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와칸다의 왕께 충성하고 싶습니다 <블랙팬서>
연휴 극장가는 사실상 <블랙팬서>가 지배할 것 같습니다. 마블의 전략인진 모르겠지만, 경쟁작이 마땅히 없는 때를 정말 잘 잡았어요. <시빌워>에서 굉장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히어로인데다 부산이 배경으로 나와서 안 그래도 마블을 좋아하는 한국에서 더욱 흥행하기 좋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가 예매할 때도 거의 모든 관이 다 차있을 정도였으니 열기가 굉장히 뜨거운 것 같아요(<염력>은 그새 모든 관을 뺏겼더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재밌는 마블 영화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정말 ‘재밌는 마블 영화’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보지 않으셨던 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Hero ★★★★
Villain ★★☆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블랙팬서는 정말 매력적인 히어로입니다. 슈트도 멋지고, 아버지가 비극을 겪었다는 배경스토리도 있고, 재력도 있고, 왕이기도 하고요. 네, <블랙팬서>는 왕으로서의 블랙팬서에게 집중합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정치’를 주 소재로 다룬 최초의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후반부에는 액션물로 산화되지만(...) 블랙팬서가 왕위에 오른 후 국가를 올바르게 통치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 내부에는 더 많은 내용이 있지만요.
그래서 그걸 잘했냐?라고 물으신다면 전 ‘글쎄요’라고 대답하겠습니다. 보여주려고 했던 건 블랙팬서의 성장 같은데, 쿠키영상까지 모두 보고나서도 그건 잘 모르겠어요. 뭐 입장이 바뀐 건 있지만, 그걸 잘 표현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 때문에 히어로의 매력이 반감되지만 않아요. 그냥 아쉬울 뿐입니다. 세밀하게 다듬었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을 뿐, 블랙팬서는 여전히 멋지고 날렵합니다.
악역은 마블 영화에서 늘 지적받는 단점이고, 이번 영화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역대급 마블 악역이 탄생하는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어서 속았단 기분이 들더군요. 연기는 모두 잘했습니다만, 캐릭터의 매력은 연기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마블 영화는 언제나 이게 아쉽습니다. 캐릭터의 매력을 악역이 너무 못 따라가서 한 쪽만 바라보게 되는 것이......
Action ★★★★☆
(출처: <블랙팬서> 티저 예고편)
흠 잡을 곳 없습니다. 마블다운 액션이에요. 굳이 하이라이트를 표현해드리자면, 추격전과 대규모 전투가 벌어집니다. 부산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이 백미라고 생각되네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장기인 ‘초과학적인 기기들의 현실적 표현’이 가장 빛을 발한 영화가 아이언맨과 이 영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액션씬들은 하나 같이 눈이 즐겁습니다.
다만, 후반부에 벌어지는 대규모 전투는 사실 좀 많이 심심했는데, 보여주는 건 많지만 스케일이 크게 그려지는 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판타지 영화의 대규모 전투를 마블 식으로 소화했는데, 스펙터클함은 부족하더군요(중간에 인상 깊은 장면은 몇 개 있었지만요).
또, 중간에 나오는 맨몸 대결(칼과 방패, 창으로 싸우는 장면이 나옵니다)은 살짝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이 본 친구는 마블 영화에 왜 그런 장면을 그리 길게 넣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하더군요. 전 그런 액션을 좋아해서 괜찮았는데, 확실히 스펙터클함과 스피디함이 가득했던 기존 마블 영화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무겁고 느린 전투라 지루함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네요.
Story ★★★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제가 굳이 ‘재밌는 마블 영화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던 것에는 이 부분이 큽니다. 히어로 영화에 대단한 스토리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스토리가 받쳐줘야 재밌는 게 히어로 영화라고 생각해요. <아이언맨> 시리즈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같은 작품들이 재밌었던 것은, 연출과 액션, 유머도 있지만 스토리도 상당히 큰 몫을 했다고 봅니다. 자세히 뜯어보면 스토리가 의외로 뻔하지 않고, 영웅의 고난과 그 극복 과정이 생각보다 다채로웠거든요.
<블랙팬서>는 그런 점에서 스토리가 많이 아쉬운 것이, 너무 직선적이고 예상이 갑니다. 중반부까진 다른 마블 영화처럼 생각 외로 내용이 알찬데, 중반부부턴 그러지 못했던 느낌이었어요. 정치를 다루려다 말고, 주인공의 성장을 다루려다 마는 느낌이랄까요? 차라리 드라마 <왕좌의 게임>처럼 액션이 섞인 정치물로 그렸으면 굉장히 신선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캐릭터는 매력이 넘치고 다룰 거리가 많은데 스토리가 다룰 수 있는 부분을 너무 많이 스킵한 것 같아서 아쉽다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네요.
