판 100만원의 경우
정산금 : 1,000,000 * 30( 한달 30일 계산 ) = 30,000,000( 순매출 ) * 25%(GP 율 ) = 7,500,000 * 65%( 배분율 ) = 4,875,000 – 2,000,000( 영업 비용 ) = 2,875,000 + 1,300,000( 본사 지원금 ) = 4,175,000 ## 영업 비용은 미니멈 적용, 본사 지원은 맥시멈 적용
조수익 : 4,175,000 – 1,000,000( 임대료 ) = 3,175,000 – 2,424,640( 인건비, 주중 8시간 낮 타임, 주말 풀타임 적용 ) = 750,360
순수익 : 조수익 – 금융비용, 세금, 기타
일판 150 만원의 경우
정산금 : 1,500,000 * 30 = 45,000,000 * 25% = 11,250,000 * 65% = 7,312,500 – 2,500,000 = 4,812,500 + 1,500,000 = 6,312,500
조수익 : 6,312,500 – 1,000,000 = 5,312,500 – 2,424,640 = 2,887,860
순수익 : 조수익 – 금융비용, 세금, 기타
일판 200만원 이상 점포는 대부분 5년차 또는 10년차 재계약이 완료되어 특수 조건으로 계약된 점포이기 때문에 제외합니다. 친분이 있는 점포 중에 정산 내역을 아는 점포가 두개 있어서 대략 얼마 정도의 정산금이 나오는지는 알고 있지만, 이 글에서는 비공개로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대략의 수익 구조를 계산해 보았습니다. 점주 본인의 손익 분기점은 각자 알아서 계산하시면 될 듯 합니다. 왜냐하면 점주 개개인의 상황이 전부 다르기 때문입니다.
- 현재 우리 나라의 편의점 경영 환경
위에서 편의점의 수익 구조를 간략하게 계산해 보았습니다. 그다지 매력이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그런데, 2010년 이후로 더더욱 매력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2010년 기준으로 세븐일레븐의 평균 일 매출은 130만원 선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편의점의 매출은 별다른 요인이 없는 경우 매년 5%에서 10% 정도씩 상승했습니다. 왜냐하면 매년 물가가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븐일레븐의 평균 매출은 2010년을 정점으로 매년 전년 대비 90% 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3.1. 2010년 세븐일레븐 – 바이더웨이 합병 이후의 난개발
2010년 하반기, 세븐일레븐이 바이더웨이를 인수 합병 했습니다. 그러자 2강( 패밀리마트, GS25 ), 그리고 3중(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미니스톱 )의 구조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오던 구조가 1강( 패밀리마트 ), 2중( GS25, 세븐일레븐 ), 1약( 미니스톱 )또는 3강( 패밀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 그리고 나머지 떨거지의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문제는 2011년 초부터 GS25와 세븐일레븐 사이의 2위 경쟁이 격화 되었다는 것입니다. 2010년 10월 여주, 이천 지역을 통틀어서 86개가 있던 편의점이 2011년 말에는 무려 170개로 늘어났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늘어난 대부분의 점포가 GS25와 세븐일레븐 입니다. 게다가 2012년 부터는 이러한 경쟁에 CU( 구 패밀리마트 )도 함께 뛰어들었습니다. 수년간 유지해 오던 부동의 1위 자리가 흔들리면서 위기를 느낀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재는 거의 모든 상권에서 편의점은 과포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 난개발의 원인이 바로 본사의 손익 분기점과 점주의 손익 분기점의 차이입니다.
3.2. 각 체인의 인력 및 시스템 미비
이러한 난개발은 직접적으로는 점포의 과포화 상태를 가져왔습니다. 물론 지방은 서울 등 대도시 보다는 상황이 좋습니다만, 난개발의 간접적인 영향은 똑같이 받게 되었습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점주들에게 다가온 것은 경영지도원( 이하 FC( Field Consultant )) 의 자질 하락과 물류 및 AS 시스템의 질적 하락입니다.
