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in #kr-drama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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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드라마를 안 보다가 리스트에 저장해놨던 드라마들을 몰아서 봤다. 리뷰라고 할 수는 없지만, 보면서 든 생각들을 조금씩 정리해볼까 한다.



출처: 여기


슬기로운 의사생활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콤비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다. 나 역시 그들의 전작들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을 아주 재미있게 봤었다. 그래서 이들이 다시 의기투합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도 큰 기대가 있었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우르르 나온다니, 기대감은 더욱 상승했다. 그리고 <슬의>는 그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의대를 졸업하고 이제는 의대교수들이 된 20년지기 절친들. 그들은 한 병원에 근무하면서 매일 환자들을 돌보고, 연애도 하고, 그리고 다함께 밴드도 하면서 즐겁고 특별한 나날들을 보낸다. 이 드라마는 '신원호 + 이우정' 사단 특유의 '감동 + 인간미 + 코믹' 삼단 콤보를 선사하며, 거기에 추억을 자극하는 음악들까지 완벽한 선물 세트 구성한다.


배우들의 케미, 환상의 연기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배우들의 합이 잘 맞는 연기였다. 새로이 알게 된 전미도는 물론이거니와 기존에 좋아하던 배우들이 '친구'로 보여주는 케미는 늘 기대 이상이었다. 거기에 조연들도 누구하나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주인공들이 꾸린 밴드에서 매 회 새로운 노래를 연주해줘서 그것도 무척이나 좋았다. 배우들이 악기를 배우고 연습했을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렇게 <슬의>는 어느 하나 거슬리는 부분없이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드라마다. 누구에게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드라마이고. 그런데 다만 드라마를 보면서 속으로 가끔 코웃음을 쳤다. 드라마는 무척이나 재미있었지만, 그래서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있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괜히 혼자 '사소한' 트집을 잡기는 했었다.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서 그냥 하는 볼멘 소리이니, 그냥 쓱 읽고 넘어가주시길.


이거 판타지 드라마였구나


드라마 포스터에는 '평범한 우리들의 조금 특별한 매일'이라고 나와 있지만, 내가 보기엔 '특별한 그들의 매우 특별한 매일'인 것 같다. 겉보기에는 '동갑내기 대학 동창들의 일과 우정 그리고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일상 드라마인 것 같지만, 실상은 판타지 드라마에 가까웠다.


다섯 명 모두가, 세상에 분명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살면서 주변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인간성도 좋고 실력도 좋고 존경할 만한 의사들이라는 점은 일단 차치해두자. 의사가 주인공인 드라마니까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같은 대학 동기가 마흔이 되어도 그 우정이 변치 않고 너무나 잘 뭉친다. 모두 의사인데 공교롭게도 한 병원에 근무하고, 너무나 다행히 '진료 과'가 겹치지 않으며(그래서 서로간에 경쟁 구도나 상하관계가 생기지 않으며), 일도 잘해서 다섯 명 모두 '교수'이다. (누구 하나 열등감을 느낄 사람이 없다) 미혼, 이혼, 기러기 부부 등의 이유로 모두 잠정적 '싱글'의 삶을 살고 있다(기러기 부부도 결국 이혼해서 싱글이 됨). 바쁜 의사 생활을 하면서도 서로 잘 뭉치고, 악기도 잘 다뤄서 다같이 밴드 연습을 한다.


저 나이대에, 일로도 성공했고, 찐한 우정도 있고, 취미로 밴드 생활도 하고, (싱글일 경우) 연애도 하고. 이건 뭐 그냥, 판타지 드라마였다.


그래도 재미있게 봤으니 그럼 된 거지. (<슬의> 시즌 2 벌써부터 기다리는 중.) 드라마는 드라마로 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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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엔 '특별한 그들의 매우 특별한 매일'인 것 같다

그쵸! ㅎㅎ 그래도 재밌다는^^
그래도 드라마의 의사들처럼 현실의 의사도 저랬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맞아요. 현실 의사들이 저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