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17년에 읽었던 책 리스트 (23권)
안녕하세요 젤라입니다.
북리뷰를 쓰기 전에 읽을 때마다 감상평을 짧게라도 쓰는 편인데요,
왜냐면 나중에 리뷰를 쓸 때 써둔 감상평이 꽤 도움이 되거든요.
책을 막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을 기록해둔거라 다소 정리가 된 글은 아니지만 생생한 제 감상이 담긴 글입니다.
작년에는 총 23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많은 책을 읽지는 않을 계획입니다. 한 권을 읽더라도 조금 더 깊이있게 읽어볼 생각입니다.
서평도 꾸준히 써보는 연습도 해보려구요.
제가 읽은 책들을 소개합니다~
1.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 1월 리디북스 / p.456
- 감상평 : 누구나 한번쯤 '죽어도 마땅한' 사람을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내가 행하는 것이 아닌 것을 전제로 삼은 생각이다. 이런 생각의 바탕을 발칙하게 전환해 '죽여' 마땅한 사람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은 피해자이거나, 연약한 이미지로 나온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처럼 멘탈이 강인한, 아니 감정을 배제한 사이코패스로 나온다. 감각적인 장면의 묘사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이 소설을 영화화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이 소설이 영화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마지막 번역가의 코멘트로 알게 되었다. 영화로는 큰 흥행을 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소설로는 가볍게 재미나게 읽었다.
2. 열한 계단 (채사장) : 1월 리디북스 / p.408 (누적 864)
- 감상평 : 설 연휴를 맞이해 이 책을 읽었다. 채사장의 책은 본인이 깊게 연구해온 잡다한 학문의 정수를 독자가 읽기 쉽도록 정리를 해주는 책이다. 그동안 그가 펴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나 <시민의 교양>은 인류가 지금까지 축적한 방대한 지식을 아주 가볍게 터치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었다. 이번에 펴낸 <열한 계단>은 지금까지 그가 이런 방대한 지식을 어떻게 자신의 것으로 흡수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철저히 호기심에서 출발해 계단을 하나 하나 오르는 방식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진리에 대한 탐구를 끊임없이 해야 하는 이유, 나를 감싸고 있는 알을 깨고 나와 세상을 바라볼 용기를 말하고 있다.
앞으로 나는 어떤 것을 궁금해 하며, 무엇을 얻기 위한 삶을 살아야 할지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작년에 내가 책을 통해 가장 많이 탐구한 영역은 '죽음'이었다. 할아버지의 죽음이 나로 하여금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죽음 이후엔 무엇이 있는 것인지 탐구하게 만들었다. 나도 저자처럼 죽음의 계단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더 넓은 진리를 탐구하는 삶을 사는 구도자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3. 이것이 남자의 인생이다 (천명관) : 2월 리디북스 / p.288 (누적 1,152)
- 감상평 : 천명관 작가의 <고래>라는 소설을 읽고 그의 매력에 흠뻑 매료되었다.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책! 그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 택한 책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를 조합해 만든 것이라 밝힌다. 그 때문인지, 이야기는 클리셰의 낭비가 심하다. '한국의 건달' 이야기 소재는 이제 진부함을 넘어 그 소재를 다룬 것 자체만으로도 B급 취급을 받기 일쑤다. 이것은 천재적인 이야기꾼 천명관 작가의 재능 낭비다.
다만, 그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은 여전하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쉽게 내려놓을 수 없게 만든다. 양도 많지 않아 단숨에 내달릴 수 있는 책이다. 이야기의 전개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빠르고, 장면의 묘사는 해학이 담겨있다. 마치 밑도 끝도 없이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코믹느와르 영화를 한편 보고난 느낌이다. 아쉬움이 가득하다.
4.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창) : 2월 리디북스 / p.448 (누적 1,600)
- 감상평 : 중국계 미국인 테드 창의 중단편 SF소설 모음집이다. 최근 <당신 인생의 이야기> 중 '네 인생의 이야기' 중편 소설이 영화화되어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평소 SF 소설을 많이 읽지 못했는데, 꽤나 유명해진 작가로 SF소설을 읽게 되었다.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꽤 있었다. 머리가 좋은 사람들은 이런 상상도 하는구나 싶은 책이다. 나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기분.
