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는 자존감이 낮았다
J는 자존감이 낮았다. 수년간 아주 가깝지도,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서 지켜봐온 나로서는 그것이 가장 적절한 결론이었다.
처음 J를 마주했을 때는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주위에는 그녀를 아프게 하는 것이 너무나 많았다. 글쎄, 그 당시에는 내 상처를 동여매기 바빠 그녀를 돌볼 수가 없었다. 스스로를 겨우 추스른 후에 그녀를 돌아보았을 때, 그녀는 이미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스스로를 탓하고 있었다. 수려한 문장력을 갖췄음에도 본인의 상처를, 아픔을, 흉터를 내보이는 일엔 어쩜 그리도 서툰지. 물기를 머금은 타이핑으로 메시지를 보내올 때마다, 그녀의 상처를 어째서인지 내가 대신 표현하고 있던 터였다.
그럼에도 한 가지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건, 그 물기어린 메시지 속에서 나도 그녀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J는 여전히 자주 울고, 자주 술에 의지하지만 이제는 스스로를 예쁘다 말할 줄 알게되었다. 그것이 진심이든, 장난을 가장한 자기 최면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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