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생색내는 동안
흘러가는 글을 우연히 보았다.
"일을 우선하는 사람이 사랑을 하면
상대에게 자신이 포기한 것들을 생색낸다.
그 동안 상대는 당신을 위해 자존심도 포기했다."
오랜 시간 원망해온 사람이 있다.
이별을 삼키는데 3년이 넘게 걸렸다.
우리는 5개월을 만났다, 아니 2년을 만났던가.
2년을 만나고 이별을 삼키는 데 3년이 걸렸다.
대단한 사랑 덕에 5년을 날렸다.
내가 그랬다.
그 애를 위해 포기한 나의 시간, 커리어, 친구들, 우정, 가족의 신뢰
많은 것을 잃었다고 원망을 했었다.
실은 그 시간동안 그 애는 자존심도
탈탈 털어가며 겨우 내 곁에 서있었던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그 댓가는 톡톡히 치뤘다.
자존심까지 탈탈 털린 그 애는 먼 거리를 날아온 나를 받아주지 않았다.
우리는 만난지 3년만에 제대로 이별을 했다.
그 애는 그 후로도 종종 나를 찾았지만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내 값을, 그 애는 자신의 값을 치뤘다.
누군가를 원망하느라 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그 누군가는 내 옆에 서있느라
자신의 자존심도 다 비워버리고
비맞은 모습으로 서있었던 모습을
떠올려보면
진하게 우려나오는 원망과 미움이
희석되고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
좀 든다.
기적같은 만남이라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아
열매를 맺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너의 모든 마음을 다 받을 수 있어서
그때의 나는 행복했다.
고통의 소용돌이에 너를 한 가운데 세워놓은 것이
미안하고 마음에 사무쳐
2년을 어둠 속에서 살았다.
먼 길을 날아가
네 얼굴을 마주했을 때
네 얼굴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나에 대한 그리움, 지난 추억을 기억함.
너는 깨끗하게 잊어내고 털어내버린 뒤였다.
나는 깨끗해진 네 얼굴을 확인하고
완전히 얼어붙었다가
산산이 깨져 먼지가 되었다.
드디어 긴 이별이 끝났다.
그 고통으로 길게 원망하며 붙잡고 있었지만
실은 나도 네 비참함을 알고 있었을 거야.
네게 대한 예의로
다시는 돌아보지 않고
모르는 사람으로 살아갈거다.
모든 것을 내어주고도 생색내지 않을
사람을 찾아 만나
너도 나도
곱고 예쁜
사랑을 해보자.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을 만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