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23 우크라이나전쟁과 이스라엘 전쟁의 차이, 미국이 물러설 곳을 점점 잃어 버리고 있다.

국제정세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국제정세를 결정적으로 변화하게 만드는 것은 전쟁이다. 미국은 크게 두개의 전선에서 전쟁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선과 이스라엘 전선이다. 우크라이나 전선은 이미 패배했다. 시기가 문제일뿐이며 패배를 결정적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패배를 지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이미 전세는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접어 들었다.

미국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마무리 지으면 지을수록 상실할 것이 적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미국이 패배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더 커질 것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빨리 발을 빼면 그만큼 러시아에게 양보해줄 것도 적어진다. 여전히 미국과 서방의 관측자들은 러시아의 의지와 의도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러시아는 유럽 전체와의 전쟁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1990년 이후 붕괴된 자신들의 국제정치적 위상을 재정립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전쟁이 시작되고 필자는 러시아의 목표가 나토의 해체에 있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물러나고 나토를 해체하는 정도에서 상황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서방이 계속 러시아와 전쟁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유럽 전역은 전화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유럽은 이제 제2의 아프리카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유럽이 다시 참화를 겪으면 부활의 기회는 없어진다. 유럽은 부활할 수 있는 자원이 없으며 기술도 나머지 지역, 예컨데 중국이나 한국 일본보다 우위에 있지도 않다. 어떤 결과가 될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물러설 수 있는 선택지라도 있지만 이스라엘에서는 물러설 수 있는 선택의 여지도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군사강국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옛날말이다. 주변 아랍국가들이 군사적 대비태세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고 고급 장교들의 전략 및 작전수행능력이 부족했을때에야 이스라엘이 우위를 가질 수 있었다. 아무리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나도 전략적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다. 전광석화같은 작전으로 전쟁을 이긴 이스라엘의 과저의 전쟁은 한마디로 요행에 불과하다. 전쟁은 기적적인 작전으로 승리할 수 없다. 칸나이에서 로마군을 섬멸하여 역사상 최고의 군사작전을 수행한 한니발의 카르타고도 전투에서는 승리했으나 전쟁에서는 실패했다.

이스라엘은 국지적인 전투에서는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점점 전략적 열세에 빠지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마치 진흙탕에 점점 빠져가는 모습이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점점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상황이 그와 너무나 흡사한 상황이다. 문제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현시점에서 타협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타협을 하여 하마스의 요구를 들어주고 또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해주면 이스라엘은 그 때부터 존재의 위기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밀리면 대규모 이스라엘 난민이 발생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타협을 할 것 같이 하다가도 계속해서 강력한 군사행동을 하는 것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너무나 잘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이란은 가장 여유있는 대처를 하고 있다. 전투에서 일시적인 타격을 받더라도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란의 기본전략은 이스라엘을 소모시키는 것이다. 군대를 소모시키고, 경제를 소모시키는 것이다. 주변의 많은 적과 상대할 때에는 결정적인 군사작전으로 단기에 승리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소모를 당하게 된다. 이스라엘이 가자지대를 공격했을 때 지금처럼 질질 끌게 되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가자지대를 결정적으로 장악하지 못한 것이 이스라엘이 지금처럼 이란의 소모전에 빠져든 이유라고 하겠다.

아마도 이스라엘은 군사적으로 계속하여 부분적인 승리를 얻을 것이지만 경제적으로 붕괴될 것이다. 이란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런 지점이다. 지속적인 군사작전으로 이스라엘의 경제적 붕괴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지금처럼 끝없는 늪속에 빠져들면 미국도 방법이 없는 것이다. 미국도 계속하여 군사무기와 경제지원을 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을 이용하여 이란과의 전쟁을 치르고자 하겠지만, 만일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참가하게 되면 전세계에서 미국의 전략적 균형은 일시에 무너진다. 당장 시리아 이라크, 아프리카 등지에서 미군기지는 축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들 국가들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번에 걸쳐 최근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반미 쿠데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의 무력함이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점을 밝힌바도 있다.

미국은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 미국 네오콘의 무절제함, 그리고 무능함이 초래한 결과라고 하겠다. 물론 그 뒤에는 미국 네오콘들을 그렇게 움직인 금융자본의 이기심이 강력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이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은 이익만 추구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미국 정치체제를 움직이는 자본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역사에서는 승리하는자가 옳은 자가 되는 것이다. 미국이 최고의 정치적 모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정치모델이 이상적이어서가 아니라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패배하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더 이상 추구해야할 이상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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