5.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베크만) : 3월 리디북스 / p.452 (누적 2,052)
- 감상평 : 오베라는 남자는 아내를 잃고 적적한 마음에 자살을 할 결심을 한다. 따뜻한 이웃의 관심에 츤데레의 성격으로 툴툴거리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따뜻한 가슴을 가진 오베는 매번 자살에 실패하고 만다. 그가 살아온 삶을 통해 이 세상이 아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6. 공터에서 (김훈) : 3월 리디북스 / p.360 (누적 2,412)
- 감상평 : 3월달에 사서 6월이 되어서야 이 책의 독서를 마무리지었다. 일제 시대에서부터 근현대까지 2대에 걸친 아버지와 아들들의 이야기다. 시대의 아픔을 살아내면서 그것이 원래 그랬던 것마냥 덤덤하게 자신의 인생을 받아들여야 했던 세 부자의 이야기는 들짐승 야생의 날 것을 목구멍으로 욱여넣는 느낌이 들게 했다. 이게 현실이고, 그것이 니가 받아들여야 하는 인생이라고! 격렬하게 저항하는 이야기는 부질없이 환상에 깃댄 허영일 뿐이고, 우리는 그 현실을, 그 인생을 그냥 살아내는 것이라고!
7. 왕따의 정치학 (조기숙) : 5월 리디북스 / p.336 (누적2,748)
- 감상평 : 노무현의 참여정부에서 홍보수석으로 일했던 조기숙교수가 문재인을 지지하기 위해 펴낸 책이다. 가장 핵심적인 논지는 구좌파와 신좌파를 분리해 이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본인은 객관적인 논지를 유지하면서 쓴 글이라고 자부하겠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녀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냥 이런 입장에서 논리를 전개할 수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읽으면 될 듯. 본인이 매우 객관적인 입장에서 쓴다는 말만 안했어도 '잘한다, 우리편!' 이라고 했을 법한 스탠스가 아쉬울 뿐.
8.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 6월 리디북스 / p.176 (누적 2,924)
- 감상평 : 내가 좋아하는 한국 작가 중 한 명인 김영하 작가의 중편 소설이다. 70대가 된 연쇄살인마는 치매에 걸려 하루 하루 기억을 잃어가는 중이다. 그 와중에 다른 살인마가 자신의 딸을 노리고 있음을 알고 자신의 마지막 살인을 계획한다.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이야기는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다가 마지막 한 순간에 붕괴시키는 작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소설은 오로지 김영하 작가만이 쓸 수 있는 것이다.
9. 쇼코의 미소 (최은영) : 6월 리디북스 / p.296 (누적 3,220)
- 감상평 : 5월에 오스트리아 출장을 갔을 때, 출장 멤버 중 한 분이 이 책을 읽고 있었다. 그 분도 아내의 추천을 받아 읽어보는 중이라고. 어떤 소설인가 싶어 다른 이들의 감상평을 보니 덤덤한 문체가 좋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2/3 정도 읽었을까? 결국엔 끝을 보지 못하고 책장을 덮었다. 10년도 더 전에 처음으로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일본의 여성 작가가 쓴 소설을 읽었을 때의 느낌과 유사했다. 이게 왜 소설이 되지? 최은영 작가는 100% 젊은 (자기 또래의) 여성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 냈고, 나는 그녀의 감성에 조금도 몰입하지 못했다. 아쉽지만, 나에겐 별로인 책이었다.
10.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 6월 리디북스 / p.302 (누적 3,522)
- 감상평 : 몇 년 전에 서울도서관에서 점심시간에 틈을 내어 이 책을 한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짧은 컬럼을 엮어 낸 책으로, 황현산이라는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의 인문학적 지식을 담아내고 있다. 문체는 화려하지 않지만, 솔직하고 읽는 이들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문장으로 한폭의 강렬한 유채화를 그려내는 김훈 작가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가볍게 터치하는 붓의 놀림과는 달리 질감이나 심도는 꽤나 깊은 그림을 그려낸다. 조금씩 읽어 천천히 곱씹으며 생각을 하며 보고 싶은 책이다.