FC는 점주와 본사의 고리 역할을 하는 직원입니다. 점주로서는 본사와의 만남의 시작입니다. 또한 점주 스스로 해결하기 힘든 여러가지 문제나 점주 스스로 실행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상담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입니다. 실질적으로 초보 점주의 경우, FC 의존도가 90%가 넘어간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 또한 FC를 아이디어 뱅크로 활용했습니다. 제 매장에 새로 부임하는 FC에게 항상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나 나름대로 매일 매장을 연구하고 이런저런 구상을 하지만, 내 매장은 나한테 너무나 익숙한 매장이고, 다른 매장을 다닐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그러니까 매장 운영 및 관리의 전문가 입장에서 매출을 끌어올릴 여지를 만들어 달라. 새로운 눈으로 내 매장을 관찰하고 매출을 올리는 데에 도움을 달라.>
매장 수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FC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FC의 질적 하락이 급격하게 진행되었습니다. 2010년 이전에는 영업직으로 지원하는 인력은 일단 인턴 6개월, 부점장 6개월, 점장 3년 즉 4년간의 점포 근무를 끝내고 FC로 현장에 투입되었습 니다. 4년간의 점포 근무, 그 중 3년간의 점장 근무를 통해서 점포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인 매출과 근무 인원 확보, 그리고 발주 관리를 충분히 경험하고 현장에 투입된 것입니다. 그렇기에 점주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제대로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FC가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1년 이후에 이러한 FC들의 자질이 극적으로 떨어졌습니다. 그저 6개월 간의 인턴 기간이 끝나고 바로 현장에 투입된 것입니다. 당연히 점주들과의 소통은 전혀 안되고, 점포 운영이나 경영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점주들이 원하는 활동 또는 실질적으로 점포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결국 점주들은 어떤 종류의 지원도 없이 점포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점포수의 급격한 증가는 물류 시스템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물류 배송 시간이 전체적으로 늦어진 것입니다. 특히 삼각김밥으로 대표되는 푸드류의 경우는 상태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현재 푸드는 유통 기한이 36 시간이고, 하루에 두 번 배송, 두 번 폐기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배송이 이루어지던 시절에는 매장 내 유통 기한이 대략 20 시간에서 22 시간이 확보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대략 18 시간에서 20 시간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만큼 매장에 입고되는 시간이 늦어진 것입니다. 또한 폐기 등록을 한 이후에 배송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폐기 등록 이후 배송이 될 때까지 푸드 없이 장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 편의점 입지 및 계약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아마도 편의점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졌을 듯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편의점에 관심이 있다고 고집을 부리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 나름대로 정리한 향후 우이 나라에서 편의점 오픈이 가능한 입지, 그리고 본사와의 계약을 유리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4.1. 편의점 입지
편의점의 시작은 1907년 미국의 한 냉동 회사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물류 시스템의 활용해서 미국의 마을마다 있는 만물상인 드럭 스토어를 프렌차이즈화 한 것입니다. 프랜차이즈 답게 통일적으로 아침 7시에 문을 열어서 밤 11시까지 영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7 – 11 로 정했습니다. 이러한 편의점이 일본을 거쳐서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동안에 현재의 모습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우리 나라의 편의점 체인들이 생각하는 편의점의 입지는 대도시 지역 주택가의 수퍼마켓입니다. 최우선적으로 그것들을 대상으로 작업을 하고, 실패하면 인근에 편의점을 오픈합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진 수퍼마켓이 편의점으로 바꿉니다. 그리고 두가지 간판이 걸린 상권에는 예외없이 나머지 한가지의 간판이 걸립니다. 결론적으로 하나의 수퍼마켓이 차지하고 있던 상권을 편의점 세 개가 입점해서 상권을 나누게 됩니다. 오피스가나 전철 역세권, 또는 유흥 상권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식의 진행에 의해서 대도시의 상권은 이미 과포화 상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편의점의 최초의 형태로 눈을 돌리면 아직도 개척되지 않은 시장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제대로 된 소매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인구 3000명 내외의 면 단위 상권입니다. 평균적으로 인구 1명당 하루 500원의 매출이 나온다고 계산하면 됩니다만, 그 지역의 경제 상황에 따라서 약간씩의 차이가 있습니다. 즉, 돈이 많은 지역은 매출이 많이 나오고, 돈이없는 지역은 매출이 덜 나온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제가 사용했던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개별적인 논의 크기와 논의 모양입니다. 논의 크기가 크고 모양이 네모 반듯하면 구매력이 있는 지역입니다. 둘째, 집의 모양입니다. 돈을 들이지 않고 지은 수십년된 집들만 있는 지역과 제대로 돈을 들여서 지은 집들이 모여있는 지역은 당연히 구매력에도 차이가 납니다. 마지막으로 평일 낮에 집 앞에 세워져 있는 차가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입니다.
