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viewing a single comment's thread from:

RE: [일상] 가계부 좋아하시나요?

in #kr-daily6 years ago (edited)

삶을 리셋하고 전재산 0원 됐을 때 일입니다. 은행에서 신용대출 받아서 보증금 내고 월세를 살았더랬죠. 돈을 모아 전세로 바꾸려고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이번달에 얼마를 썼고 뭘 샀는지 보면서 반성하고, 필요없는 걸 산 건 아닌지 되돌아보고 지출이 많은 카테고리를 꼼꼼히 보며 다음달 계획을 세우곤 했지요. ㅎㅎㅎ 1년만에 전세금 모아 전세로 옮긴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결혼하면서 아내가 싫어해서 안 쓰게 됐답니다. ㅎㅎㅎ 저는 네이버가계부를 썼어요. 편하더라고요. 엑셀은,,, 귀차니즘. ㅎㅎㅎㅎㅎ

저도 돈 너무 안 쓰는 사람이었어요. 오죽하면 늘 옷을 선물받았을까요. 10년 넘은 옷도 그냥 입고 다닌... ㅎㅎㅎ 옷 사주고 싶은 궁상으로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ㅎㅎㅎㅎㅎ 요즘은 예전처럼 돈 안 쓰진 않아요. 살아보니, 돈을 쥐고 있으면 다른 돈을 못 잡는다는 걸 배웠어요. 안 쓰고 안 입고 안 먹고 악착같이 모았는데 결과는 0원이더라고요. 한 강사가 이런 강의를 했어요. 정말 1원 한 푼도 안 쓰고 돈 모아서 집을 샀다고요. 그런데 그 집이 넘어가는 건 순간이었데요. 남편이 보증 잘못 서서 집이 압류됐거든요. 그럴줄 알았으면 차라리 실컷 먹고 실컷 쓸 걸 그랬다고요. 어차피 넘어갈 집이었으면요. 너무 억울해서 너무너무 억울해서 그 담부턴 먹고 싶은 것 먹고 옷도 사입고 했더래요. 그랬더니 처음 집 샀을 땐 10년인가 안 먹고 안 입고 안 썼는데, 다시 예전 집 같은 집을 몇 년만에 샀다고 하더라고요. 주먹쥔 손으론 내 것 말고는 아무것도 잡을 수 없더라고요. 손을 펴서 내 돈을 써야 다시 돈이 들어오더라고요. ^^

Sort:  

나하님도 가계부 장인이셨군요. 어떻게 1년만에 전세금을 모으셨을까요. 능력자시네요. ㅎㅎㅎ
전 네이버가계부.. 써보려고 했는데 UI가 맘에 안들기도 하고 왠지 네이버가 제 정보를 모아서 쓸 것 같다는 기분 나쁜 느낌에 꺼리게 되었죠.

돈을 쥐고 있으면 다른 돈을 못 잡는다. 저희 오빠가 늘 저한테 하는 말이네요. ㅋㅋ 돈도 써보는 놈이 번다며.
강사 분 일화가 확 와닿네요. 결국 돈이라는 것에 집착하면 안되는 거죠? ㅎㅎ 부모님이 보기에 저는 지지리 궁상이지만 딱히 뭔가를 절제 하는 건 아니에요.
뭐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고민없이 사요. 남들한테 신세지는 거 싫어해서 잘 얻어먹진 않고요. (친하면 예외?ㅋㅋ)
물건보다는 경험에 가치를 많이 둘 뿐이죠라고 말하려다가 사실은 그저 안쓰는 게 습관화 되어있는 걸지도-

돈도 잘 써봐야 되는 거군요. 그럴 것도 같아요. 이 소비패턴으로는 트렌드를 알 수 없으니 ㅋ 저는 뒤쳐진 사람일지도.
아직은 더 살아봐야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D 적절한 절제가 무엇인지는

그래도 돈이 많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하며 살아요. 흐음 그런 사람이라 수입이 이 정도인지도 모르겠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