11. 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 : 7월 리디북스 / p.463 (누적 3,985)
- 감상평 : 최근 유행하는 TV프로그램인 '알쓸신잡'에서 다룰만한 재밌는 사회과학 실험이 담겨져 있고, 그 실험들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메모해두고 길이길이 기억해두고 싶은 내용들이 너무나 많았던 책. 사회인으로서 꾸준한 자기계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리더가 갖춰야 할 역량 뿐 아니라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아이에게 어떻게 지도를 해야 할지도 제시해준다. 하지만 언제나 이론보다 실천의 어려움은 주지의 사실이다.
12. 빅데이터 분석도구 R 프로그래밍 (노만 매트로프) : 6~7월 독서통신 / p.504 (누적 4,489)
- 감상평 : R프로그래밍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아주 기초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 처음에는 살짝씩 따라하기만 하면 곧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2/3 지점쯤 가게 되면 난이도가 갑자기 상승하며 따라갈 의욕을 잃게 된다. 하지만 오픈북 시험이었던 덕분에 시험은 무사히 패스를 할 듯. 통계학도 모르고, 프로그래밍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약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13. 댓글부대 (장강명) : 8월 리디북스 / p.248 (누적 4,737)
- 감상평 : 박근혜 전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직후, 우리나라는 국정원이 '댓글부대'를 운용하며 대선에 개입했다는 뉴스로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국정원뿐 아니라 육군에서도 정치공작을 했다는 뉴스까지 나왔으나, 원세훈 전국정원장 등은 무죄를 선고받았었다. 세상이 하 수상한 시절의 소재를 가지고 아주 찰진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사실, 이 책을 몇 년전에 알고 있었으나 지금까지 읽기를 주저했던 건 더러운 이 세상에 책으로 한번 더 마음을 더럽히기 싫었기 때문. 하지만 이제 새로운 정권이 탄생했고, 이제는 그 이야기를 '그 땐 그랬었지' 하며 읽을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장강명이라는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세상에! 이렇게 재밌게 읽을 줄이야! 감각적인 문체와 빠른 전개가 나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앞으로 장강명 작가의 책을 탐독하게 될 것 같다.
14. 궁극의 아이 (장용민) : 8월 리디북스 / p.552 (누적 5,289)
- 감상평 :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얘기를 듣고 오랜시간 나의 북 위시 리스트에 올라있던 책이다. 하지만 언제든지 나중에 읽어도 충분할 것이란 생각에 미뤄졌던 책이기도 하다. 그러다 드디어 전자책이 있음을 발견하고, 책을 읽기 위해 집중하기 어려운 이 더운 여름에 어울리는 것 같아 읽게 되었다. 이야기의 주 무대는 미국이고, 2001년에 벌어진 9.11 테러사건이 가운데 놓여있다. 한국작가가 쓴 소설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이야기의 무대가 국제적이다. 모든 미래를 기억하는 남자와 모든 과거를 기억하는 여자가 만나 그들의 딸인 '궁극의 아이'를 지켜내기 위해 시간을 넘나드는 추리극이다. 굉장한 울림이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이 여름에 어울리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한편 보고난 느낌. 재밌게 잘 읽었다.
15. 기자의 글쓰기 (박종인) : 8월 리디북스 / p.316 (누적 5,605)
- 감상평 : 우리는 학창시절 주로 "읽기"에 대해 배워왔다. 그 누구도 말하기와 쓰기에 대해 깊게 가르쳐 준 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최근 글쓰기 특강이 다 큰 어른들에게 인기가 많다. 박종인이라는 기자는 글쓰기로 밥벌이를 오래도록 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배운 기술을 언중에게 몇 가지 원칙으로 제공해주고자 한다. "~의", "~것"이라는 표현을 자제해라. 글쓰기는 정확한 설계에 의해 써라. 문장은 짧을 수록 좋다 등등. 누구나 알지만 쉽게 행동하기 어려운 글쓰기 원칙을 예문과 함께 가르쳐줬다. 원칙들만 간략하게 정리해 나중에 두고두고 보면 좋을 듯.
