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언슬조 31화. 괜시리 주눅드는 남초 거래처 상대, 나만 어려운가요?

in #kr-newbie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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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회사를 다니는데 전부 남자이고 저 혼자 여자입니다. 거래처들도 남초라 혼자 괜시리 더 오바해서 탁월해야한다는 강박이 생긴다거나 무시 당할까봐 지레 걱정한다거나 하게되더라구요. 질문에 답을 완벽하게 못해내거나 조금이라도 어리바리해보이거나 약해보이면 여자는 이래서 안돼 소리 들을까봐요. 남초내에서 네트워킹도 어렵고 상대 남자 거래사 직원들이 저를 계속 같이 도움 주고받을 인맥으로 인정해줄까 하는 고민도 되구요. 남초 거래처를 어떻게 하면 잘 상대할 수 있을까요?



"저는 사원급이고 영업직이에요. 사실 저는 여자이고 나이도 어린데, 거래처에서 상대해야 할 분들은 전부 4,50대 아저씨분들인 거에요. 그러다 보니 나이 있으신 남성분들과 뭐가 되었든 할 수 있는 대화가 없는 거에요. 그런데 업이 그분들과 관계를 터야 하는 일이다 보니 여자 동기들과 고민을 많이 해요. 회사에서 해준 조언이 있었는데, 이를테면 이런 얘길 해주었어요. 어차피 너희가 아저씨들과 술 마시면서 형 동생하고 골프 치러 가는 건 어려우니까, 그런 것으로 승부를 보려 하지 말아라. 여자들의 장점도 있지 않느냐, 꼼꼼하다거나, 잘 챙겨둔다거나. 깔끔하고 스마트한 방법으로 해 보라. 그리고 사실은 예전에는 영업이 술 같이 마시고 형 동생 해서 해결되는 부분이 거의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그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해요."

-사회생활 3년차, 박사원



"저 같은 경우는 업이 건축 계통이고 거래처 상대가 십수년 된 소장님들이세요. 사실 제가 상대하기에 어렵고 제가 모르는 게 많기 때문에 저는 도면이나 내역서의 디테일을 기억하고 꽉 쥐고 있는 것으로 승부를 봤어요. 그 분들이 아무리 헛소리를 해도, 저는 도면을 확인해 보시라, 내역서를 들여다 보시라고 하면서 그것을 경쟁력으로 상대를 하곤 했죠."

-직장 7년차, 문대리



"상대편 업체가 남자분이었고, 제가 같이 일하는 후배가 남자였어요. 그런데 후배와 그 거래처 남자분이 담배나 술을 같이 하면서 훨씬 더 친해지더라구요. 솔직히 씁쓸했어요. 나는 모르지만 쟤는 아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박탈감도 들었구요.
하지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결국 상대방도 일 잘하는 사람한테 의지하지 않을까요. 제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일을 꼼꼼하게 잘 해 주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잘 챙기고 일을 꼼꼼하게 해 주면 술은 얘랑 마시더라도 일할 때는 날 챙겨주겠지. 라고 말이에요."

-직장 14년차, 신차장



"어떤 일이 되게 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요소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남자들은 관계 맺기를 잘 할 수 있어요. 술자리를 함께 하면서 오프더 레코드 정보를 얻어 온다거나 하는. 그런데 사실 업무를 완성시키기 위한 또 다른 요소가 있잖아요. 꼼꼼하게 일을 팔로업을 한다던가, 미팅에서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잘 준비를 해준다던가 하는,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다른 영역이 분명히 있어요. 그럼 다른 사람들이 술담배로 관계 맺기 하느라 놓치는 부분들을 메꾸어 줄 수 있는 거에요."

-박사원



"회의실에 들어가면 열 몇 명이 다 남자인데, 나만 여자인 거에요. 저는 처음엔 주눅들어서 날 우습게 보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했는데, 걱정한다고 해결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사실 그럴 때는 저희 상사를 믿고, 상사분을 잘 따르면서 해결을 하는데, 나중에 그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아 어쩌면 이런 생각은 나만 하는 생각일 수도 있겠구나, 결국에 남들은 내가 여자든 남자든 아무 관심이 없고, 일 잘하는 애인가, 꼼꼼한 애인가, 하는 것만 관심이 있는 건데, 나만 너무 긴장하고 너무 신경쓰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히려 저 혼자 여자인 이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면, 상대방이 나를 여자라고 생각하던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문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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