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달기 전에 @richann님의 포스팅도 읽어보았습니다~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부분은 저와 생각의 틀거리를 달리하신 것 같네요~ 그에 대한 제 소견은 포스팅으로 고스란히 전했다고 생각하고 생략하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군함도가 역사적 사실을 모티프로 했지만 등장인물과 극의 중심내용은 그를 토대로 재구성 된 것이 맞습니다. 그 안에서 일제의 야욕과 반인륜적 행위, 그리고 부당한 착취가 그려지지 않았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탈출이라는 소재가 함의할 수 있는 의미에 대해 포스팅을 통해 서술했습니다만, 그러했던 지옥섬 군함도에서 억압받던 민중이 취할 수 있는 최대의 궐기는 살아남기(탈출)였을 것입니다. 영화는 친절하게도 왜 그들이 무모한 대탈출을 계획하게 되는지에 관한 복선(조선인 학살 계획)까지 준비합니다.

이런 제국주의의 기만한 역사행적이 지속적으로 알려져야 한다는 사실에는 합의가 되는 것 같습니다.
역사에 기초한 영화가 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을 것입니다. 고증에 충실하거나 재창조하거나.
예민한 소재는 어떻게 다뤄야 하는 것이 옳을까요? 저는 오히려 이런 소재일수록 대중성을 확보하고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로 제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든 작가와 연출가의 필터링을 거친 창작물은 그들의 시각과 해석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물며 사실에 가깝다고 믿는 다큐조차 연출자의 관점이 반영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과 진실은 또 다른 영역입니다.영화보다 실화가 더 막장인 세상에서 작가의 상상으로 주조된 이야기가 허접하게 보일수는 있겠습니다.

저는 흥행 만능론자가 아닙니다. 좋은영화가 잘됐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시장에 불만이 많은 1인입니다.
류승완이 만든영화 군함도는 태생적으로 블록버스터일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시마섬을 그대로 재현해내기 위한 노력도 모두 막대한 제작비의 산물입니다. 상업영화로써 군함도를 탄생시키기 위한 감독의 선택은 팔리는 영화를 만들자는데 있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감독과 소재로 기대했던 관객들과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실망감이 더했으리라는 부분에서 @richann님의 생각과 동의하는 지점은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폄하하기에는 생각보다 군함도에서 이룬 부분적 성취가 뛰어나고 감독의 주제의식과 의도한 메시지에 개인적으로 감응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일본은 덮으려하고 우리만 알고 있던 이야기가 영화라는 채널을 통해 좀더 손쉽게 바깥세상에 전파된다는건 고무적인 일이 아닐까요? 북미, 동남아, 유럽 등에 개봉이 확정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본문이 부족한 면이 있었고 @richann님의 의견이 온전히 틀리지 않기 때문에 제 생각을 더 부연코자 굳이 장문의 댓글을 달게 된 점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