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은 왜 망했는가? – 제품편 1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으로 LG전자는 글로벌 7위를 기록했다. “애플, 삼성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니 굳건한 3위를 유지하며 기회를 노려보자”던 LG전자는 어떻게하다 7위까지 떨어지게된 것일까?
애플, 삼성은 3위권과의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 LG전자와 3위권 기업 간 격차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화웨이가 41M대로 LG전자가 부르짓던 ‘굳건한 3위’를 기록한 가운데 오포, 샤오미, 비보가 나란히 32M, 31M, 24.5M대로 뒤를 이었고, LG전자는 13.9M대로 3위권과도 갭이 큰 상황이다. 오히려 모토로라를 흡수한 레노버한테 마저 따라 잡힐 지경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3위권 중국 기업들이 바로 그 ‘중국 기업’이라는 데에 있다.
작년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4억 6천만대로 전년 대비 4% 정도 줄었지만 여전히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말해 화웨이, 오포, 샤오미, 비보가 작정하고 중국 내수 시장에서만 팔아도 이제 LG전자는 손쉽게 따돌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제품 > 브랜드(마케팅) > 인력’ 순으로 왜 LG스마트폰이 망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본격적인 글을 쓰기에 앞서 나는 LG스마트폰을 응원하고 있음을 명확히 밝힌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란 세계 굴지의 기업이 등장하여 현재 가장 핫한 IT산업에서 고군분투한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이 LG전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과거, 찬란했던 LG전자 피쳐폰]
요즘 젊은 세대, 특히 10대는 LG전자가 원래부터 휴대폰 만드는데 소질이 없고, 마케팅을 발로하는 줄 알고 있다. 더 적나라하게 말해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하는지 아예 모르는 친구들도 적지 않다. (정말이다)
하지만 LG에게도 휴대폰 사업을 간지나게 할 때가 있었다. 일단 라인업 자체가 너무 훌륭했고, 소비자들이 미친듯이 가지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과 마케팅을 구사했다.
2007년 애플 아이폰이 등장하기 이전, 피쳐폰(Feature phone)의 시대가 있었다. 스마트폰이 운영시스템(OS)을 갖추고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피쳐폰은 전화, 문자 등 그야말로 기본적인 기능만 제공했기 때문에 당연히 디자인, 소재, 컬러감 등 외적인 면에서 차별화를 할 수 밖에 없었고 LG전자는 기가 막힌 전략을 선보였다.
그 당시 라인업을 살펴보면, ‘블랙라벨(Black Label)’ 시리즈를 통해 초콜릿(2006년), 샤인(2007년), 시크릿(2008년), 뉴초콜릿(2009)을 연이어 출시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간지나는 제품 디자인을 중심으로 네이밍, 마케팅까지 곁들여져 그야말로 LG전자의 르네상스 시대였다.
‘블랙라벨’ 시리즈와 더불어 당시 초(超)프리미엄이라 불렸던 ‘프라다폰’, 1723을 타깃으로 하는 ‘롤리팝, 아이스크림, 캔디폰’ 및 중장년층을 겨냥한 ‘와인폰’ 등 그야말로 전 연령층의 소비자가 LG (그 당시 CYON 브랜드)폰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라인업인가?
당시 ‘블랙라벨’이 중심을 잡아주었기에 비로서 기타 라인업 확장도 가능했다. 현재 LG전자의 ‘G시리즈’가 그 역할을 해줘야하지만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초기 LG전자 스마트폰 브랜드였던 ‘옵티머스’가 사라졌고 현재 ‘G시리즈’와 ‘V시리즈’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결국 여지껏 LG전자의 그 어떤 스마트폰 브랜드도 중심 역할을 하지 못한 꼴이다.
하지만 LG전자 스스로는 왜 ‘블랙라벨’이 성공했었는지 잠깐만 돌이켜봐도 지금의 실패까지는 맛 보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LG전자 블로그 참조(https://social.lge.co.kr/product/126_/)
- BLACK LABLE SERIES 1 – Chocolate : “중간보고는 없다, 무조건 디자인에 맡겨라”
- BLACK LABLE SERIES 2 – Shine : “플라스틱 휴대폰은 가라, 이제는 진짜 메탈이다”
- BLACK LABLE SERIES 3 – Secret : “금기를 깨라! 천 장의 유리를 던지고, 또 던지고”
나는 개인적으로 이 글을 보며 헛웃음이 나온다. 초콜릿폰처럼 보고 없이 전문 디자이너들에게만 디자인을 맡기고 출시했다면 그 어처구니 없는 가죽케이스의 G4, 개구리 왕눈이처럼 카메라가 돌출된 G5가 나왔을까 싶다. 짐작컨데 그런 디자인이 나오기 위해서는 철저히 50-60대 임원진이 최종 결정을 하지 않는 한 나올 수가 없다.
