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이야기 :)

in Korea • 한국 • KR • KO9 months ago

다들 아시는 이솝우화지만
요즘들어 느끼는게 좀 많아서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되더군요.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줄 거 리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주 오랜 옛날 새들과 짐승들이 서로 맞붙어 크게 싸움을 벌였다. 짐승들은 힘이 센 호랑이와 사자를 앞세워 새들을 공격했고, 새들 역시 독수리와 매를 앞세워 짐승들에게 맞섰다.
서로 공격하는 양상도 매우 달랐다. 새들은 돌을 입에 물고 하늘을 날다가 짐승들에게 던졌고, 짐승들은 활을 만들어 날아다니는 새들에게 쏘았다. 이들의 싸움은 서로 팽팽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쉽게 승부가 나지 않았다.

박쥐는 어느 편에도 붙지 않고 이들의 싸움을 멀리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 어느 편이 이길지 몰랐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짐승이 이길 것 같아.”

“아니야, 새들이 이길것 같은데?”

​박쥐는 이기는 편에 붙기로 하였다. 박쥐는 몸이나 우는 소리가 쥐와 닮았지만, 날개가 있어서 새처럼 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도 붙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참 구경하던 박쥐는 하늘을 나는 새들이 이길 것 같자 얼른 그들에게 날아갔다.

​“애들아, 우리들은 새야. 이렇게 날개가 있잖아?”

​날짐승 편에 선 박쥐는 잔돌들을 주워서 짐승들에게 마구 던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전세가 역전되었다. 새들이 짐승들에게 쫓겨 달아났던 것이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짐승들이 이길것 같았다. 그래서 박쥐는 짐승 편으로 옮겨갔다.

​“애들아, 우리들은 짐승이야. 쥐와 똑같잖아?”

​지난번과 달리 박쥐는 짐승 편에 서서 새들에게 돌을 던졌다. 이처럼 박쥐는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면서 이길것 같은 쪽에 붙어서 싸웠다. 그런데 새들과 짐승들의 싸움은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다. 싸움이 길어지면서 양쪽은 모두 지치기도 했고 싫증도 났다. 결국 새들과 짐승들은 협정을 맺고 싸움을 멈추기로 하였다. 하늘과 숲에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박쥐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어느 편으로 가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박쥐는 짐승들이 즐겁게 노는 곳으로 갔다. 그러나 짐승들은 박쥐를 상대하지 않았다.

​“야, 너는 새잖아. 새들한테 가서 놀아.”

​박쥐는 할수없이 새들이 놀고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새들도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너는 짐승이니까 그쪽에 가서 놀아.”

새와 짐승들은 모두 박쥐를 외면했다. 새도 짐승도 아닌 박쥐는 갈 곳이 없어졌다. 그래서 새와 짐승들이 노는 낮에는 동굴에 숨어 있을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새나 짐승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저녁이 되어서야 밖에 나와서 놀았다.
줏대없는 행동으로 결국 외롭고 쓸쓸한 처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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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끝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 옳다면 하면 되고
나에게 손해가 되는 일이 그르다면 안하면 됩니다.
그러나 옳은 일인데 나에게 손해가 되거나,
그른 일인데 나에게 이익이 된다면 상황은 달라지죠.
인간은 박쥐가 아니라서 이런 상황에서 고민을 하게 되지만,

물론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에만 몰두해서
여기에 붙었다 저기에 붙었다 반복하는
그런 박쥐같은 허접한 인간도 있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뭐.. :)


출처 : 이솝우화 [숨어사는 박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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