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음악] 양방언의 유토피아
처음 양방언이라는 이름을 알게 해준 앨범은 도자기였다. 나는 게임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다양한 일본 뉴에이지 음악에 심취해 있었다. 소지로의 대황하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아는 분이 추천해준 앨범이었다.
앨범 전 곡을 들은 첫 느낌은
신선했다.
그 다음에는 이름에 관심이 갔다.
“어, 한국에도 이런 아티스트가 있나?”
그렇게 시작된 관심은 그의 앨범이 나올 때마다 찾아 듣게 만들었고 게임 아이온의 경우는 그가 음악을 만들었다고 해서 그 음악을 게임 속에서 듣기 위해 시작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언제가부터 ‘유토피아’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가고 싶었고 관심이 있었지만 좀처럼 여유가 나지 않았다.그러다 어느날 유스케를 보는데 서울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이다. 근 10년 만에 하는 세종문화회관에서의 공연. 이건 꼭 가야겠다 싶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센터에 자리 잡은 피아노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양방언을 중심으로 여러 아티스트들이 협연을 이루는 무대라는 것을 그 자체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공연이 시작되자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온 건 드럼이었다. 신기에 가까운 연주. 다양한 음악, 다양한 변주에 완벽하게 박자를 넣어주며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잔잔하게 공간을 채워주었다.
이어서 하나하나 다른 연주자 분들도 눈에 들어왔다. 한 분 한 분이 정말 놀라웠다.
공연은 잠시도 지루할 틈 없이 계속되었다. 특히 노래 가사가 없어도 관객과의 호흡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관객들은 함께 박수치며 음악을 들었고 심지어 파도타기도 했다. :)
공연의 백미는 Prince of Jeju로 시작되어 이어진 그의 히트곡 매들리. 동서양의 악기가 서로 교감하며 멋진 하모니를 이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유토피아”
그것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을 가리키는 말이다. 어쩌면 헬(hell)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이 곳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낸 이 날의 공연에 가장 적절한 네이밍이었는지 모르겠다.
다음에 또 그가 내한 한다면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