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y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멘붕의 연속이었다.
2년 정도 사용하던 아이폰 액정이 고장나버려서 며칠동안 스마트폰을 없이 답답하게 지냈고 어제 밤에는 실수로 새 아이폰이 동기화시키기 전에 복구되는 바람에 모든 데이터를 다 잃었다.
정말 상상만으로도 소름끼치는 일을 겪고나니 믿고싶지도 않았고 여러가지 심경이 매우 복잡해졌다.
다른 건 몰라도 딸아이를 담은 사진과 동영상이 사라지니 눈 앞이 캄캄해졌다.
처음엔 화가 났는데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전문가에게 확인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정리가 되면서 편해졌다.
내가 스스로 떠올리지도 못 할 방대하고 파편같은 기억들을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여러가지 일들로 오늘 아침에 딸아이와 남편에게 한바탕 짜증을 부리고 서교동에 있는 북티크(booktique bookshop)로 갔다.
일반 서점과는 다른 기준들로 책이 디스플레이 되어있고 우연히도 대부분 내가 관심을 가졌던 책들이었다. 대형서점이 백화점이라면 독립서점은 동네 상점이랄까. 한 때 독립출판과 독립서점이 막 생겨나고 주목받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많이 대중화되고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아침에 일방적인 나의 짜증을 받아준 남편과 딸아이에게 미안해 선물할 책을 한 권씩 골랐고 멘붕이 빠진 나를 위한 책 한 권을 골라서 총 세 권을 구입했다.
딸 아빠, 남편으로서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고 쉽게 이해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악어프로젝트>를, 아빠와 엄마가 좋아했던 작가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을 그림책으로 소개해주고 싶어 <너를 만나 행복해!>를, 나를 위해서는 ‘memory’를 주제로 한 잡지 를 골랐다.
역시 아날로그가 좋아!
평소에 난 시대를 잘못타고 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타고난 내 감성이 그렇다.
하지만 난 지금 스팀잇이라는 온라인 공간에서 내 이야기를 하고 있고 이곳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한다. 아이러니하지만 내가 이런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걸.
그래서 이것도 좋다!
짜증나는 생각들은 접어두고 주말을 보낼 생각이다.
비맘님...
데이터를 놓쳐버린 그 심정...저도 알아요ㅠ
얼마전 사진과 동영상 3만장을 날려먹었답니다
뭐가 그렇게 많았는지
그렇게 날려먹고도 5만장 넘게 남아있....ㅎㅎㅎ
저도 한동안 멘부웅~~~~~~~~하다가
희한하게 어느 순간 고요해지더라고요
따뜻한 주말되세요!
ddllddll님도 장난이 아니네요. 3만장 ㅠㅠ...
디지털도 비움 해야할 것 같아요.
주말에 쉬고 다음주부터 비움 시작하려구요^^
타고난 저의 감성도 그러합니다 ㅋㅋ 우리 남편은 저에게 아이폰을 쓸 자격이 없다고도 하지요.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우리들에게는 아날로그의 글들이 필요합니다.
저도 아이폰은 순전히 카메라 때문에 써요.
사진 느낌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우리 아이폰으로 아날로그적인 사진과 글들 많이
써보아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