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Correction) 이란 무엇일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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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포스트에서는 가격조정과 기간조정의 의미, 그리고 조정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조정이 일어나는 특성을 바탕으로 하락국면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을 때 대세하락인지 조정인지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대세하락과 조정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조정은 저점에서 자산을 매수했다면 변동성을 견디며 유지할 수 있으나 대세하락국면에서는 투자자 자신이 자산의 지분을 대부분 차지하거나 회사의 주체가 아닌 이상 피하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대세하락이 두드러지게 파악되는 구간은 전 세계 경제 혹은 특정 자산에 대한 '허구적 합의(Collective fiction)'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을 경우입니다. 최근 발생한 가장 유명한 대세하락기이자 경제위기였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금융위기에서 파생한 위기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며 경제정책에 대한 믿음이 순식간에 파괴되며 발생한 대표적인 합의 메커니즘의 붕괴사건입니다.

2000년대 초반,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 미국경기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초 저금리 정책이 원인이 되어 부동산 가격의 폭증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매우 낮아지면서 저신용자들에게 많은 대출을 남발하여도 금융회사가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로 변질되었습니다. 금융회사들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극대화한 복합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종국에 가서는 70만 원으로 1억짜리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상품도 출시됩니다. 결국 이런 현상은 저금리 정책이 종료됨과 동시에 버블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모기지론의 금리가 정상적으로 회귀되며 저신용 대출자들이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 연속적인 경제위기가 발생하게 됩니다.

사태로인한 금융손실은 최대 1천억 달러로 추정되며 미국은 현재까지도 양적완화(QE)라는 이름으로 돈을 찍어내며 자국의 경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현대화폐이론(MMT)이 적용 가능한 나라가 아니었다면 금융은 물론 실물경제까지 정책에 대한 믿음이 붕괴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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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본격적인 대세하락 국면으로 진입한 미국의 증시는 이후 7년간 제로금리, 양적완화를 지속한 끝에 2012년 중반부터 전고점을 탈환하고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찍어낸 수천조원의 돈은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군에 다시 분배되었고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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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하락국면과 반대로 작년 3월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하락장은 갑작스러운 조정장이었습니다. 3월 9일부터 시작된 폭락은 반등 전까지 서킷브레이커, 사이드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40%에 가까운 하락이 끝나고서야 진정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 것과 달리 증시는 그 이후로 오히려 전고점을 단숨에 넘나들며 올해 1월에는 코스피가 3200까지 올라가기도 했었습니다. 하락 이후 대세하락국면으로 침체되었던 2008년과 2020년 3월은 어떤 차이점이 있었기에 다른 결과가 있었을까요?

레바논 출신의 투자전문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자신의 저서 '블랙스완'에서 17세기 말까지 유럽에서 백조는 모두 희다는 상식이 깨진 오스트레일리아의 검은 백조(흑고니) 발견을 예시로 들며 평소에 널리 합의되었던 통념이 깨지며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고 후폭풍이 증폭되는 현상을 블랙스완이라고 명칭 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국제 금융위기는 전형적인 블랙스완 현상이었습니다. 미국 국민들은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저금리 기조와 증권회사에서 발행하는 '저렴하고 안전해 보이는'상품들로 인해 부동산 소유에 대한 강한 믿음이 10년간 지속적으로 형성되었고 이는 빛은 기본이고 레버리지를 극대화해서라도 집은 반드시 소유해야 한다는 통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조는 1조 달러가 넘는 파생상품의 붕괴를 불러일으키며 연쇄작용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금융위기는 양적완화와 저금리 기조로 회귀하며 시스템을 수정, 보완한 뒤에야 진정이 되었습니다.

