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토피아> - 아기자기함 속에 담긴 깊은 의미 (스포가득)
<주토피아>는 이전의 의인화 애니와는 다르다. '말하는 동물'에 불과했던 이전과 달리, <주토피아>의 동물들은 생김새만 동물일뿐 인간처럼 살아간다. 주디 홉스는 수사과정서 옷을 입지 않은 동물들을 바라보며 부끄러워한다. 야성으로 돌아간 존재들을 주토피아 사람들은 '선사시대로 돌아갔다'고 평가한다. 주토피아는 현재의 세계고, 다양한 종류의 포유류는 다인종과 다문화가 뒤섞인 사람들로 치환된다. '다문화 - 다인종 사회의 차별문제'는 중요한 주제지만 진부하다. 이를 포유류 세계로 바꾸고, 그에 맞는 스토리를 구상해버리니 꽤나 참신해졌다.
대부분의 재미는 동물들의 특성을 활용한 개그 - 그리고 이들의 다름을 바탕으로 발생하는 화학작용 - 에서 나온다. 한 명이 아이스크림을 사자 우르르 몰려가는 레밍과 레밍 퇴근하는 거 졸귀 코끼리 코로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코끼리등. 동물들의 특징을 제대로 녹여냈다. 초식이건 육식이건 동물들은 하나같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모든 환경과 모든 동물을 포용하고 있는 공간. 그 곳에서 각각의 동물들은 서로 교류하며 살아간다. <주토피아2>는 무조건 나와야한다. 이 매력적인 사회와 캐릭터들을 한 번 쓰고 버리기는 아깝다.
마냥 재미만 있는게 아니다. <주토피아>는 아기자기한 연출 속에 '차별'이란 주제를 제대로 버무려놨다. 주디 홉스가 처음으로 주토피아로 들어가는 순간, 기차는 주토피아의 여러 지역을 일순하며 주토피아가 세상의 모든 공간을 포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바라보는 주디 홉스의 눈도 반짝반짝 빛난다.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공간!' 주디 홉스에게 주토피아는 자신의 꿈을 펼칠 이상향이었다.
현실은 다르다. 주토피아는 겉으로는 조화로운 이상향이나 차별로 얼룩져있다. 기준은 다양하다. 포식자와 피식자, 몸집의 크기, 종족의 속성 등 다양한 인식들이 그들을 암암리에 구분짓는다. 주디 홉스는 많은 노력으로 경찰학교를 수석졸업했지만, 토끼란 이유로 교통딱지를 뗀다.(그녀를 제외한 경찰들은 맹수나 거대한 초식동물이다.) 닉 와일드는 맹수임에도 종족이 '교활한 여우'라며 차별받는다.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 생각에 맞춰서 살자"는 닉의 말은 편견과 차별의 벽에 체념하는 사람들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피아의 대부 미스터 빅이 생쥐란 것은(그리고 그를 호위하는 경호원이 거대한 백곰이란 점은) 주토피아에 깔려있는 모든 편견에 대한 유쾌한 비틀기다. 제일 작고 힘없는 쥐가 뒷 세계의 주인이다. **누구나 무엇이든 될 수 있다. **
모든 사건의 주동자가 작고 연약한 양이었다는 점은 위의 문구를 비틀어 활용한 결과다. 누구나 무엇이 될 수 있다. 주디 홉스는 영화 내내 덩치 큰 동물들에게 차별받고 살지만, 단 한마디의 말로써 육식동물들을 차별의 피해자로 만든다. 육식동물에게 치여사는 듯 묘사되던 초식동물들은 알고보니 90%의 인구를 차지하고 있었고, 이들은 주디 홉스의 말로 인 육식동물들을 경계하게 된다. 그녀는 차별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차별의 가해자기도 하다. <주토피아>는 주디 홉스를 통해 편견과 차별이 얼마나 무의식적이고 깊게 자리잡은 요소인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남을 규정짓고 있지는 않은가?
디즈니 영화답게 <주토피아> 역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주디 홉스는 부모님과 기디온 그레이가 종을 뛰어넘어 협력하고 지내는 모습서 희망을 다시 얻는다. 벨웨더의 음모를 저지한 뒤, 그녀는 다름에 대한 인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지금의 세상을 바꿔나가자고 말한다. 그녀가 그리는 이상향은 <주토피아>에 구현되지 못했다. 편견은 산재해있고, 갈등은 똑같을 것이다. 그녀는 이를 바꾸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그녀의 옆에는 기존 이미지를 깬 새 동료 닉 와일드가 있다.
<주토피아>는 무겁고 심오한 주제를 매력적인 설정과 귀여운 캐릭터들을 통해 잘 버무려낸 영화다. 다양한 패러디와 동물들의 특성을 활용한 유머들은 영화를 더욱 재밌게 만든다. 동시에 영화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지하는 차별에서, 무의식적인 편견까지 차근차근 짚어나가며 보는 이들을 반성케 하는 매력도 있다. 2시간동안 귀요미 캐릭터들에 빠져 정신없이 즐기고 난 뒤, 홀로 곱씹으며 안에 담긴 내용을 깨닫게 된다. <주토피아>는 재미, 메시지, 캐릭터, 미술, 음악 등 모든 면에서 걸출한 걸작이다.
"진화를 했더라도 근본적으로 우리는 여전히 동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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