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닝> 리뷰 겸 잡생각(약간의 스포)
어제 집 앞 6시 표로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을 보고 왔습니다. 원작인 하루키의 소설은 읽지 않아서 영화 내에서만 느낀 점들을 써보려고 합니다. ㅋ
영화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따로 따로 생각했을 때는 연관이 없는 것들이 합쳐졌을 때 사실처럼 보이는 것, 그러한 연출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대사들도 마음에 와닿는 대사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벤이 노을을 보면서
"나는 판단 같은 것을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태워지기를 기다리고 있죠.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뿐이예요. 비가 내린다. 강이 넘친다. 뭔가가 쓸려내려간다. 비가 무엇을 판단하겠습니까"
이 대사는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평소에 제가 느끼고 살던 것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머리 속의 세상과 머리 밖의 세상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머리 속으로 세상은 종수(유아인)의 세상처럼 조금의 증거들을 모아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이고, 나는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이런 것들을 판단하며 돌아다닙니다.
하지만 머리 밖 세상은 그것들을 뛰어 넘습니다. 그래서 옳음도, 그름도 없이 흘러갈 뿐입니다. 그것이 벤이 바라보는 세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끌린다면 이끌리는데로, 지루해지면 지루해진대로, 행동할 뿐입니다.
어쩌면 저는 벤의 생각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종수 처럼 생각하길 강요당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서는 그것을 자유의 문제(경제적인 문제)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종수는 가난합니다. 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구치소에 있습니다. 그는 미래를 예측해야하고 살아남기 위해 판단 해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 속의 세상에서만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벤은 종수처럼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부유한 환경은 그가 욕망을 받아들이는 것에 집중하게 합니다. 마치 비가 내리고, 강이 넘치는 것 처럼 말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벤에게 해미는 비에 쓸려간 무언가 일뿐입니다.
우리는 벤처럼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칼 맞기 싫다면, 경찰서 가기 싫다면, 미움받기 싫다면 종수 한마리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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