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블럭체인을 통한 금융산업의 혁명....? 이게 항상 좋기만 한 것만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시골사람입니다.
블럭체인의 기술과 암호화폐의 기술을 이용하면 금융산업에 일대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맞는 말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거래자간의 중간 유통망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는 것에서 그러하고
또한 그 거래를 항상 기록한 상태로 놔두니 언제든 확인이 가능하죠.
따라서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고 중간에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사실상 신문이나 매체를 통해서 누구나 듣는 소리죠. 소위 FinTech라고 말하는 분야에서 블럭체인이 그 역할을 다 할 경우 위와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고 또한 그것이 금융산업 전체를 바꿀 수 있다라고 합니다.
장미빛이죠. 사실 우리는 인터넷과 관련된 과거의 이상론적 주장에 비추어 볼 때, 어느 정도 까지는 장미빛에 도달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정확히 말하자면, 완전히 파릇파릇한 장미는 아닙니다. 벌래도 붙었고 흙탕물도 튀어 있는 상태입니다. 한마디로 신기술이 나왔을 때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곳까지는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그 언저리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럼, 블럭체인을 이용한 기술이 정말 완전히 금융산업의 큰 구조조정을 가져올 것이고 정말로 모든 것을 바꿔 버릴 수 있을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현재의 체재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현재 무엇이 문제이고 이것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알아야 정말 블럭체인의 이상적인 높이에 다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읽고 또 읽고 있는 책이 한권 있습니다. "Blockchain and the Law"라는 책인데요. 이 책의 일부를 한번 전해드릴께요.
지난 2015년 10월인가요...? Overstock.com의 주식거래방식이 일단의 파란을 가져왔습니다. 블럭체인과 암호화폐에 관하여 오랫동안 추적해오신 분들이라면 이 이야기를 아시겠지만, 2017년 이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셨다면, 처음 듣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당시 오버스탁이라는 회사의 CEO인 Patrick Byrne은 좀 앞서간 사람입니다. Clique Fund라는 해지펀드사는 약 $10밀리언 정도의 돈으로 주식을 거래했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오버스탁이 만든 블럭체인을 이용했죠. 이 회사는 Dow Jones Industrial Average에 있는 30가지의 주식을 거래했는데, 이 주식들을 오버스탁이 만든 블럭체인을 이용하여 P2P로 거래한 것입니다. 중간의 어떠한 브로커-딜러의 손을 빌린 것도 아니고, 거래 은행이나 심지어 주식시장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유가증권이나 파생상품을 거래할 때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Confirmation이라는 단계, Clearance라는 단계 그리고 Settlement라는 3단계를 거쳐야 하죠.
기본적으로 당사자들이 거래계약을 맺게 되면 이 계약이 확정됩니다. 이게 Confirmation입니다. 이를 통해 양측의 권리와 의무가 서로 오고가죠. 이게 Clearance이구요. 이 두단계를 거치게 되면 유가증권과 파생상품은 서로 다른 settlement의 길을 걷게 됩니다. 유가증권의 경우 판매자가 해당 유가증권의 소유권을 전달하고 그리고 그 댓가를 지불받으면서 확정됩니다. 반면, 쌀, 소금, 원유, 금, 은 등등과 같은 상품의 경우 금융증서, 관련 서류 또는 실질적으로 해당상품을 전달하면서 Clearance와 Settlement라는 단계를 마치게 됩니다.
자....이 최소한으로 본 3단계에는 관련된 사람들과 직종이 수없이 붙게 되어 있습니다. 브로커-딜러는 고객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짜고, 다른 금융기관과 일을 하고, 파생상품의 경우 "중앙거래당사자"(Central Counterparties: CCPs)라는 애들과 협업을 해야 이 3단계의 거래를 모두 마칠 수 있습니다. "중앙거래당사자"이라는 용어는 해당분야의 용어인데요 "CCP는 증권거래 계약의 매도자에 대해 매수자 역할을, 매수자에 대해서는 매도자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다"라고 설명하네요. 출처는 한국은행입니다.
계속 이야기를 해보죠.
기본적으로 모든 유가증권과 파생상품은 중앙집중화되어 있습니다. 중앙집중화된 거래소와 당사자들로 이루어져 있죠. 우리가 아는 한국증권거래소나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시카고선물거래소 등등은 모두 중앙집중된 거래소와 당사자입니다.
이들의 역할이야 거래법을 정하고 어떻게 거래할 것인지를 결정하죠.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래나 시장의 정보가 집중되는 곳입니다. 핵심이죠.
