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출판 시장의 흐름

in #ebook7 years ago (edited)

최근 미국의 전미출판협회(AAP, Association of America Publishers)에 따르면 2016년 1~9월 미국에서의 전자책 판매는 18.7%가 감소했고, 같은 기간 종이책 판매는 7.5% 늘었다는 발표를 하였다. 이와 관련해서 국내 많은 매체에서 ‘전자책은 시들해지고 종이책이 다시 뜬다’, ‘전자책 인기 사그라들며 종이책 다시 주목 받아’ 등의 제목으로 미국 전자책 시장이 국내 전자책 시장과 같이 더 이상의 성장은 없다고 단정 지었다. 그렇지만 Authorearnings.com의 통계 결과는 아마존과 미국의 전자책 유통사들은 전자책 판매가 계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전미출판협회의 보고서가 전자책 매출의 통계를 협회 회원사들인 출판사들의 매출을 기반으로 발표를 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아마존과 같은 대형 전자책 유통사들이 전자책 매출에 대해 외부 공개를 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 많은 인디작가들을 통해 출판되어 판매되고 있는 전자책들이 ISBN을 받지 않고 유통되고 있는 이유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미출판협회에서 발표한 전자책 매출의 감소는 현재 미국 전자책 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전통적인 출판사 입장에서 발표한 반쪽짜리 보고서인 것이다. 현재 미국 전자책 시장은 소위 이야기하는 Big5(Hachette Book Group, Harper Collins, Macmillan Publishers, Penguin Random House, Simon and Schuster) 출판사의 전자책 판매량 점유율보다 인디작가의 전자책 판매량 점유율이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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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2014년 2월~2016년 10월까지 출판사 형태에 따른 전자책 판매량 점유율(출처: Authorearnings.com)

[그림1]을 참고하면 2015년부터 Big5의 전자책 판매량의 점유율은 급감하여 현재 25%정도 밖에 되고 있지 않고, 인디작가들은 계속 성장하여 40%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Big5 출판사들이 아마존과 갈등 끝에 전자책의 소비자 가격을 올렸고 아마존에서 전자책 무제한 구독 서비스인 Kindle Unlimited의 영향으로 인디작가의 전자책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전자책의 판매수량이 아닌 전체 전자책 매출로 분석하면 Big5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중소출판사, 인디작가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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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2014년 2월~2016년 10월까지 출판사 형태에 따른 전자책 매출(출처: Authorearnings.com)

[그림2]와 같이 미국 전자책 시장에서의 Big5 전자책 매출은 줄어가고 있고, 인디작가로 부터 나오는 매출은 2016년 중반부터 감소하기는 했지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 큰 변화는 중소출판사들의 약진으로 전자책에 특화된 콘텐츠들을 출판하면서 2016년 하반기부터 전자책 시장 매출의 25%를 초과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특이한 부분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자책의 33% 이상이 ISBN 없이 유통되고 있는 인디작가들의 전자책이고, 년 간 약 5억 5천만 달러 정도의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에서 ISBN을 판매하고 관리하는 Bowker에 ISBN이 등록된 전자책 시장보다 ISBN이 없이 유통되는 전자책 시장이 최소 50%이상 더 크다는 연구보고서(http://authorearnings.com/report/october-2015-apple-bn-kobo-and-google-a-look-at-the-rest-of-the-ebook-market/)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디작가의 전자책이 주로 판매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은 아마존으로 인디작가의 약 85%이상이 아마존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전자책 시장에서 아마존 점유율은 ISBN이 없는 인디 작가의 도서가 통계에 포함되었을 때 약 74%를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전자책의 약 43%는 ISBN이 없는 전자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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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2016년 전자책 시장 유통사별 점유율(ISBN 없는 도서 포함)(출처:Authorearnings.com)

