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의 꿈
"난 한국대 정치외교학과를 갈거야"
X가 말했다.
"왜? 내가 니 점수면 의과나 법학과를 가겠다. 거기 나와서 취직이나 된대?"
"넌 몰라도 돼. 뱁새가 봉황의 꿈을 어찌 알겠니."
"뭐 대통령이라도 하게? ㅋㅋ"
내가 웃으며 얘기하자 X가 눈을 가늘게 떴다.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줄까?"
"갑자기?"
"공부 잘 하는 애들이 보통 한국대 무슨 과를 가니?"
"의대지."
"또?"
"법대!"
"법대 나와서 뭐하냐?"
"검사, 판사, 변호사?"
"그러다가?"
"정치?"
"왜 그럴까?"
"음..명예?"
"의사나 법조인이나 헬조선에서 명예는 충분해. 잘 생각해봐."
X가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띄며 말했다.
"권력?"
"비슷하지."
"권력 다음엔...돈?"
"빙고."
X가 허공에 손가락을 휘저었다.
"정치인은 월급이 많긴 하지만 엄청 많은것도 아닌데? 왠 돈?"
"학창시절 전교 1등 해가면서 똑똑한 머리로 법대를 가지. 열심히 공부해서 변호사 하면서 내 몸으로 열심히 뛰어 서 수임료 많이 받고 뿌듯해 하고 있었어. 남 부럽지않은 연봉을 갖지. 그런데 왜 월급도 적은 정치로 눈을 돌릴까?"
"보이지 않는 수익이 많은건가?"
"나랑 공부 비슷하게 했던 애가 정치인이 된 걸 보면.."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서 배가 아프겠네."
"그러니까 처음부터 정치외교학과를 간다는건?"
X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와,,처음부터 빙 돌아갈 필요 없다는거네? 그냥 바로 직진이잖아! 뭐야,,?"
"더 깊이 이야기 하려면 정치의 속성에 대해서 알아야 해. 미안하지만 네가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대답과 함께 X가 몸을 일으켰다.
"아 뭐야, 나 왜 무시해. 나 공부 못한다고 이러기 있기 없기? 더 알려줘봐 재밌네!"
"나 공부해야돼, 오늘은 여기까지."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한 나를 두고 X는 열람실로 들어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