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월만에 다시 나타난 길냥이,‘럭키’로 부르기로했어요.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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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집근처 옷가게 사장님과의 대화로
길냥이들 밥을 챙겨주고 있어요.
그날 이런 대화를 나누었거든요.

“제가 가게 근처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고
있는데 가게 이전하면 걔네들을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쓰레기통 뒤지다가 해코지 당하진 않을지... “

저는 집근처 고양이들에겐 관심을 가진적도 없고
본적도 거의 없던상태였는데
동네 고양이들의 희노애락을 들으며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ㅡ동네대장고양이가 얼마전에 죽었는데
밥을 챙겨주던 옷가게,치킨집 사장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다는 이야기.
ㅡ고양이를 싫어하는 주민이 길냥이 밥에 쥐약을 타서 한번에 다섯마리가 죽었다는 이야기.
ㅡ길냥이 새끼를 데려다 키우고 있다는 주민분 이야기.....
말그대로 동네 길냥이들의 희노애락이였어요.

당시 6년차 집사였던 전 결심했죠.
“제가 길냥이들 밥 챙길게요”

그렇게 3년...
밥을 챙겨주다 보니 길냥이들이 눈에 자주 들어옵니다.
봄여름이면 아스팔트에 널부러져 뒹굴고있는 모습,
겨울이면 소복히 쌓인 눈에 선명히 찍힌 발자국으로 생존을 확인하면서
3년을 보내었어요.
그리고 작년 가을즘, 새로운 가족이 나타났습니다.
삼남매.jpg

생후1년이 안된 삼남매.
삼남매는 항상 같이 나타나 밥을먹고
뒹굴고 서로 망을 봐주는 사이좋은 형제였어요.
아직 어려서 사람을 두려워하기에 멀리서만 지켜보며 므흣해했죠.

그러던중, 가을이 깊어지던 어느날밤.
집앞 도로에서 삼남매중 한마리가 쓰러져있는걸
발견하게되었어요.
너무 놀라 달려가고있는대 다음차가와서 또 밟고가더군요.

‘이미 늦었네....’
저는 그 냥이를 가까이에서 볼 자신이 없어서 더이상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곤 울면서 동네친구에게 전화를해서
시체를 치워줄 수 있겠냐고 부탁을 했어요.

IMG_2765.JPG

그이후... 두마리만 가끔씩 얼굴을 보였고
유독 추웠던 이번 겨울엔 한번도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새로운 흰둥이와 터줏대감 노랑이만 인사를 하며 보냈어요.

“영역싸움에서 져서 다른데로 간걸까?”
“아니면 두 마리 모두...사고로 죽은걸까?”

길냥이들에게 정을 준다는건 언제는 이별할
준비를 해야한다는 뜻임을 가슴 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저는 흰둥이와 터줏대감 냥이들을 위해
밥을 주었고... ...
이번주에는 진짜 기쁜일이 일어났어요.:)

바로 삼남매중 한마리였던 냥이가 밥을 먹으러 온거에요!
처음엔 긴가민가했는데 사진으로 비교해보니
털 무늬가 똑같더라구요.
럭키.jpg

“살아있었구나!!!”

제법 어른티가 난 성숙한 길냥이로 무럭무럭 자라있었습니다.
이 친구에게 저는 럭키라는 이름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어쩜 엄마가 됐을지도 모르겠어요.
길냥이들에겐 정을 줄수록 걱정도 되고
마음 아플일도 생깁니다.
“인간과 길냥이를 비롯한 동물들이 함께
행복하게 동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지 못하는 현실을 볼때면 가슴이 아픕니다.

그렇지만 슬퍼하는게 전부는 아니라는걸 압니다.
살아있는 오늘, 이 하루를 함께하는 기쁨 자체가 의미있는것 같아요.

혹독한 겨울을 이기고 동네에 자리를 잡은 럭키
오늘 하루도 안전하게 행복하게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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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들에겐 정을 줄수록 걱정도 되고
마음 아플일도 생깁니다.

정말 공감가는 부분이네요.어른들이 아이들 보고 건강하게만 자랄라 라고 하는 말이 고양이들 돌보다 보니 이해가 가더군요.럭키도 딴거 없이 건강하게만 살아가길 바랄게요

네...행복한 동물들만 보면서 살고싶은
욕심때문에 종종 현실을 왜곡, 직시하고 싶지
않기도한것같아요.
길냥이와 교감한다는건 정말 ‘현실 직시’인듯합니다.응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