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s that changed my life in childhood

in #korean7 years ago

삶에서 즐기는 놀이에 규칙을 추가하고 중심화시킨 것을 우리는 게임이라고 부른다. 스포츠, 보드 게임, 컴퓨터 게임, 모바일 게임 모두 우리에겐 게임이고 어릴 때 한 번쯤은 즐겼던 놀이였다.

나에게 어렸을 적 놀이는 그저 TV에 나오는 용자물 로보트 장난감 (특히 다간) 을 사달라고 조르며 부모님께 떼를 쓰고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시키거나 (말이 산책이지 강아지 괴롭히기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들이었다.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에서 컴퓨터 수업이 생기면서 컴퓨터를 처음 만져보게 되었다. 물론 이전에 2,3학년 때도 반에 한 대의 Dos 용 컴퓨터가 있었다. 특별히 뭘 좀 아는 반 친구 녀석이 집에서 디스크를 가져와 ‘너구리’ 게임을 하곤 했었다. 그러다 4학년 때 컴퓨터 실에서 각자 1대씩 컴퓨터를 만져보고 실습하는 시간이 있었다.

기억엔 윈도 95가 설치된 그 컴퓨터에 기본적으로 ‘스타크래프트’ 데모 버전이 설치되어 있었다. 싱글플레이에서 당시 저글링과 마린, 일꾼들 밖에 만들 수 없었지만 처음보는 엄청난 그래픽의 게임에 탄복할 정도였다. 저그를 플레이 할 때면 그 어두운 화면에서도 이상한 굉음과 함께 부화하는 그 벌레와 같은 것들을 보자면 무서워 꿈에 나올 것만 같았다. 마린이 죽으며 머리가 떨어지는 것을 볼 때면 ‘아 사람이 저렇게 쉽게 죽는구나’ 상상하며 두려워 했다.

이런저런 놀이를 너무 많이 하고 다녀서 솔직히 어떤 것이 먼저고 나중인지 구분이 잘 가진 않는다. 당시엔 집에서도 외삼촌이 쓰다가 두고간 컴퓨터를 남동생과 내가 게임기로 열심히 사용하고 있었다. 오락실 게임들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적어도 100가지는 넘는 게임들이 있어서 이것저것 고르며 지루할 틈이 없었다. 재밌는 것은 당시 오락실에 있던 재미있는 게임들은 없어서 오락실에 게임을 하러 가기도 했다.

주변 동네 오락실 위치는 다 꿰뚫고 있었고 오락실마다 어떤 종류의 게임이 있는지도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때 오락실을 가면 혼이 날 것이라며 엄포를 놓으셨기에 초등학교 때까지는 오락실을 가는 것도 몰래몰래 조심스레 주머닛돈을 모아 가곤했다. 당시 일주일에 용돈이 500원이었나 그랬다. 아무리 돈을 모아도 한 번에 100원이나 하는 게임기를 맘껏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는 시간보단 잘 하는 동네 아이의 뒤에 멀찍이 서서 구경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100원으로 10분을 넘어 30분이나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을 보면 한 편의 영화를 구경하듯이 다리 아픈줄 모르고 구경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오락실의 게임은 ‘삼국전기’ 라는 게임이었다. 이름은 당연히 후에 컴퓨터로 설치하여 할 수 있게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삼국지의 인기 캐릭터들을 하나씩 골라 악당을 물리치며 계속 전진하는 RPG게임이었다. 당연히 오래 살아남으면 1시간은 물론 2시간도 거뜬히 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당시에는 정말 어려운 게임이었는데 그 게임의 마지막 스테이지에 보스까지 끝내버리는 다른 동네의 유명한 아이를 보고는 정말 감탄사가 나왔다. 아마 뒤에서 박수를 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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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도복에 머리를 풀어내린 제갈량 캐릭터를 선택해서 ‘불검’, ‘얼음검’ 등을 구해 각 스테이지에 보스들을 해치우는 것이 주된 플레이 방법이었다. 혼자서 하기는 쉽지 않고 그렇다고 여럿이서 하면 누구나 제갈량을 해보기 위해서 서로 다투는 탓에 친구들과 마음이 맞지 않아 죽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죽기 전에 필살기 등을 써야하는데 여전히 방향키 조이스틱을 조작을 잘 못해 올락기가 부서질만큼 흔들어 대며 플레이를 했었다.

내가 친구들과 큰 맘먹고 하면 10분도 채 못되어 전멸하는 그런 게임이었다. 애초에 나는 실시간으로 시각적으로 정보를 확인한 뒤 방향키 조이스틱을 내가 원하는데로 움직이지 못하는 몸치였다. (손가락도 마음대로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다) 다른 이야기지만 그 유명한 철권 게임도 오락실에서 하면 그렇게 방향키를 잘 못움직여 기술을 쉽게 쓸 수가 없었다. 내 팔과 몸이 조이스틱에 붙어 떼어내려 하는 듯한 움직임으로 하다보니 보다못해 같이 게임을 하던 친구가 나보고 이런 게임은 하지 말라고 조언을 해줄 정도였다.