이들은 단지 거래와 정보의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clearance라는 일만 담당하는 clearinghouse와 서로 면밀하게 일을 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Clearinghouse라는 곳은 소속된 멤버들이 있는데, 이들 멤버들로부터 담보를 받아두고 그들의 돈을 받아서 지불보장을 담당합니다. 그래서 멤버들중에 누구라도 채무불이행을 하게되더라도 지불을 확보하게 되죠. 이 단계는 특히 우리나라 말로 경개 (更改 또는 갱개: Novation)이라고 합니다. 채무불이행시 계약의 일부나 전부를 변경해서라도 지불을 확보하려는 것 같습니다.
각 거래소와 중앙거래당사자는 서로 밀접하게 일하면서 그 '원장'을 서로 보관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거래소는 다시 금융기업들과 또 가깝게 보내죠. 그래서 위에서 간단하게만 보았던 3단계의 거래 서로 붙고 붙어서 덩치가 커지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허나, 모든 주식이나 파생상품이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셨죠? OTC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들은 위의 거래소나 각종 기관들과는 달리 좀 느슨하게 운영됩니다. 주로 딜러들과 함께 이루어가는 시장이죠. 그러다보니 투명성이 좀 덜하고 중앙화된 거래소에 비해 관련 적용법이 좀 적은 편입니다. 또한 공공연히 드러나는 시장도 아니고 중앙에서 운영하는 곳과는 달리 정보가 통제되고 있지 않죠.
여기까지가 느슨하게 설명할 수 있는 현재의 유가증권시장과 파생상품시장의 흐름입니다.
좀 부족하긴 하지만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이런 시장들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중앙화된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우리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단 하루만에 모든 것이 완성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 스마트폰의 앱 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손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위의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사실상 내가 오늘 주식을 사거나 팔아도 실질적으로 완전히 settlement단계를 거치는 것은 미국의 경우 최대 3일까지 걸립니다. 거래의 대상은 반드시 내가 거래하는 브로커-딜러의 양측의 손을 거쳐야 하고, 중앙거래소를 거쳐야 하고 이들은 다시 금융기관을 거쳐야 하고, 금융기관은 다시 자신들의 중앙본부를 거쳐야 하고, 실질적으로 주식을 보관하고 있는 보관소 (Depository Trust and Clearing Corporation 'DTCC')라는 것을 거쳐야 비로소 내가 판 주식이 누군가의 손에, 또는 내가 구입한 주식이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이죠. 스마트폰을 보면 절대 그렇게 느껴지지 않지만요.
게다가, 각 단계에서 실수라는 것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물론 개미투자자의 경우, 그들의 거래야 어느 정도 참아줄 수 있을 정도로 넘어가는 실수가 있겠지만, 대규모로 거래하는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한번의 실수는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금융산업 전체가 흔들거릴 수 있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OTC시장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중앙화된 거래소는 3일이나 걸린다고 했지만, OTC의 경우, 그 계약이 완료될 때까지 몇달이 걸릴 수도 있고 몇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거래 상대방에게 큰 리스크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리스크를 어느정도 감경하기 위해 마진거래같은 것을 하죠. 시기에 따라, 환경에 따라 거래를 조금씩 변경해가면서 거래를 마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OTC시장의 문제점인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대로 리스크로 이어집니다.
즉, 거래 자체가 거래 당사자 둘만 서로 교섭하고, 둘만 거래계약을 맺고 그러다보니 언제 무슨 일이 발생할지 서로 예측도 못하고 거래의 전체 그림을 그리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일방 당사자가 계약을 위반하게 되면 그 자체가 시장전체를 흔들 수도 있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실제 이런 일이 발생했죠. 바로 2007년과 2008년에 있었던 사태가 바로 OTC 각 시장에서 발생한 문제가 하나 둘씩 연결되어가면서 터지기 시작하자 전체 금융시장이 흔들리게 된 것입니다. 그 이름만 들어서는 알 수 없던 Sub-Prime Mortgage라는 것이 그 원흉이죠.
OTC시장은 거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되면 이웃집 개가 싼 똥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OTC시장이라는 애들은 뭐든 다 거래한다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중에는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회사가 대규모자본을 빌릴 때는 한 은행이 이를 담당하지 않아요. 주로 여러 은행들이 돈을 모아서 만든 풀(pool)에서 돈을 빌려주죠. 이를 협조융자(syndicated loan)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은행들은 협조융자를 통해 돈을 빌려주고 채권을 받죠. 그리고 이 채권을 다시 OTC시장에서 거래를 합니다. 그럼 이 OTC시장은 협조융자채권을 다시 2차시장에 팔고, 2차시장은 다시 3차시장에 팔고, 3차시장은 다시....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이죠.