16. 바깥은 여름 (김애란) : 9월 리디북스 / p.272 (누적 5,877)
- 감상평 : '두근 두근 내 인생'으로 유명해진 김애란 작가의 단편 소설집이다. 한 블로그 서평에서 '아내에게 차마 보여주고 싶지 않은 슬픈 소설'이란 말에 이끌렸다. 전작인 '두근 두근 내 인생'에서도 자식을 잃어가는 부모의 슬픈 마음을 잘 그려낸 작가이기에 기대가 더 했다. 소설집의 첫 관문인 <입동>은 다섯 돌이 채 지나지 않은 어린 자식을 교통사고로 잃게된 부모의 공허한 마음과 빈 마음만큼 채워지는 슬픔이 묻어났다. 딸 빛나가 떠올라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소설은 각기 다른 사람들의 다른 아픔들을 그려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아픔들을 겪는다. 아픔을 겪으며 때로는 현실을 외면하고자 내 안에 갇혀 지내는 시간도 보내며, 때로는 타인이나 동물에 애정을 쏟아 대체를 하고자 한다. 내 안의 아픔을 겪어내느라 바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랐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계절은 여름이더라.
17. 빅데이터 비즈니스 성공 지도 (마이클 미넬리 외) : 9월 독서통신 / p.320 (누적 6,197)
- 감상평 : 올 해, 나는 데이터분석을 나의 미래 직무로 삼았다. 지금까지 해왔던 직무를 기준으로 미래를 한정지어버린다면 누구든 도태될 수 있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의 일환으로 최근 사이버강의는 데이터분석과 관련된 수업을 신청하고 있다. 빅데이터 비즈니스 성공 지도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되기 위해 아주 기본적이고 전방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데이터분석도 깊게 들어가면 다양한 직무군으로 나뉠 수 있는데 그 중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는 조금 다른 개발자 입장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개발자 관점의 데이터분석은 나에겐 무척 생소한 영역이고, 앞으로도 친해지기 어려울 것이다. 핑계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러한 이유로 이 책은 나에게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되는 부분만 발췌독으로 읽어냈다.
18. 남한산성 (김훈) : 10월 리디북스 / p.383 (누적 6,580)
- 감상평 : 김훈은 김훈이었다. <칼의 노래>를 읽고 나서 오래도록 북 위시 리스트에 <남한산성>을 두고 있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칼의 노래>에서처럼 사극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표현이 돋보였다. 그리고 강건하고 덤덤한 문체로 묘사하는 그 시절의 삶은 깊은 선을 가진 수묵화를 보는 것 같았다. 한 나라의 리더이면서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인조와, 자신이 믿는 '대의명분'으로 임금을 설득시키고자 정쟁을 펼치는 정치가들. 그 사이에 우리 백성의 삶은 말라죽어간다. 약 4백년 전의 병자호란 시절과, 지금의 우리나라 정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김훈 작가는 병자호란의 남한산성의 상황을 빗대어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하고자 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 민족은 치욕을 겪으면서도 살아났고, 발전해왔음을 기억해야 한다.
19.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 : 10월 리디북스 / p.496 (누적 7,076)
- 감상평 : 우리는 왜 경제학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한 경제학자의 고민이 담겼다. 사회과학이라는 학문은 여러 변인을 통제해가며 실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현상들을 두루 관찰하며 그에 맞는 이론을 추론해내는 학문이다. 그렇기에 경영학에서는 '진리'를 탐구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하준박사는 경제학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자본주의의 근본과 작동 원리에 대해 쉽게 설명을 해주면서 경제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준다.