또한 이미 십년도 더된 샤인폰에서 조차 “이제는 진짜 메탈이다.”를 외치고 있었것만 LG G시리즈는 G6에나 와서야 비로서 메탈스러운 소재를 적용했다. G5의 경우 자위하듯 메탈이라고 어줍잖은 논리를 펼쳤다가 뭇매를 맡기도 했다. 솔직히 G5는 육안으로봐도 일반적으로 우리가 일컫는 ‘메탈’이 아니다.
시크릿에서는 “천 장이나 되는 유리를 던지고, 또 던졌다”고 하는데 G5의 모듈형 배터리를 천번만 꼈다뺐다 했어도 이런 유격이 발생했을까 싶다. ‘조잡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G4, G5 시리즈는 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기술이었다고 치더라도 LG전자 스마트폰 전체를 위협할 정도로 형편 없었는 퀄리티를 자랑했다.
여기서 잠깐, ‘BLACK LABLE SERIES 4 – New Chocolate’ 성공 이유는 왜 안나왔냐고 물을 수 있겠으나 다 아시다시피 뉴초콜릿은 망했기 때문에 성공 이유 역시 있을 수가 없다. 당시 ‘21:9’라는 도저히 보통 인간의 머리에서는 나올수가 없는 휴대폰 비율을 선보였다가 철저히 망했고, 이 때부터 정확히 LG전자 휴대폰 사업부의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뉴 초콜릿은 “소비자는 원하지도 않는 LG만의 신기술 선보이기”와 “폰을 사고도 5분이 지나면 아무것도 할게 없을 정도로 부족한 컨텐츠”가 망한 주 이유다. 그런데 이 2가지를 LG전자는 현재까지 쭉 일관되게 지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LG전자 스마트폰의 위치와 과거 LG전자 피쳐폰 시절의 찬란했던 과거에 대해 살펴보았다. ‘블랙라벨’ 시리즈에서 잠깐 짚어보았 듯이 LG전자는 훌륭한 DNA를 가지고 있고 역량이 있는 회사다. 과거 성공 사례를 다시 찬찬히 살펴보면 그 DNA가 다시 살아날지도 모른다고 희망을 가져본다.
다음 "LG 스마트폰은 왜 망했는가? – 제품편 2"에서는 현재의 LG스마트폰 라인업, 제품들의 문제점과 추후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다음편도 기대해 주세요!
저도 LG폰에 애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안타깝습니다. 와이프가 썼던 G2는 그래도 괜찮았었는데요...
한편, 예전 웹 어디선가, LG전자 고위 임원의 망측한 행동들에 대한 글도 본 것 같은데, 그쪽 얘기도 나올지 궁금합니다.
리스팀할게요.
제품>브랜드(마케팅)>HR 순으로 포스팅 예정이며 HR부분에서 다소 다뤄질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관심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 저도 갓 시작한 뉴비입니다. 팔로우했어요^^ 얼마 전에 회사분들이랑 이야기하면서 lg전자 폰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갤럭시보다 좋은것 같지는 않은데, 왜 자꾸 비슷한 가격으로 팔려고하지? 비슷한 가격이면 차라리 갤럭시"
LG전자가 폰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갤럭시보다 확연히 더 좋은 폰을 만들거나,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ㅎㅎ
사실 가격을 낮춰야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그 부분이 현실적으로 힘든 이유에 대해 다음 편에 다뤄보겠습니다. 관심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뉴비입니다. 좋은 글 잘 보고가요 ㅎㅎ 엘쥐폰은 정말 정이 안가더라구요...보조금을 통한 가격적 메리트를 제외하곤 이걸 써야할까? 라는 의문만 드는..
사실 현재 아이폰과 갤럭시가 프리미엄 시장을 점령하고 중저가 시장은 중국제품이 점령한 상황에서 엘지는 샌드위치가 되었고, 소비자가 살만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지요..
아직 이렇다 할 긍정적인 인식을 남기지 못한 현시점에서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잘 읽고 갑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케팅 인력구성에서도 한번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시작한지 얼마안됬는데 서로 교류했으면 좋겠습니다. 팔로우했구요! 저도 팔로우해주시면 감사할게요 ㅎ
네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팔로우 했습니다!
컨설팅회사에서...
스마트폰은 잠시 지나가는 ...
전화기는 전화기 본연의 기능을 해야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뒤늦게 스마트폰에 뛰어들어서 그런거 아닌가요? ㅎㅎ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고 궁금해서 팔로우하고 갑니다!
사실 컨설팅회사에서 그런 의견을 줘서 LG가 스마트폰사업을 놓쳤다는 의견도 많이 있죠. 하지만 결국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는 LG이기 때문에 책임을 면할 순 없겠죠^^ 많은 관심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