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School #4] 하브루타(Havruta) 질문수업-2
초딩교사 다니입니다:D
하브루타 질문수업 두번째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지난 이야기 복습
하브루타는 학생들이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 토론, 논쟁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학생들이 배움의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친구들과 학습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게 합니다. 이전에 발표할 기회가 없었던 아이도, 이러한 하브루타 수업 안에서는 최소 3명 이상의 짝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질문 놀이
하브루타 학습대화에서의 핵심은 질문입니다.
질문을 바탕으로 학습대화가 일어나니까요.
저희 학교에서 활용하고 있는 질문 놀이는 다양하지만,
오늘은 그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두 가지 놀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1. 까바놀이(질문으로 바꾸는 놀이)
: 교과서의그림이나 글을 보고 질문형태로 바꾸면서 상황이해하기
아이가 책상 밑에 있습니다.
왜? 아이가 책상 밑에 있습니까?
돌이 책상 위에 있습니다.
왜? 돌이 책상 위에 있습니까?
그림을 보고 왜?~~~~까? 라는 문장을 최대한 많이 찾습니다. 학생들은 질문을 찾는 것 만으로 학생들은 몰입하게 되고, 교사가 문제상황을 제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대화를 하면서 알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까바놀이가 익숙해지면...
2. 까만놀이(질문을 만드는 놀이)
: 질문을 많이 만들어 냄으로써 궁금증 유발 및 내용이해, 상황파악, 개념이해 돕기
까바놀이가, 평서문을 의문문의 까로 바꾸는 활동이었다면, 까만놀이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생각하여 바로 질문을 만들어내는 활동입니다.
위의 사진은, 저희 학교 3학년 학생의 도덕 공책인데요. 교과서 오늘의 주제는 '효도'입니다.
효도를 가지고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하나의 단어지만, 질문놀이를 많이 한 학생들은 다양한 질문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하브루타 학습대화를 하기 위하여 이러한 다양한 질문 중에서, 한가지를 고릅니다. (위 사진에서 별표 표시)
그리고 그 질문을 가지고 옆 짝과 대화, 뒤의 짝과 대화, 물레방아 대화, 만남의 광장에서의 대화 등(지난 이야기 참조)을 하면서 생각을 발전시켜 나갑니다.
학생들은 여러명의 짝과 하브루타 대화를 마치고 돌아와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합니다.
물론 3학년이라서 아직 표현이 서툴고, 맞춤법이 틀린 부분은 있지만, 나름 진지하게 생각하고 표현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만든 질문
왜 아이는 울상을 짓고 있을까?
훈장님 얼굴은 왜 찌뿌리고 있을까?
왜 훈장님의 고리만 색이 진할까?
왜 훈장님 책상 위에는 책이 없을까?
훈장님 옆에 있는 상자 안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훈장님 앞에서 혼이나고 있는 아이는 예의 없이 앉아 있을까?
왜 옆의 아이들은 다 웃고 있을까?
왜 한 아이만 갓을 쓰고 있을까?
가운데 있는 아이의 책은 왜 구겨져 있을까?
아이들은 왜 따은 머리로 있을까?
왜 책에는 글이 안적혀 있을까?
이 중에 결혼한 사람이 있을까?
왜 아이는 연필을 안가지고 있을까?
아이는 무슨 잘못을 하였기에 울면서 종아리를 붙잡고 있을까?
이 그림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우는 아이는 참된 반성을 할까?
아이들이 찾은 재미있는 답
- 우는 아이가 훈장님 보고 결혼했나하자 다른 아이들이 웃자 훈장이 그 아이를 회초리로 때리는 것
- 서당에서 공부 숙제를 해오라 했는데 안해서 선생님께 혼난다. 선생님은 혼나는 아이가 불쌍해서 인상을 찌푸린다.
- 울고 있는 아이가 똥오줌을 바지에 쌌는데 아이들은 웃겨 웃고 있고 훈장님은 당황하고 있다.
- 한 아이가 훈장님한테 말대꾸를 했다가 훈장님에게 종아리를 맞았는데 그 아이는 훈장님의 아들이여서 훈장님이 걱정이 되고 화가 나서 한숨을 쉬었다.
- 울고 있는 아이가 훈장님에게 ‘훈장님 혼자 사시죠~?라고 말했다 그래서 훈장님이 화가 나서 아이에게 매를 때찌때찌 종아리를 때렸다. 그러자 아이는 울면서 등을 돌렸다. 훈장님은 앞으로 어떻게 아이가 살지 한숨을 쉬었다.