이러한 지역을 먼저 찾은 다음에 해야 할 작업은 주차가 가장 쉬운 40평 이상의 매장 자리를 찾는 것입니다. 굳이 면 소재지의 한 가운데에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어차피 면 소재지에 거주하는 사람의 수는 그다지 없고 면 소재지 중앙에 있는 편의점에 걸어갈 정도의 거리에 거주하는 사람의 수는 더더욱 없기 때문입니다. 40평 이상의 면적이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면 단위에는 40평 정도가 가장 큰 건물입니다. 따라서 비슷한 규모의 경쟁점이 들어올 여지가 봉쇄됩니다. 다음으로 ( 이것이 더욱 중요한 이유인데 ) 그 상권의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재화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40평 이상의 면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편의점 이용 경험이 그다지 없는 주민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구색입니다.< 그 집에 가면 뭐든지 다 있어 >라는 인식이 확실하게 심어지면 계속해서 승승장구할 수 있고, <어차피 그 집에 가 봐야 없을거야 >라는 인식이 심어지면 중도 폐점할 수 밖에 없습니다.
4.2. 편의점 계약
앞서 언급한 대로 편의점은 점포마다 본사와의 계약 조건이 다릅니다. 저 역시 두 개의 매장이 계약 조건이 달랐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을 하면 좋은 조건의 계약을 할 수 있을지에 관한 고민이 생깁니다.
방법은 기존 점주를 중간에 세워서 영업 부서를 통해 계약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점주도 아무나 개입시키면 안 됩니다. 두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젊고 진취적인 점주가 가장 적합합니다. 일단 다점포 운영을 해 본 점주는 두 번 이상의 계약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본사와의 협상이 가능한 정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을 살짝 넘나들면서 가장 좋은 조건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영업 부서는 일선에서 활동하는 FC를 비롯해서 점포 운영에 관한 노우하우가 있기 때문에 어떤 것들을 지원해야 실질적으로 점포에 도움이 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면, 개발팀과 계약을 하는 경우에 기본적으로 점포에 제공되는 계약 조건은 배분율 65%, 테라스 공사, 어닝 설치, 에어커튼 설치 등입니다. 영업팀과 계약을 하는 경우에는 배분율 69% + 알파, 어닝 설치, 에어 커튼 설치, 푸드 폐기 지원 추가, 고정 장려금 약간, HQI 설치 등입니다.
세븐 일레븐의 경우 2012년 이후에 오픈한 매장에는 거의 전부 목재 테라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아예 없습니다. 에어 커튼의 경우는 개발팀이든 영업팀이든 설치가 되는데, 설치 위치가 다릅니다. 개발팀은 에어 커튼이 날파리를 쫗는 용도의 기계라고 생각하고 출입문 바깥에 설치를 합니다. 매출에 대한 영향은 아주 지대합니다. 저는 특히 여름철에 에어 커튼이 바깥쪽에 설치되어 있는 매장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뜨거운 바람과 날벌레를 제 머리통과 어깨로 쏘아대는 매장은 그 자체로 불친절한 매장이기 때문입니다. 영업팀은 에어 커튼이 냉난방 보조 장치라고 생각하고 출입문 안쪽에 설치합니다. 백화점 등 대형 쇼핑 센터에 이런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는데, 출입문 바로 위쪽에서 시원한 공기( 여름철 ) 또는 따뜻한 공기( 겨울철 )를 쏘아줌으로써 냉기나 온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에 쾌적함을 배가시켜 줍니다( 요즈음의 대형 건물들은 대부분 회전문을 채용하기 때문에 에어 커튼을 설치하지 않습니다 ). 전기료 절감 효과 확실합니다. 매출에도 플러스 요인이 상당합니다.
- 결어
지난 5년간 편의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한 입장에서 현재의 우리나라 편의점 업계는 걸러내기 단계가 되었다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5년 정도의 시간 동안에 걸러내기가 완료된 이후에 새로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입니다. 한 마디로 향후 5년간은 시장 진입이 극히 어려운 레드 오션 입니다.
그래도 편의점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편의점은 더 이상 소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매장의 대형화, 지방화가 유일한 대안인 현재 상황, 그리고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 매장을 임대하기 위한 임대료 부담, 보수적이고 편의점 이용 경험이 없는 지방 상권에서 매출이 안정되기까지의 적자 부담이 고스란히 창업 비용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들지 않는다면 위 4장의 내용에 따라 창업하시면 됩니다. 또는 저에게 조언을 요청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확실하게 편의점 창업 의지를 꺾어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5년 간은 편의점 창업에 대한 관심을 끄시기를 바랍니다.
Amante De Solve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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