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매일 아침 써봤니?]① 공짜로 즐기는 세상, 나도 한 번 즐겨볼까?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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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나 주말에 책 읽고 공부를 하신다고요? 좋네요. 근데 그게 재밌어서 하는 것입니까?”
“재밌다기보단... 글쎄요. 시간이 아까우니까..”
“그 시간에 공부하지 않으면 뒤쳐질까봐 그러는 것 아니십니까?”  

 요즘 흥미로운 소재로 협업을 통해 짧은 연재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바로 젊은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 더 나아가 연애하지 않는 이유에 관한 내용입니다.
단순히 ‘돈이 없어서’라기보다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사랑과 연애는 후 순위로 밀리는 현상을 짚고 있습니다.

이 글 서두의 대화는 메말라가는 사회 현상을 장기간 연구해온 소장님과 제가 나눈 것입니다.
사례는 아주 가까이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제 자신이었죠.
연애를 하지 않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 아닙니다.
저의 문제는 하루하루를 경쟁에서 뒤쳐질지 모른다는 압박감에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고전적이지만 우리가 가끔씩 떠올려야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뭘 할 때 가장 행복해?” 회사 동기에게 들은 질문인데요.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뭐.. 사람들 만나서 수다 떨 때..?” 거짓말은 아니지만 시원하게 대답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루하루를 재미없게, 의무적으로만 살고 있단 걸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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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써봤니?>는 저에게 단순히 글쓰기에 관한 책이 아닌, 자기계발서로 다가왔습니다. 김민식PD를 실제로 처음 본 것은 ‘세상을바꾸는시간15분’ 강연장에서였는데요. 마냥 유쾌한 분인 줄로만 알았는데, 타고난 것이 아닌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김민식이 두 번 다시 드라마 연출 못하게 만들어라’는 이야기가 높은 분들 사이에서 오갔다고 하더군요.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그때 혼자 소리 내어 펑펑 울었어요. 고등학교 시절 왕다의 기억이 다시 치밀어올랐어요. 세상은 나이 50이 되어서도 여전히 외롭고 무서운 곳이더군요.” -5p.   

자신의 인생에 어려움이 닥쳐올 때마다 좋아하는 '글쓰기'로 극복하신 것 같아요. 즐거운 일들을 벌어지길 기다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능동적으로 즐겁게 만드는 분이었습니다.    

전 블로그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만 몇 년 째 해왔을 뿐,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쓸 소재가 없다는 핑계로 미뤄왔습니다. 그런데 저도 이제 제 인생을 스스로 재밌게 만들어가야겠습니다. 누가 강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일의 비중을, 블로그를 시작으로 점차 늘려가고자 합니다.

김민식 PD는 일하는 것보다 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 문장만 읽으면 철없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맥락을 이해하면 다릅니다.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그 놀이를 계속해서 전문가의 영역까지 도달하는 것, 그것이 김민식 PD가 말하는 ‘시대흐름을 읽고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참고로 김PD는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영화를 하루 5편 씩 몇 달을 봤다고 합니다. 그러니 적어도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은 하지 않게 됐다고 '세바시'강연을 통해 말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한번쯤은 미쳐서 일반인 이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직접 경험해 본 셈이죠.

요즘 신입사원들의 꿈은 만년 신입사원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경력이 쌓일수록 책임감은 더 커지고 더 많은 역량이 요구되는데, 차라리 사원일 때가 더 맘이 편하다는 것이죠.

저는 경력이 쌓일수록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제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고’가 아닙니다. 매일 즐거운, 배워가는, 성장하는 과정들을 기록으로 남기면 멋진 삶으로 기록된 제 삶이 후에 자신감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기계발서를 읽고서도 허무했던 이유는 제가 실천에 옮기지 않아서였는데요, 전 이 책을 정말 '체화'하고 싶어 이렇게 첫번째 글을 남겨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