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밤바다~♬ 그리고 금오산 향일암
나는~ 지금~ 여어수 바암바다~♬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
이 달콤한 멜로디에 끌려 불원천리 여수로 달려왔다.
가까이 인천 밤바다도 있는데,,,
왠지 썸타야 할 것 같은데, 그러기엔 많이 삭았다.
그렇거나 말거나 옆지기와 밤바다 낭만포차를 기웃기웃~
불타는 금요일이라 그런가,코로나로 객들이
부쩍 줄었다는데도 이 정도라면?
아무튼 노래 하나가 여수를 달뜨게 한 건 맞다.
거북선대교 위로 불밝힌 등이 주렁주렁 열렸다.
밤바다 위로 낭만을 실어나르는 케이블카다.
여수밤바다를 오롯이 느끼고 싶어 옆지기를 꼬드겼지만
올려다 보는 것만으로 족하단다.
고소공포증 땜시 손사래 칠 걸 뻔히 알았지만
분위기 맞춰 립써비스도 날려보고~
싱싱회에 소주 일잔이 빠지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라
블로그와 인스타로 주변 맛집을 검색했다.
'딱 봐도 광고'인 후기가 많아 거르고 걸러 찜한 곳,
싱싱하지도 않았고 손님응대도 소홀했다.
제대로 낚였다!
입맛 다시며 문을 나서니 추적추적 밤비가 포도를 적신다.
밤바다가 보이는 호텔은 불금이라 꽉 찼다.
모처럼 옆지기와 여행인데, 침식 모두 빵점이다.
준비성 없는 나 자신을 반성하며 후미진 곳에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 일찌감치 숙소를 나섰다. 목적지는 여수 향일암.
먹구름이 짙게 드리운 날씨다. 차창을 내렸다.
아침 바다 찬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민다. 상쾌하다.
옆지기는 연신 콧노래를 흥얼흥얼~
왼쪽에 바다를 두고 산모롱이를 구비돌아 달리는 길,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절로 콧노래가 새어나올 수밖에.
토요일 이른 시간대라 향일암 오르는길이 한결 여유롭다.
길 양쪽으로 돌산 갓김치 가게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즉석에서 담근 갓김치로 손님 맞을 채비가 한창이다.
향일암 매표소를 지나면 왼쪽으로 곧바로 계단길이다.
계단이 부담스러운 어르신들은 계단없는 우회길을 이용하면 된다.
무릎상태가 안좋은 옆지기를 위해 우회길을 택했다.
비탈진 길을 걸어오르는데, '으음, 스멜~~'
'향일암 쉼터'에서 새어 나오는 해물라면 내음이다.
그러고 보니 여태껏 식전, '향일암도 식후경'이다.
갖은 해물이 들어간 라면국물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여수 돌산섬 금오산 끝자락 기암괴석 절벽에 자리한
향일암은 남해 보리암, 동해안 낙산사 홍련암,
서해안 석모도 보문사와 함께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 도량으로 통한다.
앞서 걸으며 石門을 통과하던 옆지기가 돌연
걸음을 멈추고 돌아다 본다.
이곳을 지나면 혹여 속세와의 연이 끊어지지나 않을까?
아니면 미혹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곳을 똑바로 통과할 수 있으니 날씬한거 맞지?"
".........!"
관음전 뜰에 섰다.
정수리 위로 소원성취 꼬리표를 매단 연등이 빼곡하다.
바위벼랑 아래로 보이는 옥색바다는
장판을 깔아 놓은 듯 고요하다.
딱히 불교신자도 아닌데
옆지기는 절에만 들어서면
가족의 무탈을 빌며 삼배를 한다.
원효대사가 푸른바다를 보며 명상 하던 바위, '좌선대'
소생도 원효대사의 시선을 따라 먼 바다를 향해
지그시 눈을 감아 보았으나
업보가 커서~ ㅠ
여수 향일암! 여수의 진면목이자, 명불허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