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82년생 김지영씨

in #kr-newbie7 years ago (edited)

언뜻 읽게 된 신문기사에서 작년 한 해 가장 많이 사랑 받았던 10개의 소설 중 하나를 다운 받았다.

난 아날로그 세대인지, 묵직한 종이의 무게를 느끼게 해주는 책을 무릎을 세워 받치고, 따끈한 티 한 모금 홀짝대고 마시며 소파 한 구석팅이에 쭈구려 앉아 책 장 한 장 한 장을 펼치며 읽을때가 젤 좋은데, 이건 배보다 항상 배꼽이 큰 멀리 사는 타향살이 신세인지라, 배송비는 한 이만원 나올까?

고로 E-book으로 다운받고 (그래도 쪼끔 더 싸잖아~~ 하고 자기 위로~) 리딩~

헉..
첫 단락의 이야기는 마치 작년에 읽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같은 느낌?
간결하고 무뚝뚝하며, 김지영씨.. 김은영씨.. 모든 인물들을 3인칭 관점으로 쓰는 독특한 writing style!

"공감"이란 것이 가진 힘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인물과 같은 시대에 살았다는 것..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것...
할리웃에서 그 수많은 여배우들이 #Time'sup이라며 #metoo 운동을 벌이는 이유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리라..

내 부모님들의 세대에선 그랬다더라.. 그 윗세대에서는 더 했었더라..
어려서부터 당연하게 차별 받고 자라왔던 환경.. 너무나 당연시되어 그것이 차별인지도 부당한지도 모르고 받아들인 우리들의 삶...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 하며, 이의를 제기하려는 사람들에게 쯜쯜 혀를 차는 어른들...그렇게 어른이 되고 사회에 발을 붙이게 된다.

김지영씨는 어른이 되어 일을 하게 되고, 부모의 울타리 밖에서 또 여자로서 사는 삶의 다른 불평등을 만나게 된다.

당연히 아침마다 회장님, 사장님 커피를 타드려야 했던...똑같은 채용 절차를 거쳐 합격한 동기들과 나란히 앉아 있던 신입사원 환영 오찬에서 "자네들 나중에 결혼을 할 때는 고등학교만 졸업한 여자와 하게. 그래야 말을 잘 듣거든.. 여자가 배우면 뭔 말이 많아 허허허" 라는 말을 농담이라고 지껄이던 걸 바로 건너편에서 들어야 했던 내 사회생활 신입 시절이 생각나 오버랩되며.... 참 읽으면서 울컥한 부분들이 많았다.

"내가 살아온 시대도 아직 이 정도밖에 되지 않았구나.. "

비록 어머니 세대보다는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뿌리 박혀 있는 고정관념들과 사회시스템으로 인해 여자들이 개인으로 자아성취를 하며 육아를 병행한다는 것이, 아직은 너무나 힘든 실정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독일도 한국보다는 그래도 낫다고 볼 수 있지만, 여기도 동등하지는 않다.

과연 우리의 아이들은 Glass ceiling 을 깨트릴 수 있을까?
오래 걸리지를 않게 되길 바랄 뿐이다. 우리가, 나부터 바뀌고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무거운 마음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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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책 있음 추천해주세요~

저도 이책 읽어보려구요!!

금방 읽혀요. 전 이렇게 빨리 읽을지 몰랐어요~ 진짜 강추에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