- 아이는 100번을 읽어도 몰라서 훈장님이 도저히 안되겠다 해서 1대 1 수업을 하고 있는데 아이는 무서워서 울음을 터뜨리자 훈장님은 당황했다.
- 옛날 서당에서 훈장님이 수업을 가르치는데 훈장님의 아들이 오면서 저 오늘 사고 쳤어요라고 하였고 아이들은 웃었다. 그러자 훈장님은 화가나 회초리를 들었고 아이는 피하려다가 종아리가 뿌서지고 우는 것이다.
김홍도의 '서당도'를 보면서, 아이들은 무수한 질문과 답을 이야기 해냅니다.
이 과정이 의미 없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뻔한 문제라도 다양하게 생각하고 질문하고 대화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것이 비판적 사고의 자양분이 될테니까요.
어릴때부터 있었던 그만턴 우리들의 호기심은 다 어디로 가버렸나요.
하나의 답을 찾아야 했던 아이의 호기심은 해가 지날수록 사그라듭니다.
하브루타 질문수업을 모든 과목에서 하기는 어려움이 있지만,
적절하게 적용했을 때,
학생들이 재미있어하면서, 그 안에 있던 호기심 보따리를 풀어놓는 것을 종종 보게됩니다.
집에서 우리 아이와 하브루타를?
전 아직 아이를 키워보지 못했기 때문에, 학부모님 상담에서 이상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을 때가 있습니다.
실제 삶의 전투현장에서 매 순간 아이를 양육하고 교육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모르는 입장이니까요.
그래서 최대한 들어주고 공감해드리려고 합니다.
가끔씩은 좋은 책이나 자료를 드리기도 하구요.
혹시 하브루타에 관심이 가신다면,
위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룰 수 있는 탈무드 이야기도 실려있습니다.
지난 이야기
[Kr-School #3] 하브루타(Havruta) 질문수업-1
[Kr-School #2] Dani's 영어수업 이야기: 영어시간 작사, 음악시간 작곡 그리고 공연
[Kr-School #1] Dani's 초등 영어수업 이야기: Do you like your friends? 게임(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영어버전)
쓰다가보니 또, 길어진 듯 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다고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앞으로도 화이팅!
감사합니다~^^
Cheer Up!
Cheers
저 화법 좋은것같아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수 있는 기회를 주니 부모님과 아이사이의 마찰도 줄어들것같아요 ^^
감사합니다~~^^
궁금점을 가지고 질문을 한다는 건 진짜 창의성과도 밀첩한 연관이 있고점점 크게 되면서 주관성을 가지게 되는 가장 좋은 동기 부여점이 되는 거 같아요:) 물론 상호작용해 주는 어른이나 주변 분들은 꽤나 어려운 난관에 부딪히게 되지만요ㅎ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helena님 방문 감사드려요^^
네 맞아요. 아이들의 질문과 호기심을 받아주는 부모님이나 주변분들은 쉽지 않죠ㅎㅎ
나 때는 저런거 없었는데~~~
하는 생각이 당연하게 드네요.ㅋㅋ
네ㅎㅎㅎㅎ
저도 아기는 없지만 교육법에 참 관심이 많습니다 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와! 아이들이 만든 질문이 참 재밌고 예쁘네요!
저도 나중에 이런 교육을 하는 엄마가 되고싶어요 :)
자주자주 얘기 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아이들 질문들이 오색빛깔같아요~ㅎㅎ
시농님은 따뜻하고 지혜로운 엄마가 되실거 같아요!!
저도 모르게 정독했어요!
하..브......루타 적어놨어요~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시군요! 앞으로도 자주 찾아뵐게요 :)
앗 이작가님^^ 방문 감사드려요ㅎㅎ
생각하는 법을 길러주는 것 같네요! 저희 엄마도 맨날 저 어렸을 때 라푼젤 읽어주면서 ' 왜 자기 머리를 잘라서 내리지 못할까? 멍청한 거 아닐까?' 라고 말했었어요 ㅋㅋ
와~! 어머님이 책도 읽어주시고 질문도 해주시고~
조이님 반짝이는 창의성과 예리한 비판적 지성이 어머님으로부터 왔던거군요^^
앗 과찬이에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