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담수첩] 멸종위기가 없을 인류.
역사라는 건 인류 밖에 없을 듯 하다. 지들이 볶고 사는 거 적는 거니까. 만년 전도 모르는 정확히 모르는 새끼들이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아직도 난리다.
역사라는 건 결국 지구 안 이니까, 인류 밖에 없다는 생각은 우주꼰대가 되어 버리나.
역사라는 건 결국 관계를 엮어서 기록하는 것일 텐데 다시 쓸 수는 없는 것이고 종이 한 장 먹을 갈아 붓으로 쓰고 물로 씻어 버리면 그 것이 강물처럼 사라지는 것 일까.
어긋난 관계의 물은 시냇물처럼 좁다 느껴 흘려 보냈는데, 잡힐 줄 알았던 것이, 천이 되고,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어 비가 되어 우리 곁에 다시 내린다 눈물처럼.
그 비를 어찌 맞이 할지가 문제다.
어찌 되었든 지구의 몇 십 억명이 싸우던, 우리 가족 몇 십명이 싸우던 마찬가지인지도 모를 인간들 문제니까.
암튼, 벌초 다녀와서 별의 별을 다 다녀 온 것 같다. 죽은 별들의 무덤의 풀을 베다가, 나 말고 다른 별들의 이야기들을 다 들은 것 같다. 이제야 들리는 것인지도.
그렇게 싫어 던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