아마존은 2007년 전자책 전용 단말기인 Amazon Kindle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2009년에는 전자책의 내용을 읽어주는 TTS(Text to Speech) 기능이 들어있는 Kindle2를 출시하면서 전자책 서비스를 계속적으로 업데이트 하였다. 그 이후 2011년에는 전자책뿐만 아니라 동영상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터치가 지원되는 LCD기반의 컬러 태블릿인 Kindle Fire를 선보였다. 이렇게 하드웨어를 계속적으로 개발하면서 서비스 측면에서는 2014년 무제한 전자책 구독 서비스인 Kindle Unlimited를 시작하였다. 이 서비스는 매월 $9.99에 아마존에 있는 100만권이 넘는 전자책과 오디오북, 그리고 전자형태로 된 잡지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서비스로 인해 미국 내에서 아마존의 독점화가 시작되었고 현재까지 계속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한해 미국에서 유료로 판매된 전자책 총 건수는 약 487,298,000건이고 이 중 아마존에서 판매된 건수는 약 406,000,000건으로 83% 정도가 된다. 그리고 일일 전자책 유료 판매 건수는 약 1,064,000건으로 이 중 약 155,000건(14%)가 Kindle Unlimited로 서비스되었다. 이 중 약 45% 정도가 ISBN이 등록되어 있는 전통적으로 출판된 도서의 전자책이고 약 43% 정도가 ISBN 없이 판매되는 전자책이다.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를 기준으로 출판사 형태에 따른 일일 판매 현황을 보면 가장 많은 전자책 베스트셀러 판매를 한 곳은 인디작가들이고, 그 다음이 중소출판사, Big 5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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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2016년 1월 10일 출판사 형태에 따른 아마존 전자책 베스트셀러 일일 판매 현황 (출처:Authorearnings.com)

이러한 현상은 앞에 언급한 것과 같이 Big5의 전자책 가격이 인상되었고 아마존의 Kindle Unlimited 등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인디작가와 중소출판사의 경우 현재 아마존의 전자책 독자들에게 인기 있는 콘텐츠를 분석하여 빠르게 출판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아마존에서 장르 별 매출을 보면 로맨스같은 경우 인디작가의 전자책이 Big5의 전자책보다 매출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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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2016년 1월 장르별 아마존 전자책 베스트셀러 일일 판매 현황 (출처:Authorearnings.com)

미국 같은 경우도 인기 있는 전자책 콘텐츠는 로맨스와 미스터리, 판타지 소설과 같은 소위 ‘장르소설’ 분야가 인기 있다. 이러한 흐름은 어떻게 보면 전자책의 특성일 수 있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전자책 전용 단말기라고 하더라도 종이책이 가지고 있는 감성과 장점을 커버하기는 어렵고,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화면 사이즈가 커지고 태블릿을 통해 전자책을 보는 독자도 많아졌기 때문에 소비되는 전자책 콘텐츠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디바이스를 통해 전자책을 보는 독자들의 평균 연령도 아무래도 젊기 때문에 현재 소비되는 많은 콘텐츠 부분이 ‘장르소설’로 분류되는 콘텐츠들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전자책과 관련된 전반적인 시장상황에 대해 알아보았다. 처음 언급했던 최근 보도 자료와는 다르게 현재 미국의 전자책 시장은 분명히 성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미국 전자책 시장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디작가들 같은 경우 전자책 판매가 계속 증가하였지만 2016년 하반기 부터는 감소하고 있고, 중소출판사들의 경우에는 계속 감소하다가 최근에는 증가하고 있는 것과 같이 앞으로의 독자들 니즈는 종잡을 수 없다. 또한 Big5 같은 경우 전자책 매출의 감소가 계속적으로 이어져서 전자책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며, 새로운 전자책 마케팅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국 전자책 시장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확실한 부분은 고객의 서비스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아마존의 경우 전자책을 출판의 연장선상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닌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뿐만이 아닌 글로벌 전자책 시장의 독점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며 매출은 상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