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투영관에 가다: 어느 철학과 대학원생의 수기 #014
많은 별이 보이는 밤하늘은 시골에 살면서 만족하는 점 중 하나다. 가슴 답답한 밤에 문을 열고 나가서 시선을 위쪽으로 하면 정말 많은 별이 보인다. 겨울에 눈이라도 오면 우주를 나 혼자 감상하는 느낌이 나고 날이 풀리면 개구리나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별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발치의 반딧불이가 땅에 작은 별자리를 만들어 내서 사방이 별로 꽉 찬 우주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과학이 많은 것을 설명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밤하늘을 보고 있자면 하늘이 신비하게 느껴진다. 하늘의 명령은 없고 별빛이 위대한 자의 영혼이 아니라 핵융합이 일어나는 불덩어리라는 것도 알지만 그렇다. 아마도 내가 직접 닿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티비로 보던 연예인을 직접 보아도 신기할 때가 있는데 가볼 수 없는 밤하늘이 신비롭게 다가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과천과학관에 있는 천체투영관에 갔다. 과천과학관이 어린이를 주요 관람객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나는 북극성을 찾지 못할 정도로 별자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또 어른도 볼만하다는 후기도 몇 개 찾을 수 있었다.
문제는 매 회차마다 다른 프로그램을 상영하는데 내가 프로그램과 시간을 혼동해서 <나무의 일생>이라는 아동용 과학 프로그램만 보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본 영상 상연 전에 한 10초 정도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보여주며 태양에 나무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설명한 뒤 바로 <나무의 일생>이라는 애니메이션을 틀어줬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내가 이 프로그램을 꽤 재미있게 봤다는 것이다. 일반 영화관과 다르게 반구형 스크린에 나타나는 화면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상영 방식이 독특한 것만이 내가 흥미를 느낀 이유는 아니다. 영상을 보면서 나무에 잘 알지 못하는 것도 배웠다. 솔직히 누가 다시 물어보면 나는 영상 내용을 매끄럽게 설명하지는 못할 것 같다.
밤하늘에 홀려 천체투영기로 별자리를 보러 갔지만 내가 얻어온 것은 시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에 관해 내가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과학관을 나오며 흔하게 보이는 것에 더 신경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물론 다음에는 꼭 천체에 관한 영상이 상영되는 시간에 찾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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