Politically Correct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이것도 디즈니의 여파인지, 영화로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노력을 영화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단 두 명을 제외한 등장인물이 모두 흑인이고(이건 배경을 고려할 때 당연한 것이지만, 이 당연한 것조차 안 지키는 영화도 있었습니다), 주인공 주변의 장로나 호위무사 등등은 모두 성비가 맞춰져있습니다. 강대국의 책임에 대해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지고요. 모 나라의 모 대통령이 계속 떠올랐던 게 저 뿐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총평 ★★★☆
깎은 이유: 히어로 영화치고도 조금 부족한 스토리,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악역들의 매력 부족
오해를 막고자 먼저 말씀드리자면, 마블 영화의 장점을 대부분 잘 보여주기에 충분히 재밌습니다. 절대로 재미없는 영화가 아니에요. 제목에서 짐작하셨겠지만, 블랙팬서는 정말 멋진 히어로고, 마블 특유의 최첨단 기술 표현과 맞물리는 액션씬들은 정말 화려합니다. 특히 부산 추격전은 상대적으로 간결한 연출을 사용하면서도 박진감 넘쳐서 상당히 볼만했습니다.
하지만 말씀은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다루는 방식이 많이 아쉽고, 악역은 여전히 매력이 부족합니다. 이에 대해선 영화를 뜯어보면서 말씀드려야 공감을 하실 것 같은데, 스포일러 때문에 쓰기가 조심스럽네요.
그러나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재미 없는 영화는 절대로 아닙니다. 어차피 연휴 극장가에 쟁쟁한 경쟁작도 없는 지금(<골든 슬럼버>와 <조선 명탐정>이 있지만 글쎄요...), 가서 보셔도 후회는 안 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Politically Correct한 나름대로의 의의도 있고요. 마블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여전히 추천합니다.
한줄평: 와칸다의 왕이시여 다음엔 좀 더 멋진 애들이랑 싸워주세요
P.S 본 리뷰는 매우 주관적입니다. 혹시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다른 분들의 의견이 개인적으로 매우 궁금한 영화 중 하나거든요.
P.S. 추후에 다른 글에서 제가 이 영화에서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구체적으로 적어보고자 합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을 위한 리뷰글이 연휴 내로 올라올 것 같네요. 기다려주시면 좋은 글로 보답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글 열심히 쓰겠습니다 :)
마블 영화는 안봐서 잘모르겠지만 주위에서 다들 재밌다고 하더군요ㅎㅎ
이번 작도 꽤 재밌습니다! 후회 안 하실 거에요!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는 법학도...제 얘기입니까?ㅎㅎ 반가운 마음에 팔로우 합니다!
ㅋㅋㅋㅋ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네요! 앞으로도 종종 놀러와주세요! 저도 놀러갈게요 :)
저두요ㅎㅎ
와칸다뽀레벌!!!
저도 블팬 리뷰를 썼는데 다른 분의 의견도 듣고싶어 왔습니다ㅎㅎ 전 악역이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ㅜㅜ 여전히 다크나이트의 조커에는 못따라가지만 시빌워 이후 부쩍 신경쓴 티도 나구요. 액션이나 스토리에는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네요 ㅎㅎ
빌런은 저와 달리 꽤 매력적이라고 평가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빌런의 동기는 정말 괜찮았는데 포스가 등장할 때 빼고는 크게 안 느껴져서요 ㅠㅠ 최근 악역이 너무 매력적인 영화들을 많이 봤던 것 같습니다. 저도 곧 찾아뵐게요 :)
영화 러닝타임이 계속될수록 이미지가 소모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ㅠㅠ.. 그래도 킬몽거와 트찰라의 맨손격투는 너무 좋았답니다 ㅎㅎ
@choiish님 결국 저보다 빨리 영화를 보셨군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ㅎㅎ 얼른 보고 오셔서 후기 남겨주시면 저도 찾아가겠습니다 :)
재미있는 마블영화면 저는 족한것 같아요. 뭘 나한테 줄 필요도 없고 상상속 만화속에만 있던 슈퍼히어로가 실망을 주지 않는것만으로도요.
언능 봐야겠습니다.
영화는 본인한테만 재밌으면 족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랙팬서는 실망스럽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ㅎㅎ 얼른 보고 후기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