당시 이름도 몰랐던 ‘블리자드’ 라는 게임 회사의 ‘스타크래프트’ 라는 게임으로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면 나를 정말 게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한 게임은 ‘디아블로2’ 였다. 지금도 기억한다. 당시 PC방에서 모든 사람들은 디아블로를 하였고 매일같이 그 장소에 마주치다보니 모르는 사람이라도 뒤에서 구경을 하다가 친해지는가 하면 같이 플레이를 즐기거나 했다. 여전히 용돈은 내가 이 게임을 맘껏 할 수 있게 도와주지 않았다. 게임을 집에서 플레이하기 위해선 당시 어마어마한 거금을 들여 3만원이 넘는 정품 CD를 구매해야 했고 인터넷 역시 속도가 빨라야 했다. 나는 이 게임을 그만둘 때까지도 이 돈을 모으지 못했다. 아마도 PC방에 가져간 돈은 3만원은 족히 넘었을 것이다.

언제 한 번 사촌 형이 집에 놀러와서 디아블로 불법복제판을 설치해주고 갔었다. 그 뒤로 PC방을 떠나서도 집에서 싱글플레이 (인터넷 연결없이 혼자서 즐기는) 를 할 수 있었는데 처음에는 친구들이 잔뜩 모여 함께 하다가 점차 친구들도 하나 둘 정품 CD를 구매하면서 내가 그들의 집에 가서 플레이를 해야했다. 싱글플레이에서도 전혀 스토리나 정보가 없어서 어디선가 막혀서 더 이상 플레이를 이어나갈 수 없었다. (쳅터 3)…
바바리안 캐릭터를 해서 휠윈드라는 빙글빙글 돌면서 적들을 때리는 스킬도 한 번도 혼자 키워내지 못했다. 아마존의 유도 화살, 소서리스의 아이스 블레이드, 네르코맨서의 해골병사와 골램 등의 이미지는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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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한 게임을 오래도록 끈질기게 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래도 게임 내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가 많아서 매달 캐릭터를 바꿔가며 조금씩 키웠던 기억이 난다. 혼자서 제대로 30 레벨을 넘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났을까, 갑자기 내가 플레이를 하던 방에 다른 플레이어가 나타나서는 뜬금없이 자신의 아이템을 버리겠다며 말하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캐릭터를 찾아 따라다니는데 정말 아이템을 버리고 다니는 것이었다. 놀라면서도 그 캐릭터를 따라 아이템을 하나 둘 다 주워 먹었다.

그렇게 먹은 아이템 중에 ‘반지’ 장신구 아이템이 가장 많았다. 나는 PC방에 함께 있던 친구들에게 하나씩 나눠주고 아이템을 자랑하고 다녔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아이템은 게임 내에서 고급 아이템 거래의 재화로 사용되는 유니크 아이템 중 하나였다. 쉽게 얘기하자면 아마 이 아이템을 잘 가지고 있었다면 정말 돈으로 사고 파는 물건도 구매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뒤로는 다시 ‘확장팩’ 이 나오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몰라 캐릭터를 삭제해버리면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사라졌다. 그렇게 기억에는 1년 넘게 아니 2년은 그 게임을 하지 않았나 기억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혼자서 게임의 스토리를 알아면서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단순히 PC방에 모여 함께 웃고 떠들면서 학교 동네 친구들과 게임하는 것을 좋아했다. 협력 플레이를 하거나 혹은 컴퓨터를 골리는 것이 아니라 진짜 내가 아는 사람을 골리며 웃고 떠드는 재미를 추구했던 것이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 ‘스타크래프트 2’ 가 출시되고, 또 ‘디아블로3’ 가 출시되면서 아직도 게임에 대한 내 감정들은 조금은 남아있다고 해야될까, 플레이 영상들으르 보면 언제나 하고 싶다. 당시엔 내가 삶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플레이를 했을까 싶으면서도 ‘아니다’ 라고 대답한다. 하루 30분씩 PC방에 결제를 하며 플레이를 했던 시절, 물론 내 머릿속에 공부보단 게임이 더 많았고 조금이라도 더 놀고 싶어 하는 욕망이 끝이 없었다. PC방이 시간이 끝나면 담배연기 나는 그 곳을 나와 동네에서 ‘깡통 차기’ 를 하며 놀기도 했고 여전히 동네의 오락실 혹은 동네 슈퍼에 작은 오락기를 찾아 서성이곤 했다. 동네 전체가 ‘경찰과 도둑’을 하는 놀이터였고 동네의 무서운 아저씨는 게임에 나오는 보스 같이 여겨지며 피해다니곤 했었다.

당연히 이렇게 놀면서 책을 멀리하게 되고 놀이, 남을 이기고 싶은 욕구가 강해진 것은 사실이다. 청소년기 시간을 낭비했다면 낭비했겠지.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안도한다. 나름 내가 어렸을 적엔 친구들과 동네를 뛰어 놀기도 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그렇게 놀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니면 그러지 못해서 이젠 책을 읽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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