그런데, 은행이 돈을 대규모자본을 빌려주고 받은 채권이 완성될 때까지 주로 90일 정도가 걸리는데 이 과정에서 현금화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금융거래상의 위험도 발생할 수 있죠. 왜냐하면, 바로 협조융자라는 것 자체가 뭔가 일반적으로 어떤 기준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은행이 돈을 대출해 줄 때 모두 같은 기준으로 대출하는 것도 아니고, 그 대출이라는 structure자체도 모두 같은 것이 아니고, 조건도 서로 다르고 그렇죠. 그래서 위와 같은 협조융자의 경우 대출할 때 그 계약서를 일일이 모두 손으로 작성하고 각각 관리를 해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협조융자를 이용하려는 은행도 협조융자에 참여한 은행들과 일일이 또한 다 교섭을 해야하구요.
자....
위의 글을 다 이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우리가 알고 있는 은행은 은행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렇게 간단한 업무를 담당하는 곳은 아니라는 정도, 우리가 아는 주식시장 상품거래시장 파생상품시장 등등이 이해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흐름으로 운영된다는 것, OTC시장은 단지 두명이서 서로 악수하고 물건을 주고 받고 하는 간단한 곳이 아니라는 정도라고 알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런 곳에서 토큰화된 거래를 한다면 어떨까요?
토큰이 만들어지고, 해당 스마트 계약대로 거래되고, 거래 상대방이 기업이건 은행이건 모든 것이 간편하게 토큰으로 거래된다면 중간에서 교섭하고 관리하고 거래의 종지부를 찍는 것이 아주 간단하게 이루어지겠죠?
갑과 을이 이더리움 블럭체인을 이용하고, 병이라는 회사의 주식을 1000주 거래할 때, 갑이 돈을 보내면 그 기록이 이더리움 블럭체인 네트웍에 모두 알려지고 그 기록이 보관되며 병은 돈을 받자마자 그 주식을 이더리움 네트웍을 통해서 보내어 소유권이 이전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
이런 방법을 한다면 스마트 계약을 이용한 Confirmation단계, 거래 대상을 서로 주고 받는 Settlement단계, 거래가 완성되었음을 보여주는 Clearance라는 단계가 단 몇분만에 끝납니다. 3일이 걸릴 필요도 없고, 90일이 걸릴 필요도 없어요.
바로 이런 거래를 Overstock.com이 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최근 NASDAQ도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Credit Suisse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OTC마켓도 같은 방식을 도입한다면 거래의 투명성이나 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죠. 특히 블럭체인과 그 스마트 계약을 이용한다면 단순히 반복되는 거래의 경우 좋은 성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위험성이 전혀 없다는 말일까요?
우습게도 말입니다. 1890년대의 미국주식거래소는 중앙화되어 있지 않았었습니다. clearinghouse라는 것도 없었고, DTCC라는 것도 없었습니다. 말대로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거래를 하고 주식을 양도하고, 그리고 끝!이었죠. 1920~30년대의 대공황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라는 곳이 있었지만, 오늘 날과 같이 복잡하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OTC라는 곳이 없었을까요? 있었습니다. 서로 사고 팔고 끝...이었죠.
그러나 대공황이 발생한 이후 모든 거래는 중앙화되었습니다. 아니 전 세계의 거래는 중앙화되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왜요....?
중앙화라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Clearinghouse라는 곳은 시장참여자가 채무불이행을 했을 때 발생할 위험을 방지해주고 엄청난 양의 거래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해주죠. 그리고 모든 거래의 표준을 정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clearinghouse의 멤버들이 제공한 담보에 대해서 보험을 제공하고 금융위험이 발생하면 그 위험을 흡수해서 자금의 안정성을 보장하죠.
또한 은행의 자금정책을 통해 이자율을 조정하는 것도 모두 중앙집중화된 거래시스템에 속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블럭체인을 이용한 분산화된 시장만이 조성된다면 오히려 금융시장분야에 위험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거래의 편이성이나 효율성, 투명성, 경제성을 고려한다면 분산화된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clearinghouse의 역할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블럭체인기술 자체가 보험의 역할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니 시장 참여자에게 보험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맞겠군요. 즉, 모든 리스크를 줄여준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따라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했을 때 이를 막아줄 수 있는 법이 없습니다.
이렇게 설명할께요.
갑과 을이 거래할 때, 갑이 채무불이행을 하게 되면 clearinghouse에서 거래를 완성시키거나 보장을 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땜빵을 해줍니다. 그게 담보나 보험의 역할이니까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스마트 계약이 그런 것을 고려하면서 작동하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스마트 계약은 0아니면 1로 진행되니까요. 즉 맞냐 틀렸냐, 흑이냐 백이냐, 계약을 이행했냐 안했냐만으로 진행되고 이를 원장에 기록할 뿐이지, 0일경우, 흑일 경우, 계약의 불이행이 발생했을 경우 어디에서 이를 보장해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대책이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금융산업의 효율성은 강조되어 보이고 있지만, 안정된 경제성장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취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단...현재는 그렇습니다.
