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시] 바람 부는 날

in #kr7 years ago (edited)



읽기만 해서

이해가 되지 않는 시는

가짜다

가짜라고 진짜가 아닌 것은

아니다


암컷의 가녀린 몸짓으로

바람이 부는거다

바람은 모든 세상과 교미한다 평온한 날

아무렇지도 않게 너를 떠난 그 년 은

(아비가 누군지도 모를) 알을 낳고

사라져 버린다 흔적도 없이

그래 여전히

다수의 수컷들이 갈망하던

그 녀 의 아찔한 허벅지 사이를 그냥 스쳐만 가려던 바람은

갑자기 고민에 빠졌던거다

흔들고 흔들면서 온 세상을 떠돌다가

자신이 흔들릴 줄은 정말 몰랐던거지

바람 부는 날엔 내게

이미 부서진 너를 깨뜨릴 망치와

그 망치마저 깨뜨릴

또 다른 망치가 필요하고

유혹에 흔들리는 바람

바람둥이 그 바람을 막을 튼튼한 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