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여행기#65 건축공학과의 기억 -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전 스페인에 있는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은 적이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 들르진 않았지만 그 길을 걸을 때 만난 스페인 사람들을 통해 안 건 바르셀로나 축구팀을 응원하는 사람과 마드리드 축구팀을 응원하는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단 거였어요. 그 외에 제가 바르셀로나에 대해 아는 건 건축가 가우디와 카탈루냐 볼트 공법입니다. 건축공학을 전공할 때 강의에서 한 꼭지로 다루어진 것 외에 특별히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녀와 본 스페인이라는 생각에서인지 누런색 바르셀로나 해안이 보이니 마음이 한결 편했어요. 해외여행 중에 한식은 접하기 어려우니 한국에서 익숙한 맥도날드를 먹으며 편안함을 느끼는 거처럼 말이지요.
라이언 에어는 착륙하면 팡파르를 울리고 승객들은 손뼉을 칩니다. 아마도 버스보다 싼 비행기를 탄 뒤 살아서 내린 현실에 안도하는 거 아닐까요. 같은 운명을 겪은 뒤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건 유쾌한 일입니다. 제가 내린 바르셀로나 공항 터미널 면세구역은 출발 층과 도착 층이 구별되어 있지 않았어요. 만약 환승한다 치면 나온 곳에서 바로 다른 비행기를 탈 수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유럽연합 이전에도 유럽 안에서는 국경에 관한 협약에 가입한 국가 간에는 입국심사나 출경심사 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기에 국내선 취급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굳이 공항 안에서 동선 분리를 할 필요가 없던 겁니다.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면 입국심사를 받아야 하니 동선 분리가 되어 있지요.
굳이 비싼 공항버스 탈 이유는 없으니 공항을 나가서 시내버스 타는 곳으로 갔어요. 버스에 올라서 생각 없이 “올라”라고 인사했습니다. 버스 기사도 답해줬어요. 산티아고로 가는 길에서 중간에 사람을 만날 때면 모르는 사람도 인사를 주고받았던 기억이 나서이지요. 제가 사는 시골에서도 버스 탈 때 인사하니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바르셀로나는 시골이 아닙니다. 나중에 잘 살펴보니 저만 인사를 했네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보니 이 동네는 제가 지금까지 다닌 동네와 확실히 다릅니다. 땅 파면 유적이 나오는 아테네와 로마는 서울과 닮았어요. 이 도시들이 바르셀로나와 다른 점이라면 시간을 줄이는 게 아니라 다리 아픈 걸 해결해주는 대중교통에 있습니다. 목적지로 걸어가든 버스나 지하철을 타든 같은 시간에 도착하는 건 신기한 일이지요. 여기에는 계획도시인 바르셀로나와 다르게 땅 파면 나오는 유적이나 유물을 쉽게 밀어낼 수 없다는 점도 한몫합니다. 이상하게 서울의 대중교통은 바르셀로나와 닮았어요. 제 기억만 하더라도 서울에서 지하철이나 도로 같은 거대한 토목공사는 참 많이 있었고 심지어 빨리 진행되었습지요. 아마도 서울 땅속에 있었던 많은 게 공구리 아래 묻혔을 겁니다. 한편으로는 아테네와 로마는 결국 누군가에 의해 선택된 시대의 지층이 유지되고 관리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위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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