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시] 바람 부는 날
읽기만 해서
이해가 되지 않는 시는
가짜다
가짜라고 진짜가 아닌 것은
아니다
암컷의 가녀린 몸짓으로
바람이 부는거다
바람은 모든 세상과 교미한다 평온한 날
아무렇지도 않게 너를 떠난 그 년 은
(아비가 누군지도 모를) 알을 낳고
사라져 버린다 흔적도 없이
그래 여전히
다수의 수컷들이 갈망하던
그 녀 의 아찔한 허벅지 사이를 그냥 스쳐만 가려던 바람은
갑자기 고민에 빠졌던거다
흔들고 흔들면서 온 세상을 떠돌다가
자신이 흔들릴 줄은 정말 몰랐던거지
바람 부는 날엔 내게
이미 부서진 너를 깨뜨릴 망치와
그 망치마저 깨뜨릴
또 다른 망치가 필요하고
유혹에 흔들리는 바람
바람둥이 그 바람을 막을 튼튼한 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