블럭체인의 성격상 의도하지 않은 특징이 하나 있죠. 바로 투명성입니다. 투명성이 지나칠 정도로 확실하다보니 경쟁사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계약까지도 모두 드러나게 되죠.
또한, 이런 점도 있습니다. 신문을 보다보면 은행이나 카드회사들이 특허를 출원하는 경우가 많죠?
이게 왜 이럴까 생각해보셨나요?
일반적으로 금융산업쪽에서는 자신들이 만들어낸 시스템에 대해서 특허를 출원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의 시스템은 그냥 일반적인 비지니스 프로세스라고 보았었기 때문이죠. 즉, 누구나 법에서 정한 표준화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해지펀드 회사의 거래방식이나 거래전략같은 것은 고유의 것입니다. 모든 해지펀드회사가 동일한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죠.
그러다보니 최근에 들어서야 금융산업쪽에서 나온 것 들 중에 몇몇만이 특허로 인정될 수 있다라고 인정될 뿐입니다. 그리고 이에 맞추어 금융기업에서 출원한 블럭체인의 기술도 특허로 인정되고 있긴 합니다만....문제는 블럭체인이라는 것 자체가 공개되어버리면 가장 수익이 높은 회사의 거래방식을 그대로 카피하거나 소위 reverse engineering이라는 방식을 이용해서 해체하고 다시 조합해서 더 나은 방식으로 만들어 거래를 하여 처음에 거래방식을 고안해냈던 사람을 뛰어넘는 일이 발생하겠죠.
즉, 영업비밀이라는 것 자체가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러면서 각 기업은 표준화된 방식으로 다시 돌아갈 뿐만 아니라 투명성까지 가해져서 거래에 있어서 통일성을 강요받게 되겠죠. 누가 어떤 방식으로 거래했는지, 어떤 품목을 거래했는지, 얼마에 거래했는지 등등이 모두 드러나게 되니 경쟁력이라는 것이 별 소용이 없는 단어가 되어버리죠.
그러다보니 각 금융회사는 '이것만은 안된다'라는 식으로 특허를 출원해서 자신들만의 블럭체인기술을 보유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이를 보유한다는 것은 public blockchain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말이 되죠.
한가지 더, 블럭체인이라는 것이 거래뿐만 아니라 회사의 경영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블럭체인을 통한 운영만을 할 경우, 모든 거래와 정보는 공개되죠. 그렇게 되면 회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모든 기록을 다 볼 수 있게됩니다. 하지만, 해당 회사가 이렇게 운영되었어야 했다....라면서 최선의 방법까지도 모두 투자자들이 제시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좋은 점입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 회사를 공격하려는 사람들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회사의 운영에 대해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회사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사의 역할이나 감시라는 책무는 사라지게 됩니다.
즉...
블럭체인을 통한 FinTech의 혁명이라는 것은 일부를 바꿀 수 있겠지만, 전부를 바꾸기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신문을 읽을 때, 기업이, 특히 금융권이나 거래소가 블럭체인과 관련하여 어떤 조치를 취했다라고 할 때 달리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지 글을 읽었을 때, 아...이런 이야기...가 아니고, 왜 이들이 이런 활동을 하는지, 이것이 전체 금융산업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 현재 블럭체인 기술을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려 하는지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요.....?
지난번 글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이제는 코인이나 토큰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이 가격이 오를꺼야....아냐 저게 더 나아...가 아닙니다. 이미 어느 정도 흐름은 잡혀있다고 보여집니다. 솔직히 이더리움의 경우, SEC에서는 이를 유가증권으로 보지 않겠다고 했지만, 사실, 거의 유가증권과 같은 상황으로 변해가는 것 아니냐...라는 생각이 듭니다. Ripple의 XRP도 마찬가지이구요.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코인을 쓴다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써야할지를 제시한 것은 발행회사입니다만, 그 발행회사는 코인의 활용에 대해서 현재 그들의 사업방향을 맞추고 있는 것보다 그들의 블럭체인을 파는데 더 급해보입니다.
즉, 암호화폐발행회사는 또는 그 단체는 코인이나 토큰의 활용에 대해서 투자자의 일부만이 이용할 수 있는 '놀거리'를 말해주고 있긴 하지만, 사실상 그들의 블럭체인의 개발과 판매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내가 봐왔던 장미빛 암호화폐가 아닌 현실적인 것에 가치를 둬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튼....
제가 읽던 "Blockchain and the Law" (by De Filippi/Wright, Harvard press 2018)의 내용중 일부를 읽고 요약해봤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의 전반부는 그냥 쑥 넘어가지고 2/3부분부터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좋은 아침! 저는 코박봇 입니다.
보클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