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소개 - 사랑에 관하여

in #kr-writing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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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잘 쓰지 않는 말이지만 몌별(袂別)이란 말을 어느 글에선가 본 적이 있다. 소매(袂)를 잡고 작별한다(別)는 뜻인데 섭섭하게 또한 아쉽게 헤어지는 상황을 소매에 기대어 말하고 있다. 종일 에어컨을 켜두었다가, 환기를 좀 시키려고 문을 열어두었는데 한쌍의 젊은 연인이 삼십 분 넘게, 몌별 중이시다. 읽던 글을 멈추고,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와 그들의 실루엣을 드문드문 엿보고 있다.

프랑스 속담 ‘l'amour passe le temps, et le temps passe l'amour.’라는 말을 직역하면 ‘사랑은 시간을 흐르게 하고 시간은 사랑을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나는 이 말의 의역에 더 마음이 간다. ‘사랑은 시간을 잊게 하고 시간은 사랑을 잊게 한다’. 사랑하는 와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간은 문득 소멸한다. 그러한 시간의 소멸이야말로 사랑의 위대함일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사랑도 시간을 이기지는 못한다. 사랑을 잊게 하는 시간은 ‘망각’의 다른 이름일 텐데 아무리 사랑의 ‘부질없음’에 대해 이야기한대도, 사랑이 갖는 절대적인 힘까지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서로의 마음의 소매를 잡고 간신히 이제 막, 서로의 몸끼리 헤어지려는 연인들의 귀여운 슬픔을 엿듣는 늦은 밤. 혹시나 내 방의 불빛이 방해가 되지 말라고 서로의 소매를 더 오래 붙잡고 더 오래 서로 안타까워 하라고, 방의 불을 끄고 스탠드를 켜고 조용히 읽던 책을 다시 읽고 있는 늦은 여름밤이다.
(2017.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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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역한 부분에 마음이 가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5월 다시 파이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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