20. 5년만에 신혼여행 (장강명) : 11월 리디북스 / p.252 (누적 7,328)
- 감상평 : 최근 떠오르는 우리나라 작가 장강명. 그가 에세이를 냈다고 하여 읽고 싶었고, 내용은 제목 그대로. 그들은 보라카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나도 아내와 함께 결혼 2주년 여행을 보라카이로 다녀왔던 경험이 있어, 장강명 작가가 묘사하는 보라카이는 내게 너무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는 여행사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고, 다녀오면서 여행사에 대한 묘사도 조금 있었다는 점. 일반적으로 고객이 여행사들을 이렇게 생각하겠구나 싶었다. 휴양지에 가서 한가롭게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너무 부러웠다. 그리고 다양한 사색을 통해 이런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 감탄했다.
21. 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 12월 리디북스 / p.448 (누적 7,776)
- 감상평 : 내가 너무나도 재밌게 읽었던 <마션>을 쓴 작가가 새로운 소설을 선보였다. 화성에 이어 이번에는 달에서 사는 우주인의 이야기! 전작은 화성에서의 생존기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달에서의 생존 뿐 아니라, 범죄 스릴러의 스토리가 얹어졌다. 중반부터는 너무 흥미진진해서 새벽이 오는 줄도 모르고 읽었다가 결국 책을 구매한지 채 하루가 가기 전에 모두 읽어버렸다. 소포모어 징크스를 거뜬히 이겨낸 앤디 위어는 이제 믿고 보는 작가의 반열에 올라야 하지 않을까!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달나라 여행은 너무나 재밌었다.
22.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 12월 리디북스 / p.192 (누적 7,968)
- 감상평 : 주인공 요조는 타인의 시선이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가면을 쓰고 평생을 살아왔다. 진실한 내면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한 요조. 인간이 가져야 할 자격을 잃으면 죽어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가족들이, 그리고 "세상"이 자신에게 준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살을 시도하고, 이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되어 상황은 점점 파멸로 치닿는다.
요조의 캐릭터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 조르바와 대척점에 있다. 조르바는 남의 시선따위 의식하지 않는 자유인의 삶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캐릭터다. 어쩌면 전형적인 '일본인'과 '그리스인'의 성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문화적 색채가 깊게 배어 있다.
2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 12월 교보분고 / p.484 (누적 8,452)
- 감상평 : 이 책을 읽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매번 서점에 들를 때마다 집었다 놨다를 반복하기를 수 차례. 올해의 마지막은 결국 이 책이 되었다. 읽기 전에 이 책은 단순한 사랑을 말하는 줄 알았다. 읽어보니 예상했던 건 큰 뼈대만 맞았을 뿐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지고 스케일이 컸다. 많은 여자들과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는 토마시, 그런 그를 순종적으로 따르는 테레자. 토마시의 연인 사비나, 그리고 사비나를 사모한 프란츠. 사랑의 관계로 얽힌 그들의 이야기는 '프라하의 봄' 이라는 시대적, 정치적 상황을 묘사하는 데 있어 튼튼한 얼개로 엮여 있다. 또한 쿤데라는 그들의 존재를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철학적인 아젠다를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던져준다. 단순히 연애소설 한편을 읽는 게 아니라 철학적이며, 역사적인 사유의 확장을 즐기는 장을 만들어준다. 소설 속 토마시와 테레자가 키운 개 이름은 '카레닌'. 테레자가 신분상승의 증표로 삼는 <안나 카레니나> 소설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쿤데라는 제일 마지막장을 '카레닌'이라 명한다. 더 이상 <안나 카레니나>를 읽지 않고 배길 수 없게 만들었다. 다음 책은 <안나 카레니나>다.
여러분은 이제 짧은 감상평만 읽은 것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 책들을 읽은 척 하실 수 있습니다. 하하핫~
농담이구요, 이 중에서 별도의 북리뷰로 만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나중에 북리뷰 올릴 때 참고하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보팅&팔로우 잊지 말아주세요~
저도 책을 좀 읽어야 하는데 부럽네요^^ 좋은 책 정보 많이 보구 갑니다.즐거운 주말 맞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