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마인드] 미래를 미치도록 알고 싶은 자

in #kr7 years ago (edited)

대학을 가서부터

저는 픽션을 잘 읽지 않는 인간이 되었습니다. 나름 어렸을 때는 문학을 참 좋아했는데 경영학과를 가서 그런지 책 취향이 심하게 변했죠. 그 중에서도 저는 미래 예측 서적을 참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책들이 실용서 섹션에 가면 차고 넘치지만 예전에 그런 종류의 책을 쓰는 사람들은 주로 대가들이었습니다. 아마 미래학자라는 용어도 생소했던 시절일겁니다. 명문대에서 역사나 철학 경제 공학 분야를 넘나들며 여러개 박사학위를 보유한 저자도 많았죠. 사람이 박사학위를 한 세개 이상 따고 나면 그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세상을 보는 뷰가 이렇게까지 발전하는구나 하면서 참 동경했었습니다. 그들의 예측을 마치 내 것인양 떠들며 잘난척도 했고, 그 예측에 제 인생 계획을 베팅하기도 여러번 했던 것 같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냐 하면, 

저는 투자자란 기본적으로 미래를 미치도록 알고 싶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스팀잇에 많은 코인 블로거가 계시죠. 저는 그분들이 동물적인 촉으로 미래를 읽고, 또 그 미래에 베팅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투자자의 본능을 가진 분들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단지 코인이 주식처럼 가격이 오르내리기 때문만은 아니구요. 블록체인 기술이 인간의 화폐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거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아 보입니다. 저는 진정한 투자자란 무엇에 언제 투자할지를 고민하기에 앞서서 변화의 바람을 느끼고자 두 팔을 벌리고 눈을 감아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라는 새로운 세계 안에는 신기술의 경의로움만 있는게 아니잖아요? 탈중앙화 흐름, 더 높은 수준의 투명성 요구하는 시대, 신뢰성을 얻는 새로운 방법 등 사회, 철학적인 바탕이 무한히 녹아있죠. 너무 거창했나요? 여튼 여러분들은 미래가 현재와 비슷할거라 믿으며, 눈 돌리지 않고 그저 하루하루를 착실하게 쌓아가는 타입은 아니라는거죠. (결코 우열을 논하는건 아닙니다.) 어떤가요? 동의하시나요?^^ 

하지만 투자자의 본능이라는건 

다듬어지기 전까진 개인적 성격이나 성향일 뿐, 그것만으로 투자 기회를 알아보는 눈이 주어지진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열정은 앞서는데 눈뜨고 기회를 놓쳐보기도 하고, 쓰디쓴 손실을 경험하기도 하죠. 저 역시 본능은 충만한데 경험과 스킬이 미천하여 뼈에 새겨질 깨달음을 많이도 쌓았습니다. (현재 진행형이죠ㅋㅋ) 하지만 저는 이 열정적인 더듬이가 성공하는 투자자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믿습니다. 단지 배움의 과정을 건너 뛸 수 없을 뿐이죠.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느끼지만, 미래에 대한 호기심이 넘치는 사람은 생각보다 흔하지 않더군요. 저는 이것을 희소성 있는 재능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그리고 이 재능을 가진 분들이 “유난떤다”, “참 별나다” 혹은 “너 잘났다” 같은 말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어쨌든 여기까지의 이야기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컨텐츠가 있어서 공유할게요. 저의 인생을 한바탕 크게 흔들어 놓은 동영상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잠잠하지만 한때 의사출신 투자자로 유명했던 박경철님의 아주대 강연인데요. 그는 세상 사람들을 세종류로 설명합니다. 혁신을 직접 만드는자 W, W를 알아보고 편승하거나 투자하는 극소수의 사람들, 그리고 나머지는.....가혹하지만 잉여인간입니다. 이 강의에서 박경철님은 본인이 잉여인간임을 깨닫고 고통스러웠던 경험, 그리고 잉여인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던 이야기를 해주는데, 사실 그 과정이 그를 성공한 투자자로 만든거더군요. 이 강연은 유용하기도 하지만 엄청 웃겨요. W를 눈앞에서 만나고도 무심히 지나쳤던 자신과 그 기회를 알아보았던 백수 친구의 이야기는 넘 재미있으니 꼭 시간을 내서 들어보세요. 이 에피소드는 World Wide Web이 태동하던 시기인데 묘하게 가상화폐가 태동하던 모습과 겹쳐보이는건 저만 그런가요? ㅎㅎㅎ 그리고 그의 이야기 속 W의 외모에 비탈릭 부테린이 겹쳐지는 것은...오바일까요? ㅎㅎㅎ 어쨌든 이 잉여인간 프레임은 제 뇌속에 너무나도 강렬하게 각인되어 지금까지도 두려움에 떨며 자주 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저도 치가 떨릴만큼 잉여인간이 되고 싶지 않거든요. 

시골의사 박경철의 명강의 아주대학교편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쓰도록 할게요. 제가 혹시 조금 주제넘은 이야기를 한게 아닐까 걱정도 되지만 넓은 아량과 관대함으로 읽어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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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간이 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