반면에 2020년 3월 폭락은 국가적 합의가 붕괴되어 촉발된 것이 아닌 전염병의 발생으로 인해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단기 투자자들의 유동성 공급이 매우 낮아졌고 이는 알고리즘 매매의 연쇄작용으로 인해 수일간 증시의 폭락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역사에서 볼 수 있는 팬대믹의 위험성과 코로나가 팬대믹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이 충분히 대두되었지만 각국 정부는 안일한 대처로 초기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고 결국 실물경제에 큰 위험을 가져올 정도로 확장되었습니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태였으나 제때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문제가 대두되었기에 이러한 현상은 '화이트 스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문제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붕괴되었는가 아닌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3월 이후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 공급과 저금리 기조로 실물경제를 고쳐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히려 ATH(All time High)를 갱신하며 상승하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FED가 실행했던 정책이 효과가 있던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학습효과로 각인되어 이번에도 금세 FED가 경기를 고쳐줄 것이라는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강하게 작동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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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017년 비트코인이 폭락하며 대세하락장으로 진입했던 이유는 무엇 일가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채굴업자들과 기존 네트워크 대표자들과의 해시 전쟁입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불만을 가진 채굴업자들이 BTC를 포크 해 비트코인 캐시를 만들어내며 아직 블록체인 생태계가 세상에 제대로 정착되기 도전에 알력 다툼으로 시세를 폭락시킨 것입니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한 믿음이 빠르게 사라지며 재상승 전까지 비트코인은 한때의 '투기상품'으로 사람들의 인식에 자리 잡았었습니다. 비트코인이 하락할 수 있는 원인은 이미 초기부터 여러 가지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의 규제, 초기 채굴업자들의 대량 물량 출회, 블록체인이 아닌 다른 생태계의 출현 등입니다. 2017년 폭락의 원인은 예측할 수 없고 갑작스럽게 진행된 것이 아닌 아직 미성숙한 새로운 생태계에서 예측될 수 있는 수많은 네거티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던 '그레이 스완' 상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10년도 되지 않은 새로운 생태계는 네트워크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업자들의 세력다툼으로 미성숙하게 연결되어있던 사람들 간의 허구적 합의가 파괴되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21년의 대세 상승은 과연 2017년과 같은 또 다른 대세하락을 불러일으킬까요?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결국 2017년과 비교해서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을 구성하는 네트워크 생태계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포스트에서 설명했지만, 현재 경제의 흐름은 누가 보아도 눈에 보이는(Tangible) 자산군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군(Intangible)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주식은 기본이고 디지털 자산인 코인, NFT, 스트리밍 저작권 등 이제 세계부의 균형은 실물자산에서 가상자산으로 옮겨지는 과정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에서 실질적인 통제를 강하게 진행하지 않는 이상 이 흐름은 필연적으로 보일 정도로 당연하게 보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블록체인 관련 사업과 기술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국가는 미국입니다. 2025년까지 410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 제시되고 있으며 이는 현재보다 25배 이상 증간하는 수준입니다. 민간투자는 이보다 수배 이상의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또한 중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의 가상화폐 발행(CBDC)은 코앞에 다가와있습니다. CBDC는 암호화폐와 결이 다르지만 가상화폐라는 큰 관점에서는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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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달러는 이미 사람들의 믿음이 불가역적인 상태(Irreversible)에 도달했습니다. 화폐의 역사가 증명해주듯이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로 자리 잡는 데는 불과 수십 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금본위제 폐지- 1971년). 불가역적인 상태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현대인에게 달러를 건네주며 종이에 불과하니 가져다 버리라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줄어들고 진정한 통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결국 이런 불가역적인 상태에 도달해야만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폭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일지 버티지 못하는 하락으로 받아들일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렸습니다.

결과적인 투자를 지향한다면 코인에 대한 나와 사람들의 믿음이 필연적이고 정당 한 지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미 많이 올라온 지금 시점에서 신규투자를 진행한다면 내가 투자한 시점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가격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세심한 고찰이 필요할 것입니다.코인의 가격은 결국 가상자산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믿는 사람들의 합의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일부러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믿음이란 자신이 세상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는 투기의 대상만이 아닙니다. 그 자체로 생태계를 구성하고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기에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안정성과 활용성이 높아집니다. 이미 기저 화폐와 다른 자산들이 있는데 왜 새로운 생태계가 발전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답은 결국 본인 스스로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 답을 저에게 묻는다면 저는 블록체인이 결국 민주주의의 대체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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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오래 지속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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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된 글을 보는 것같아요 금융은 언제나 신기합니다.

몇년을 공부해도 모르는게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ㅎㅎ

지식이상승햇네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