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난리 블루스 - 1월 1일을 앞두고



연말의 난리 블루스
─────────
1월 1일을 앞두고



이틀 뒤면 10년을 기다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 프렌치 오리지널 공연을 보러 간다. 대학생 때 친한 선배로부터 98년도 초연 공연 영상을 소개 받았고 그 날 이후로 완전히 매료되어 매년마다 챙겨 보고 있었다. 내한 공연을 언젠가는 볼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작년에 서울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코로나 확산세가 너무 심해 눈물을 머금으며 다음 기회로 미뤘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부산 공연 계획이 잡혔다. 그것도 우리 집 코 앞에 있는 공연장으로! 이번 기회는 결코 놓칠 수 없었다. 가장 좋은 좌석으로 아낌 없이 티켓팅을 완료했다. 이 공연은 올해 고생한 나를 위한 연말 선물. 그냥 고민 없이 혼자 보러 가기로 했다. 취향이 비슷한 누군가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 옆에 앉혀두고 공연 내내 신경 쓰는 건 또 원치 않아서.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온전히 집중해서 감상하고 싶었다.


DSCF1721.JPG
Notre Dame de Paris ⓒ2021. Chaelinjane All Rights Reserved



혹여나 코로나 이슈가 생길까봐 12월은 외출도 자제하고 어찌나 조심했는지 모른다. 백신 접종 미완료자는 48시간 이내 발급된 pcr 음성확인서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오늘 외근 일정과 보건소 방문 동선을 맞추느라 난리 블루스까지 춰야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자고 일어났더니 마치 왼쪽 귀를 물에 담구고 있는 것처럼 먹먹하게 울리는 기분이 들었다.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며 급하게 찾아봤더니 중이염 초기 증상 같았다. 공연 때 귀를 활짝 열어도 모자랄 판에 한쪽 귀가 이 지경이라니. 기가, 아니 ‘귀’가 막힌 노릇이다.


오늘 약국에 약을 타러 가면서 물어보니 치료로 먹어야 하는 약에 항생제 성분이 충분히 들어 있어 따로 중이염 약은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대신 집에 있는 LED 적외선 치료기로 하루 한 시간씩 아픈 귀를 지져 보기로 했다. 내일은 2021년의 마지막 날. 너무 최선을 다해서 오히려 조금만 덜 열심히 살아볼 걸, 그래서 덜 아프고 덜 실수할 걸-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그러니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 내년도 너무 잘하려 애쓰지 말고 5% 정도의 여유는 확보하며 꼭 잘 쉬어가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네, 우선 저부터요...! 일단 저는 10년을 기다려 온 뮤지컬 안전하고 감동적이게 잘 보고 오겠습니다!


20D6F4A7-0B28-47B1-9C39-975E54965A9F.png

Sort:  

연말이라 공연이 많은 모양이더라구요. 어머님도 티켓팅 하신다고 대기하시던데...
오래 기다린 공연 즐겁게 보고 오시길!

ㅎㅎㅎ 감사합니다! 조심스레 공연의 계절이 찾아왔네요 :) 어머님도 티켓팅 성공하시길 바라며 !!! 잘 보고 오겠습니다 ㅎ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

10년전 즈음 예술의전당인가에서 봤든데
대단했습니다 a석도 너무비싸 좀 먼자리였는데도요 귀가 신속히낫기를 ㅎㅎ

와아, 10년 전…! 초연 캐스팅이 어마어마해서 예전 배우들도 너무 궁금한 요즘이에요 ㅠㅠ ㅎㅎ 이놈의 귀가 말썽이지만, 최대한 활짝 열고 잘 감상하고 올게요 ㅎㅎㅎ 해피 뉴 이어입니다 !!! :))

10년 기다린 뮤지컬의 감동은 상상할 수가 없을 것 같네요~!!

감동의 거대한 쓰나미 기다리고 있습니다…! ㅎㅎㅎ 너무 기대는 하지 않지만 또 은근히 기대하며(?) 마지막 남은 하루 기다리고 있답니당 ㅎㅎㅎ 오늘 하루 잘 보내시고 기운 찬 2022년 응원합니다! :))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위해 귀가 낳길 바래요:-) 그리고 즐기시길…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과연 내일 뻥 뚫릴 수 있을지…!!! ㅎㅎㅎ 오늘 하루 마저 치료해봐야겠어요 ㅎㅎㅎ 보얀님 해피뉴이어입니다~! :)))

노틀담드파리.. 오리지날..
DVD로만 봤었는데.. (직관 부럽~)

즐거운 연말되시겠어요~^^;
Happy New Year

오오, 그 DVD가 제가 맨날천날 보던 그 98년도 영상 같은데요..! ㅎㅎㅎ 조용하지만 꽉 찬 신정이 될 것 같아요 :) hmo님도 오늘 하루 잘 보내시고 행복한 2022년 맞이하시길 바랍니당!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